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Individual Saving Account)가 역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 상장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 투자자들의 유입이 빠르게 늘더니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모든 연령대에서 크게 증가했다. 투자 수익의 비과세 혜택은 지금도 매력적이지만 2023년부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주식 투자 가능한 ‘중개형’ 출시에 20대 가입자 급증
23일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ISA 가입금액은 11조2533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말 6조4029억원에 비해 75%나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가입계좌 수는 53.4% 늘어난 297만4576개로 집계됐다.
그동안 ISA 가입금액은 꾸준히 상승했으나 가입계좌 수는 큰 틀에서 지속 하락해왔다. 계좌 수는 도입 첫해인 2016년말 239만788개에서 지난해 말 193만9102개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5월말에는 역대 최소인 190만8389개까지 줄었다.
이러한 감소세는 올해 6월부터 증가세로 바뀌었다. ISA 계좌 수는 6월말 194만5662개에서 7월말 225만7791개로 늘더니 10월말에는 역대 최대인 297만4576개로 증가했다. 3개월간 100만여개가 증가한 적은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다른 금융상품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같은 반전이 일어난 가장 큰 이유는 올 2월부터 국내 주식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이 출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업 전문 연구원은 “기존 가입자가 일임형·신탁형에서 중개형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서 (중개형 출시) 영향이 곧장 3~4월이 아닌 6~7월부터 나타났다”며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신규 가입자가 쌓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체 계좌 수가 폭증한 7월에도 30·40대의 계좌 수는 전년 말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중개형 ISA는 7월 말 기준 121만9493개로 전체의 54%를, 10월에는 190만5662개로 64%를 각각 차지했다. 10월 기준 중개형은 20·30·40·50대가 각각 41만5130개, 44만3291개, 48만6741개, 38만1802개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이밖에 20대 미만이 2만4377개, 60대 이상이 15만4321개로 조사됐다.
특히 20대 이하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대의 계좌 수는 지난해 말 12만4256개에서 50만6044개로 4배 이상 증가했다. 20대 미만의 경우 2만6028개로 절대적인 계좌 수는 적지만 작년 말 126개 대비 무려 200배나 많아졌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73만4644개의 40대였고 50대 66만335개, 30대 64만5636개, 20대 50만6044개, 60대 이상 40만1889개, 20대 미만 2만6028개 순으로 나타났다.
ISA는 하나의 계좌로 예적금·주식·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다른 금융상품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다양한 절세 및 비과세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이른바 ‘만능 통장’이라 불린다. 정부(금융위 및 기재부)가 저금리 시대에 국민의 재산 증식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2016년 3월 도입했다.
의무가입 기간 3~5년간 발생하는 이자·배당 등 투자 수익 200만원까지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는 세율 9%가 적용된다. 이는 금융 소득에 과세하는 이자·배당 소득세율 14%보다 낮다. 납입 한도는 연 2000만원, 최대 1억원이다.
직전 해에 근로 또는 사업을 통한 소득이 있어야 가입 가능하며, 금융자산을 보유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은 불가하다. 취업자는 그해 소득만 있으면 된다. 인출 시 ‘순소득’ 기준으로 200만원 이하는 비과세 대상이며 2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분리과세 9%가 붙는다.
투자자가 상품을 직접 고르는 ‘신탁형’,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에 더해 올 2월 국내 상장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이 추가됐다. 신탁형은 은행·증권사·보험사에서, 일임형은 은행·증권사에서, 중개형은 증권사에서만 판매한다. 금융기관 영업점을 방문해야 가입 가능한 신탁형과 달리 중개형·일임형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아직 ISA에 편입된 자산 대부분(62.7%)이 예적금이었다. 작년 말 73.8%보다 10%p 이상 줄긴했으나 여전히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내 주식 비율은 12.3%다. 펀드 등도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올해 안에 ISA 가입해야”
ISA는 지금도 세제 혜택이 매력적이지만, 주식 투자로 번 돈에 대해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는 2023년부터는 장점이 더 커진다. 2023년부터 일반 주식계좌로 투자한 국내 주식에서 5000만원(기본공제)이 넘는 매매 차익이 발생하면 금융투자소득세(20~25%)가 부과되지만 중개형 ISA를 통해 투자한 주식에 대해서는 금융투자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당장 투자하지 않더라도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올해 안에 ISA를 가입해두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올해 채우지 못한 납입 한도가 내년으로 이월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올해 ISA 계좌 개설하며 1만원만 넣어두면 잔여 한도 1999만원이 내년으로 이월된다. 이와 합쳐진 내년 잔여 한도 3999만원도 이월시키면 2023년의 잔여 한도는 5999만원이 된다. 반면 2023년에 ISA를 개설하면 잔여 한도는 2000만원이다.
실제로도 잔고가 1만원 이하인 ISA 계좌가 압도적 많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잔고가 1만원 이하인 계좌 수는 올 7월말 113만7000개로 전체의 50.3%를, 10월말 163만8000개로 55%를 각각 차지했다. 다만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잔고 1만원이 안 되는 비중은 원래도 60~70%로 지금보다 높았다”며 “단지 다른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투자 활성화 등을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키웠기 때문에, 당장 투자할 생각이 없어도 올해 개설해야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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