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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韓·中 수교 30년, 중국 극복 원년 만들자

중국發 저성장 쇼크에 한국 더 당황

이런 구조론 한국경제 미래는 없다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1-24 11:35:56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중국 경제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겨우 4% 턱걸이를 했다. 시장 전망치(3.6%)보다 높다고는 하지만 내림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만 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 8.1%로 코로나19로 인한 전년도의 최악 상황에 따른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책 당국도 적잖게 당황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깜짝 금리 인하에다 유동성 추가 공급(900억 위안) 등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세계 주요 경제 예측 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 전후로 예측한다. 
 
4%대 초반에서 5%대 후반까지 들쭉날쭉하다. 현시점에서 중국 경제의 향방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런 경우가 있었지만 보란 듯이 오뚝이처럼 일어섰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더는 고속이 아닌 중속 성장의 트랙에 들어서고 있다는 진단은 크게 틀리지 않아 보인다. 다른 각도에서는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큰 전환의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평가다.
 
최근 중국 경제의 하강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생겨나고 있다. 우선 ‘제로 코로나’ 지속에 따른 역기능의 대두다. 2월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방역 총력전을 펼치면서 전개하고 있는 강력한 봉쇄 조치가 경기 급랭에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공급 기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현상과 연결돼 있기도 하다. 한편으론 코로나뿐 아니라 각종 재해 연발, 전력난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기업의 비용 요인이 커졌다. 
 
또한 쌍순환의 견인차로 내세운 소비마저 부진한 실정이다. 요식업과 여행업으로까지 타격이 이어진다. 시한폭탄으로 중국 경제의 뇌관이 돼버린 제2 부동산 그룹 ‘헝다’의 디폴트 여파가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산업이 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동요로 번진다면 그 충격이 일파만파가 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시진핑 주석의 3기 연임을 앞두고 민간 경제에 대한 강한 규제가 성장 잠재력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단기적인 요인 외에도 구조적인 관점에서 세밀하게 중국 경제를 들여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추가 성장 동력 약화로 인한 급격한 투자 둔화로 소득 불균형 심화로 인한 소비 회복세 미진이 경제의 완만한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정확한 진단이다. 총요소생산성(TFP; Total Factor Productivity) 둔화, 투자 중심의 양적 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부채 문제, 소득 불균형 악화 등의 리스크 상존이 고질적 딜레마다. 고도 경제성장 시대에는 요소 투입을 하면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타났지만 그런 효과가 상당 부분 후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해결이 시급한 과제인 실물경제의 부진과 경기부양 정책 결과의 미약은 중국 경제의 누적된 문제점들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코로나 장기화,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중국 경제의 생산성 둔화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어 중국의 잠재적 성장률이 갈수록 둔화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수시로 새 나온다. 2022년은 중국 경제가 향후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인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기업은 공급망 재편과 시장 다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인식,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경제의 홀로서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전통 동맹의 중국 옥죄기가 코로나 상황과 중복되면서 한층 강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 측의 당혹감이 확연하다. 이에 대응해 홍색공급망(Red Supply Chain·부품을 스스로 조달하고 완제품 생산까지 마치는 자급자족식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높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활을 걸며 추진했던 ‘반도체 굴기(崛起)’가 3년 만에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 
 
2025년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목표 대비 초라한 실적(2020년 목표 40% 대비 자급률은 15.9%)으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의 강한 제재와 대만의 합류로 중국의 도전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전기차와 배터리는 선두권에 진입하고 있어 성공하고 있는 분야다. 인구 14억을 보유한 거대 시장이라는 무기와 원자재 부국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확실한 세계 1등이 없는 산업에서 우월적 지위를 계속 노릴 것으로 보이나 턱없이 부족한 기술력이 아킬레스건이다.
 
코너에 몰린 중국에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중국의 특징적 전술적 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서 미국과 전통적 동맹 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약점을 주도면밀하게 공략한다.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 전략에 약한 고리로 평가되는 호주나 한국 등을 표적으로 해 이들을 흔들어 중국 편에 서게 하는 전략이다. 
 
이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은밀히 진행돼 오고 있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집요한 공세가 오히려 부메랑이 돼 중국에 대한 반감과 혐오가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반작용이 거세다. 한동안 공을 들였던 선진 기술의 유입이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이 문을 잠그면서 궁지에 몰린 중국이 다시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유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4조원 규모의 대(對)한국 투자펀드 조성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한국 대기업과의 공동 펀딩으로 반도체·바이오·신소재 등 40여 유망중소기업을 키워 중국의 공급망에 참여시켜주겠다고 한다. 이러한 달콤한 유혹에는 함정이 있기 마련이다. 덥석 물었다가는 큰코다칠 수도 있다.
 
올해는 중국과 수교한 지 30년 되는 해다. 과거 10주년이나 20주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꽤 차분하고 오히려 냉랭하다. 서로에 관한 관심과 기대가 빠르게 식고 있음을 실감할 정도다. 양국 기업이나 국민 정서가 과거와는 사뭇 다르게 상호 간에 별로 우호적이지 않다. 우리 국민, 네 명 중 세 명이 중국을 거부하고, 특히 젊은 층일수록 더 심하다.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 급격히 반감하고 있어 상대적이긴 하다. 새로운 협력의 틀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나오지만 이런 분위기에서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점이다. 중국 경제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치명적 구조를 안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발(發) 저성장 쇼크가 가시화되면서 중국보다 한국이 더 호들갑이다. 중국 경제의 중저속 성장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구조적 현상이다. 기업은 이미 이를 간파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공급망 재편과 시장 다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인식한다. 수교 30년이 중국 극복 원년(元年)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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