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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단] 북한 7차 핵실험 움직임과 여권 ‘전술핵 재배치’ 주장
北核 억제할 대응체계 필요… 안보 패러다임 '새 틀' 짤 때
北, 이제는 서해 NLL 도발… 7차 핵실험 명분 쌓기
"北 위협 수준 달라져 가용할 자원 총동원" 목소리
핵 배치는 한반도 비핵화 역행… 북핵 용인 '딜레마'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25 14:30:02
▲ 최근 북한의 7차핵실험 준비와 함께 연이은 군사도발이 이어지자 여권에서는 핵무장과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 등을 포함한 강한 대응을 함께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래픽=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2일 페이스북에서 한 말이다. 20여차례 이상의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핵무기사용을 법제화하고 7차 핵실험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에 정치·안보적 위기상황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윤석열정부를 중심으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가능성을 암시한 발언이 지속해서 확산하고, 동시에 한반도 핵무력 위협의 수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담대한 구상으로 북한에 대화를 요청했으나 북한은 무시와 비난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에서 사실상 핵전쟁 훈련을 벌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각에서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래식 무기 중심의 ‘3축 체계’(킬체인·미사일 방어체계·대량 응징보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핵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도록 한·미 대응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안보전략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으로 대응 방안으로는 독자 핵무장론 전술핵 재비치론 핵공유론 등이 언급되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은 핵보유국을 천명하고 9·19 군사 합의를 대놓고 위반하는 군사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초부터 북한 군사 당국은 달리는 열차와 저수지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등 연합군 탐지 요격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남 전술핵 공격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북한은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내놓고 시기만 저울질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권의 주목을 받은 것이 전술핵 재배치이슈다. 윤 대통령은 12일 출근길 약식기자회견에서 우리도 전술핵을 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우리가 핵을 보유하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게 된다며 핵보유에 대해 반대론을 펼쳤는데 거듭된 북한 도발에 핵무기 포기론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전술핵 배치꾸준히 언급됐음에도 견제 확장억제에 힘 모여
 
전술핵 배치론은 북핵 위협이 고조될 때마다 제기된 처방이다. 전술핵은 대도시 전체를 초토화하는 전략핵보다 위력이 작은 무기로 보통 20이하의 핵무기를 일컫는데, 한국에 미군의 전술핵을 배치해 북한의 핵전력에 대응하자는 것이 골자다. 2016년 말 기준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은 항공기 투하용 중력 탄 B61계열로 현재 500기 정도 있으며 150기는 독일 등 유럽 5개국 공군 기지 6곳에 배치됐다.
 
미국 본토에 있는 나머지는 B61계열 중력탄을 모두 유도장치를 장착한 스마트폭탄으로 개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보다 많은 2000기의 전술핵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종류도 항공기 투하용 핵폭탄을 비롯한 단거리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어뢰·폭뢰 등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19581월 어네스트존 지대지미사일을 시작으로 처음 배치됐다.
 
1967년 사상 최다치인 950기까지 설치됐으며, 1970년대까지 약 700기 되는 전술핵을 배치했다. 그러나 우발적 핵전쟁에 대해 보수적으로 변한 미 국방부 차원의 전략 변화 때문에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1985150기로 축소했으며 1991년 미군 전술핵 철거와 함께 같은 해 노태우정부에서 남북 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이루어지며 전술핵의 전면 철수가 진행됐다.
 
▲ 주한미군에 저위력 핵무기를 배치할 경우 B61-12 중력폭탄이 유력한 후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당장 한미 군 당국이 저위력 핵무기를 배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뉴시스]
 
이듬해 발효된 해당 선언에는 남북은 어디에도 군사목적의 핵을 둘 수 없으며 이의 전반적 제조 시설도 보유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2009년 일방적 합의파기를 선언한 후 핵탄두를 장착해 먼 곳의 적을 타격 할 수 있는 전략핵으로 이를 발전시켰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전술핵 배치는 핵에는 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공포의 핵 균형 원칙에 기반을 둔 것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만에 하나 전술핵을 사용했을 때 괌과 오키나와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을 무릅쓰고 과연 미국이 핵무기로 북한에 반격할 수 있겠느냐며 기존 핵확산 억제정책 보다 적극적인 핵무기 방어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교·안보 전문가 중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13일 언론에 북한의 위협이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형태로 넘어갔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비상상황임이 분명하다가용한 모든 자원을 다 활용하고 모든 옵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술핵 재비치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가 지난해 12월 한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71%가 핵무장을 지지했으며, 반대는 26%였다. 미국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선 56%가 지지, 40%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자체 핵무기 개발에 대해선 국민의힘지지자 81% ‘더불어민주당지지자 6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다만,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는데, 실현 가능성이 낮고 기존의 핵 억지 전략과 주한미군 주둔 병력으로도 방어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최근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1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전술핵에 관한 이야기가 푸틴이든 김정은이든, 어디서 시작됐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밝혔다.
 
실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하면 전술핵 재배치는 한국으로서는 선택할 수 없는 정책이다. 전술핵 재도입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을 포기하게 하면서도 북핵을 용인하는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는 다시 전술핵 배치를 하면 북한에는 핵 도발 수위가 높아지고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할 수 있다. 또 일본의 핵무장론으로 이어지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핵도미노를 부르게 될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과정에서 미국은 이미 전술핵을 운용하지 않아 실제 재배치가 가능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미 전략자산을 적시에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이 적대국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 능력과 재래식 전력 및 미사일 방어능력 등의 억제력을 미국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미 당국도 19일부터 20(현지시간)에 미 워싱턴 D.C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한·미군사위원회 회의와 한··일 합참의장 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인 확장억제 제공을 통한 한국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7차 핵실험 준비킬체인 3축 억지체계 와해 준비 중인
 
한편으로 북한의 최근 도발을 보면 무차별적이다. 북한은 올해 28차례 군사도발을 했다. 이들 도발에서 저수지 발사 등 요격이 힘든 신종미사일을 대거 선보였다. 육상 비무장지대 등에서 추가 긴장 조성 행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공군기 시위 비행 등으로 긴장을 높여오던 북한이, 이번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까지 도발 범위를 확대했다.  
 
▲ 조비연 연구원은 관련 논문에서 저위력 핵무기는 정밀성과 지하까지의 폭발력을 토대로 북한 지도부의 도발 비용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과 함께, 기존의 미국의 확장 억제 차원에서 공약해오던 전략핵무기, 첨단 재래식 자산, 미사일 방어망에 더해 선제적이고 공세적인 중첩자산 확보를 통한 안보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북한은 또한 올해 초부터 핵실험 준비에 전격으로 나서고 있다.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한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으며 4번 갱도에서도 다양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7·8연쇄 핵실험까지 감행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술핵미사일의 공격적 운용을 강조한 것도 전술 핵탄두 실험을 예고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언론 기고 글에서 “7차 핵실험은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소형 다탄두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다양한 투발 수단을 활용하는 실전 배치로 우리 목을 죌 것이라면서도 지정학적으로 낀 국가(pivot state)’인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국제정치에 핵 도미노게임의 서막을 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더욱 강경한 주장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언론에 전술핵 재배치는 실질적으로 미국의 불확실한 확장억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핵 사용 결정은 미국 대통령이 내리게 되어 있기 때문에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익이 적은 전술핵 재배치보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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