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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아시아 시장에서 커지는 중국·인도 영향력
빠른 속도로 일본·한국 아성 무너뜨리고 있는 중
‘한류’로 맞설 여지 있지만 골든타임 넉넉지 않아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28 06:31:30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미·중 간의 상호 수입 상품 관세 때리기가 점입가경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반도체·철강·태양광 전지 등 중국의 주력 수출상품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중국도 주저 없이 보복하겠다며 초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중국산 전기차 등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추진(10%→20~25%)하면서 관세 전쟁이 확전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촉각이 곤두세워진다. 단기적으론 반사이익이 점쳐지기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닥칠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우리 자동차 업계는 웃고 있는 반면에 철강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어 대조적 모습이다.
 
우선 중국 상품의 해외시장 진출 공세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현상은  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난관적인 전망을 하는 중국 제조업체의 과잉생산에 기인한다. 이는 예상보다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중국 내수 시장의 부진과도 관련이 있다. 결국 해외시장에 밀어내기 수출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제조 환경으로 바뀐 것이다. 덕분에 미국이나 EU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몸살을 앓는 중이다. 심지어 중국과 관계가 나쁘지 않은 브라질이나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까지 중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상했다. 한국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110조에 달하는 해상풍력발전기 시장을 싹쓸이 당한 데 이어 수도권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 56%를 중국산에 내주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어디든 시장이 보이면 무차별적 공세로 삽시간에 시장을 짓밟는다.
 
미국이나 EU와 달리 동남아 시장은 중국 기업이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들어갈 수 있는 또 다른 표적 시장이다. 실제로 중국산이 시장을 휘저으면서 한국산이나 일본산이 영화를 누리던 과거의 호시절이 차츰 끝나 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동남아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틈새를 교묘하게 드나들면서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이 지역 대부분 국가의 상권을 화교(華僑)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은  손쉽게 시장에 안착하여 빠른 속도로 지평을 넓혀 간다. 이에 더해 물류·고속철·에너지 등 인프라 시장에서도 자본력을 앞세워 경쟁자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린다. 이미 한계에 도달한 중국 내의 수요를 인근 동남아 국가에서 찾아 나선 것이다. 중국의 공세 강화로 안보적 위협은 이제 상수가 됐다. 안보 위협의 상수이기도 하지만 경제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동남아 소비자들은 중국산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중국은 동남아에서 자동차나 가전이나 부품 등 중간재에 이어 심지어 화장품이나 식품 등 소비재, 요식업과 같은 프랜차이즈 시장에서까지 판도를 크게 바꾸고 있다. 일본차의 동남아 거점인 태국 시장에 중국 전기차 공장이 들어서는가 하면 중국 지리자동차는 말레이시아 국민차라고 불리는 ‘프로톤’을 인수하여 입지가 훨씬 강화되었다. 동남아 전기차 시장의 75%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을 가동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에 비하면 후발주자다. 중국 비야디(BYD)는 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까지 생산을 시작하여 전방위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벌써 한국·일본·중국의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되고 있어 누가 승자가 될지는 오리무중이다.
 
최근에 동남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특이 사항은 인도의 출현이다.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동남아 국가들과의 교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등의 인도계 교민을 연결고리로 하여 신형 비즈니스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로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파이를 키우면서 상호 경쟁적이 아닌 보완적인 양자 간 협력의 틀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동남아 현지에 가 보면 상당수 인도인이 목격된다. 인도 경제가 좋아지면서 신흥 중산층 관광객에 더해 비즈니스 출장을 하는 사람도 많다. 인구 대국에 경제력까지 커지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영향력이 아시아 시장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분위기다.
 
아시아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되는 이니셔티브 경쟁은 네트워크 싸움에서 결판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오랜 세월 다져 놓은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중국과 인도는 태생적으로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가 매우 견고하다. 이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우리 입지가 불리한 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전혀 식지 않고 있는 한류 붐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고 협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이를 비즈니스 협력으로 잘 연결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큰 틀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한류와 연계한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이나 지속적인 한국 상품 구매 유도 측면에서 그렇다. 아직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다. 그리고 그 공간은 경쟁국과의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이 시장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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