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킹조직이 방산업체 등의 기술자료 탈취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사이버 능력을 핵·미사일과 함께 3대 주요 비대칭 전력으로 구분해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해 온 만큼 이의 해킹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놨다.
안보전문가 윤봉한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5일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 입장에서 사이버 공간은 최소 비용에 최대 효과를 내며 대남 비대칭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가장 강점을 가진 분야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라며 “북한은 인터넷 공간이 오픈돼 있지 않으나 우리는 오픈돼 있어 언제든 뚫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번 해킹 대상이 된 방산업체들도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언제든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외부 침투로만 방사청 해킹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 윤 교수는“방산업체 내부 정보망과 외부 세력의 협업에 의해 해킹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과거 국방부 국방망 해킹 당시에도 외부 USB가 국방부 내에서 사용되며 사건이 촉발된 것과 마찬가지로 내·외부가 합동작전을 펼칠 수 있는 게 사이버전의 특수성”이라고 밝혔다.
김창우 국가안보통일연구원 통일안보실장 겸 국립강릉원주대 겸임교수도 해킹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합동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사이버는 현재 전력 상황이고 북한은 최정예 사이버 해킹 그룹을 가지고 있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북한 해킹 세력에 취약성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털어놨다. 김 교수는 “북한 해커들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최고 사이버 전문가를 북한 수준의 백색 해커로 키워 맞대응해야 한다”며 “이번 해킹 건도 반드시 관계기관의 종합적 합동수사로 명명백백하게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재발 방지 방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색 해커를 키워 북한 해킹에 맞대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내부 스파이가 취업 후 방산 기술자료를 유출할 수 있으므로 해커와 내부 스파이 공작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날 서울경찰청 안보수사지원과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해 북한 해킹조직 ‘안다리엘’이 국내 업체들을 상대로 해킹 공격을 한 사실을 확인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안다리엘은 통신·보안·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 국내 대기업 자회사와 첨단과학기술·식품·생물학 등을 다루는 국내 기술원·연구소·대학교·방산업체 등 수십 곳을 해킹해 레이저 대공무기를 비롯한 주요 기술자료를 빼돌렸다. 서버 사용자 계정의 아이디·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도 새 나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신원이 불명확한 가입자에게도 서버를 임대하는 국내 서버임대업체를 이용해 경유지 서버로 삼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평양 류경동에서 83차례 접속했다. 경찰은 총 1.2 테라바이트(TB) 분량의 기술·자료 파일이 탈취된 것으로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안다리엘은 또 랜섬웨어를 유포해 국내 업체 3곳에서 컴퓨터 시스템 복구비로 4억7000여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아냈다. 이 중 일부는 북한으로 보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해커들의 공격 및 악의적인 내부자로 인한 정보 유출이 지속적으로 증가 하고 있는데 방위사업청이 올해 발간한 ‘최근 3년간 방위사업청 해킹 공격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을 노린 해킹 공격 시도는 2020년 3100건, 지난해 4300여 건으로 계속해서 증가하였다. 올해는 연말까지 5000여 건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도 ‘김수키’ ‘라자루스’ 등 북한 해킹조직들이 주요 방산 업체의 기술 탈취와 랜섬웨어 공격 후 시스템 복구를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편취하며 악명을 떨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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