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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그간 자취를 감춘 ‘대어급’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초 IPO를 포기한 케이뱅크·SGI서울보증 등이 대표적이다. 프랜차이즈업체인 더본코리아와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코리아도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21일 IPO 상장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NH투자증권·KB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선정했다. 1월18일 이사회에서 IPO를 의결하고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삼은 지 한 달 만이다. 케이뱅크는 이들 3개사와 최종 주관계약을 체결하고 기업실사를 거쳐 상반기 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IPO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9월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상장 문턱까지 갔다. 하지만 시황 악화로 당초 기대하던 7조~8조 원의 기업가치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작년 2월 상장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인터넷 전문은행의 연체율 상승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작년 하반기까지도 IPO 재추진을 밀어붙이지 못했다.
이후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IPO 시장 투심이 회복한 데다 낮은 BIS비율(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 등에 따라 IPO 추진이 시급해지게 된 것이다.
결국 관건은 몸값이다. 다행히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2022년 말 대비 24.1%(26일 기준) 오른 점은 호재다. 작년 초 IPO를 철회했을 당시 시장에서 전망한 4조 원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본유치를 통해 여러 분야에 투자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고객·이해관계자 모두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이 되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SGI서울보증보험도 IPO 재도전에 나섰다. 작년 10월 상장을 철회한 지 넉 달 만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에 지정감사인을 신청했다. 지정감사인은 IPO 첫 단계로 꼽힌다. 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효력이 이달 중순 만료된 만큼 올해와 내년 사이 IPO를 추진하기 위해선 2024회계연도에 대한 외부감사인 지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황도 나쁘지 않다. 피어그룹이던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주가는 10월 말 대비 각각 16.1%·8.1% 올랐다. 이를 보면 그때보다 높은 몸값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상장 요건 때문에 지정감사인 신청을 한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올해 할지 내년에 할지 결정하지 않았고 추후 시장 상황이나 당국과 협의 후 결정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홍콩반점’ ‘빽다방’ 등 외식 프랜차이즈로 알려진 더본코리아도 IPO 시장에 발을 들였다. 연내 상장이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공동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1월11일엔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시장에선 IPO 절차 돌입 전 신주발행 규모 등을 늘리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4월 더본코리아의 감사보고서가 발표되면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 절차를 본격 진행할 전망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도 4년 만에 IPO 시장에 뛰어들었다. 작년 11월 IPO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내부에서는 내년 하반기 정도를 목표 시점으로 정한 상태다. 대주주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이 관건으로 예상된다.
한편 증권가는 또 다른 대어급 IPO 종목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 중소형주의 고평가 논란과 상장 이후 급격한 주가 변동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조 단위의 대형 기업들이 IPO를 계획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국면이 맞물릴 가능성이 높아 대형 IPO 추진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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