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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각각 연구소를 운영하며 피부과학 등 관련 분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양상이다. 규모를 늘리고 고기능 화장품을 개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또한 주류업계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체된 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화,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뷰티 맞수’ 아모레퍼시픽·LG생건, 더마코스메틱 등 연구개발 확대
한류를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K-뷰티’가 화장품업계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R&D)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내 화장품산업 연구개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5년간 화장품 제조기업 수와 기업의 연구개발 총 투자액은 2015년 3075억원(324개사)에서 2019년(648개사) 들어 5229억원으로 규모가 확대(2015년 3075억원→2016년 3695억원(408개사)→2017년 3810억원(475개사)→2018년 4590억원(531개사)→2019년 5229억원)됐다.
투자액 또한 대부분 기업체의 자체 연구개발로 쓰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동 및 위탁연구 등 외부 지출 연구비를 제외한 기업 내 순수 R&D 지출비용은 2019년 기준 28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연구비 중 93.5%의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다만 최근 자료는 확인이 쉽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선 늘어났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자료를 집계하는 관계자는 2019년 이후 동향에 대해 “2020년 데이터는 수집했으나 집계하지 않았고, 2021년 데이터는 수집 중인 관계로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국내 화장품 ‘빅2’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자 독자적인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연구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부터 화장품업계 최초의 연구실을 개설했다. 이후 70여년간 연구 활동을 지속하면서 최근에는 항암치료 환자 맞춤형 보습제, 촉각 센서 개발 등 전방위적인 성과를 일궈낸 바 있다.
LG생활건강도 1984년부터 화장품연구소를 설립해 크게는 뷰티, 헬스 등 분야서부터 세부적으로는 첨단바이오, 한방 과학, 발효응용, 신분체 응용 등 제품의 효능과 관련한 연구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은 최근 AI, 의료, 피부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 긴밀히 협업하면서 사업다각화를 통한 신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특히 의료 및 피부과학에 중점을 두는 ‘더마코스메틱’ 분야에 투자 및 연구를 확대하는 양상이다.
더마코스메틱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cosmetic)’과 피부 과학을 의미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의 합성어로 메디컬 뷰티, 즉 화장품의 의학적 효과에 중점을 둔 고기능 화장품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9월 아모레퍼시픽은 그룹 계열사인 에스트라(전 태평양 제약)을 흡수합병하면서 더마코스메틱 부문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또 더마코스메틱 기업 코스알엑스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 더마코스메틱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아모레퍼시픽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사내 더마 영역에 집중하면서 국내 더마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도 선점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유럽 더마화장품 대표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지난 2014년 인수한 CNP(차앤박화장품) 브랜드를 2019년에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는데 성공하는 등 더마화장품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쌓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M&A를 통해 확보한 피지오겔, CNP 코스메틱 등 브랜드를 활용해 북미 시장으로 더마코스메틱 사업 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다”며 “CNP R&D센터 등의 피부 연구도 계속해 올해 뷰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디지털 역량 또한 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유럽 등의 화장품 브랜드가 전 세계에 걸쳐 널리 알려졌어도 ‘K-뷰티’가 기술력, 마케팅능력이 우수했기 때문에 알려질 수 있었다”며 “건강적인 면에서 의료·헬스 등 분야와 지속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세계적 ESG 소비 추세에 맞춰 환경적인 면에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성장세 ‘주춤’ 주류업계… 다양화로 활로 찾아야
주류업계는 2017년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이다. 코로나19 등 시장에 악재가 겹치면서 주류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탓에 도약이 필요하단 평가다. 전문가들은 전통주 등 경쟁력 있는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견고히 하는 한편 정체된 주류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다양해지는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의 전체 주류 출고금액 추이 자료에 따르면 주류시장은 지난 2015년에 9조361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0년엔 8조7995억원으로 하락세를 계속 보였다. 향후에도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시장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장기화되면서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해석됐다.
업계 안팎에선 고민이 많아 보인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대책의 일환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이전처럼 2차, 3차에 이어 술자리를 갖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주류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강제적으로 음주시간이 제한됐기 때문에 변화된 음주패턴이 다시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갈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젊은 2030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술을 많이, 오랫동안 마시지 않는 음주패턴을 보이는데 이들을 잡는 것이 관건”이라며 “전통주 등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제품들을 중심으로 주류 시장 부진을 타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전통 주류에 대한 인식이 현대적인 이미지로 변화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는 추세다. 10만~20만원대 프리미엄 전통주들도 등장하면서 전통주는 주류시장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달 발표한 ‘2021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9~59세 성인 남녀 중 월 1회 이상 주류 소비자이면서 6개월 이내에 전통주를 음용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통주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25~34세 여성은 ‘요즘의 주류 트렌드’ ‘정성들여 만드는 이미지’ 등의 의견이 눈길을 끈다.
35~44세 남성 같은 경우 주로 예전에는 ‘저렴한 술’ 이미지였다면 요새는 ‘고급술’이라는 의견이 다수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전통주류는 출고금액 기준으로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전통주의 출고금액은 2017년 400억원→2018년 456억원→2019년 531억원→2020년 627억원으로 급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전통주는 전체 주류시장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입지가 미미한 수준이다. 출고금액 기준 전체 주류시장 대비 전통주 비중은 0.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aT 주류산업 담당자는 “국내 주류산업이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브랜드이미지를 구축하고 종류를 다양화해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시장까지도 공략해야 한다”며 “젊은 연령층 사이에서 전통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만큼 이들을 자극할 만한 감각적인 디자인 및 마케팅 전략을 확보해야 전통주가 경쟁력 있는 주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주류 업계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에 목적을 두고 수요자 층을 파악하는 등 시장분석을 면밀히 진행하면서도 꾸준히 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야 입지를 넓힐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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