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시장조성자 시장질서 교란행위와 관련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다시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23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정은보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감원은 반복적인 호가제시로 시장질서를 교란한 혐의로 9개 증권사에 대해 480억원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시장조성자 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가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정 원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다시 한 번 약속한 것이다.
정 원장은 검사 지적사항에 대해선 충분히 소통하며 제재의 예측 가능성과 수용성을 확보하고 증권회사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개선·조치한 경우엔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전했다.
증권사 감독·감시 방향과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사전·사후적 감독 간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전 예방적 감독을 강화하는 3원칙을 증권회사에도 일관되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원장은 “이를 위해 현장 밀착형 상시감시 기능을 강화해 리스크 취약 부문을 사전에 발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특히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건전성,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는데 스트레스테스트가 증권회사의 실질적 리스크 관리에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 및 시장과 긴밀히 논의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다시 불완전판매 등의 사고가 발생한다면 자본시장의 신뢰 저하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며 “증권회사는 완전 판매 등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소비자보호에 각별히 신경 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증권회사 역할 지원에 대해선 현장에서 시장의 기능을 존중하면서 기업활동 지원과 국민 재산형성이라는 자본시장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을 내비쳤다. 정 원장은 “기업금융 활성화와 관련해 그간 초대형 IB,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도입 등의 제도개선이 이뤄졌는데 이러한 제도 개선이 현실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면서 “또한 수익성이 부진한 퇴직연금 시장의 제도 개선과 함께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연금상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 다양한 투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탄소배출권, 상장리츠 등이 녹색금융과 부동산금융에 대한 자산운용 관련 위험값의 조정을 추진하고,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오픈API를 통해 기업공시 정보개방을 확대해 증권회사가 기업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자본시장 규모 확대, 증권회사의 대형화, 초대형IB 출현, 금융시스템과의 연계성 확대 등으로 증권회사가 시장 리스크의 중심에 서 있다고 언급하면서 증권회사가 수익성 추구 이외에 잠재 리스크 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금감원은 개별 증권회사 스스로가 파악하기 어려운 증권산업과 개별 회사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업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러한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사전적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경식 금감원 금융투자담당 부원장보를 포함해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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