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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인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던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4%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데다 소비자와 밀접한 생활물가지수가 5.7%나 치솟으면서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은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며 3일 이같이 밝혔다.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11월, 12월 이후 처음이다. 상승 폭도 국제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앞서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3%대 상승률을 보였다.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해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3월보다 0.7%p 올라 5%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였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이 줄줄이 인상된 탓이다.
전체 조사 대상 품목(458개) 중에서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조사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식품과 및 식품이외 품목에서 각각 5.4%, 5.9% 올랐다. 같은 기간 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일 등 55개 품목으로 조사하는 신선식품지수도 1% 올랐다.
세부적으로 농축수산물은 출하량 증가 등 공급여건이 비교적 양호했으나 수입산 가격이 오르면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특히 수입쇠고기가 28.8% 올랐고 포도(23.0%), 참외(17.2%), 닭고기(16.6%) 등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반면 파(-61.4%), 사과(-23.4%) 등의 물가는 하락했다.
공업제품 중에서도 석유류가 34.4% 급등했다. 휘발유와 경유의 물가가 같은 기간 각각 28.5%, 42.4% 올랐고, 자동차용 LPG도 29.3% 상승해 전월에 이어 30%대 상승률을 보였다. 전체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7.8% 인상됐다. 기획재정부는 미국 원유제고 감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높은 유가 수준이 지속되면서 오름세를 지속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6.8% 올라 지난 3월(2.9%)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한국전력공사의 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 상향, 각 지자체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의 영향을 받았다. 요금별로는 전기요금이 11% 상승했고, 도시가스와 상수도요금은 각각 2.9%, 4.1%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전기·수도·가스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8% 상승했다”며 “석유류·개인서비스 상승 폭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공공·개인서비스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는 국제항공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역시 원재료비 상승, 운영경비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외식(6.6%↑)을 중심으로 물가가 4.5% 뛰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한 지수인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6% 상승했다. 3월 3.3%에서 0.3%p 올라 3.6%을 기록하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 또한 5.7% 상승해 2008년 8월(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어 심의관은 이번 통계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적 불안 요인 때문에 당분간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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