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병합하기 위해 혈안이었던 일제는 1903년 한민족의 정기를 꺾고자 한반도의 형상이 유약한 토끼를 닮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육당 최남선은 1908년 잡지 ‘소년’을 창간하며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라고 반박했다. 호랑이의 등줄기에 해당되는 태백산맥의 동쪽은 영동, 서쪽은 영서지방이라 부른다.
영동의 거점 도시인 강원도 강릉시는 경포대와 오죽헌으로 유명하다. 오죽헌은 조선 성리학자인 율곡 이이와 그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태어난 곳이다. 5만원 권에는 신사임당이 그려져 있고 이이는 5000원 권 지폐의 도안 인물일 정도로 모자는 우리나라 역사를 대표하는 위인이다.
경포대와 정동진이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품고 있는 강릉시는 도시 전체가 잘 정비돼 있어 사시사철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강릉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봤다.
보수 세력이 독점하며 정치 혁신 사라져
민선1~8기 시장은 심기섭·최명희·김한근·김홍규이며 1~8기 시장 모두 보수 정당이 차지했다. 1·2·3기 심기섭은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후 14대에도 도전을 했으나 실패했다. 심기섭은 3선 강릉시장을 지낸 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또 다시 나섰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4·5·6기 최명희는 중앙부처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강원도청에서도 근무했다. 전임자인 심기섭과 마찬가지로 21대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7기 김한근은 국회사무처 공무원으로 퇴직한 후 정치에 입문했다.
8기 김홍규는 5대 강릉시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6·7·8대까지 4선을 지내며 정치적 입지를 구축했다. 정치 입문 당시 무소속으로 활동하던 김홍규는 2017년 보수 정당에 가입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7기 시장이었던 김한근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표를 분산시킨 것도 도움이 됐다.
강릉시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으로 18대 보궐선거부터 19·20·21대까지 내리 당선돼 4선의 관록을 자랑한다. 권성동은 검사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며 핵심 실세로 떠올랐다.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로 평가한 강원도 강릉시의 자치행정
예산 늘었지만 재정자립도 축소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공시 일정이 2월28일이기 때문에 강릉시의 예산 및 성인지 예산은 2월9일 기준 공개된 일반회계·특별회계 등을 기준으로 살펴봤다. 예산 세부 내역 및 재정 자립도 등은 지난해 2월 발표된 재정공시를 참조했다.
올해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를 포함한 예산은 1조4599억 원으로 지난해 1조3018억 원 대비 12.15%인 1581억 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재정공시된 예산은 1조3391억 원으로 2021년 1조2548억 원 대비 6.7%인 844억 원이 늘어났다.
지난해 세부 예산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복지 35.21% △농림해양수산 9.15% △환경보호 8.84% △국토·지역개발 8.03% △수송·교통 5.84% △일반공공행정 4.48% △보건 2.11%로 구성됐다.
지난해 산업·중소기업 예산은 2.76%로 강원도 원주시 2.33%보다 높지만 △경상남도 창원시 4.25% △전라북도 전주시 3.65% △경기도 성남시 3.15%보다 낮다. 과학기술 예산은 대구광역시 수성구·달성군·동구와 동일하게 2018년 이후 편성하지 않았다.
올해 성인지 예산은 758억 원으로 지난해 669억 원 대비 13.17% 증가했다. 예산은 △양성평등정책추진사업 26개 △성별영향평가사업 61개 △자치단체 별도 추진사업 26개 등 총 113개 사업을 포함한다. 지난해 110개 사업을 추진한 것과 비교하면 3개가 늘어났다.
지난해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17.6%로 2021년 18.2% 대비 0.6% 축소됐다. 동년 세입과목 개편 후 재정자립도는 15.1%로 2021년 15.5% 대비 0.4%p 축소됐다.
2019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5조6793억 원으로 2018년 5조3269억 원 대비 6.6% 증가했다. GRDP는 △2015년 4조7404억 원 △2016년 5조196억 원 △2017년 5조2951억 원 등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강원도에서 차지하는 GRDP 비율은 2015년 11.60%에서 2019년 11.63%로 0.03%p 확대되는데 그쳤다.
2020년 기준 사업체는 2만7992개이며 2019년 2만1347개 대비 31.1%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개인 사업체 2만3357개로 83.4% △회사법인 2850개로 10.2% △회사 이외 법인 1309개로 4.7% △비법인단체 476개로 1.7%다. 직원이 20명 이하인 영세 사업체는 전체의 97.7%에 달한다.
강릉시 소재 산업단지는 △강릉과학산업단지 △옥계일반산업단지 △강릉중소지방산업단지 △비철금속 특화산업 단지 △주문진 농공단지 등이 있다. 해양바이오·세라믹신소재·정보문화·천연물산업 등과 같은 지식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총인구는 21만4011명으로 2021년 21만5322명 대비 0.06% 감소했다. 2020년 21만5603명을 기록한 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23.5%로 2021년 22.2% 대비 1.3%p 상승했다. 독거노인가구 비율은 2021년 10.9%로 2020년 10.2% 대비 0.7%p 확대됐다. 2022년 말 기준 강원도의 고령인구비율은 22.8%로 강릉시보다 낮다.
강릉시의원의 비행을 살펴보면 2017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으며 2021년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지난해에는 △강릉시의회의 의정비 인상 추진 △의원의 선거법 위반 △의장단의 해외출장 등으로 시끄러웠다. 지난해 10월 강릉시가 공개한 부패공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2022년 상반기 6년간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1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포대·오죽헌이 관광객 유치에 기여
강릉 문화유산은 오죽헌을 필두로 총 135개에 달한다. 국가지정 문화재는 40개로 △국보 1개 △보물 21개 △사적 3개 △국가무형문화재 2개 △등록문화재 8개 등이 있다. 강원도 지정 문화재는 59개로 △유형문화재 39개 △무형문화재 6개 △기념물 14개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문화·관광 예산은 981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8.24%이며 행사·축제경비는 158억 원이다. 지역 축제로는 △경포썸머페스티벌 △강릉커피축제 △강릉단오제 △풍호마을 연꽃축제 등이 유명하다. 대표 문화예술행사는 정동진독립영화제다.
지역 소재 대학은 강릉원주대·가톨릭관동대·강원도립대·강릉영동대·한국폴리텍III대 등이 있다. 강릉원주대는 사회과학·자연과학·생명과학·공학·예술체육 등의 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가톨릭관동대는 공과대·항공대·미디어예술대·관광스포츠대 등이 개설돼 있다.
강원도립대 드론융합과·전기통신로봇과와 강릉영동대 인공지능(AI)미디어콘텐츠과가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과 다소 연관성이 있다. 하지만 지역 산업단지는 해양바이오·세라믹신소재와 같은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의 일자리와 연관성이 떨어진다.
관광업 집중 육성해야 경제 발전 가능
종합적으로 강릉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22점으로 강원도 춘천시·원주시와 동일한 점수를 획득했다. 하지만 원주는 경제가 6점을 받은 반면 춘천·강릉은 문화가 6점으로 조사됐다. 경상북도의 혁신도시인 김천시가 문화에서 6점을 받아 총점이 22점인 것과 동일하다.
정치는 보수 정당 출신이 독점할 뿐 아니라 소수 유력 정치인이 좌지우지하고 있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선거도 인물보다는 정당 중심으로 치러지고 있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시의원과 시장이 국회의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여기는 경향도 짙다.
경제는 해양바이오·세라믹신소재·정보문화·천연물산업 등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GRDP 상승세가 두드러지지 않아 안타깝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첨단산업보다 관광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17.6%로 2021년 18.2% 대비 0.6%p 하락했다.
사회는 지역산업 육성에도 인구 유입은 감소하는 중이며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21년 대비 확대됐다. 독거노인 비율 역시 전년 대비 늘어났으며 강원도 평균 대비 높은 것도 도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문화는 문화재가 총 135개로 △강원도 원주시 84개 △강원도 춘천시 55개보다 많다. 다양한 축제 및 문화예술행사가 개최되고 있지만 정동진과 경포대의 인지도에 미치지 못한다.
기술은 강원도립대 드론융합과·전기통신로봇과와 강릉영동대 AI미디어콘텐츠과가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과 관련돼 있지만 우수 인재의 배출과는 거리가 멀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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