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출범을 맞아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법안이 대거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야 정쟁으로 번질 수 있는 사안들도 있는 만큼 ICT 현안이 정치에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의 개발·이용을 위한 기반 조성 △AI 관련 정책의 수립·추진에 필요한 사항 규정 △고위험 영역 AI·생성형 AI 및 AI 사업자 등에 대한 정의 등이 포함됐다.
이번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AI 기존법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AI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AI 산업 육성과 함께 AI에 대한 신뢰 확보 근거 마련을 위한 법안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실제로 EU를 시작으로 주요 국가에서 AI 기본법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AI 기본법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은 만큼 통과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대표발의 기준 21대 국회에서 AI 관련 주요 법안을 발의 의원 중 25%만 재선됐다. ICT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구성이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AI 관련 법안을 논의하는 의원들이 물갈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논의를 처음부터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플랫폼 규제 법안의 경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 사업자를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금지 행위를 규정하는 플랫폼 공쟁경쟁법의 경우 2023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추진됐으나 업계 반발로 21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플랫폼 규제 법안은 아직 발의되지 않았으나 22대 공정위가 플랫폼법 입법을 다시 추진하고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한층 강화된 플랫폼법을 검토하고 있다.
플랫폼 업계는 플랫폼법 입법에 대해 시간을 두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가 바뀌면 과방위뿐만 아니라 의견을 전달할 곳이 많은데 아직 위원회 구성도 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플랫폼법이 제정될 경우 업계에 타격이 클 수 있는 만큼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외에 망 사용료 법안과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등 굵직한 사안들이 과방위에서 논의될 예정이지만 여야 정쟁이 심화되며 관련 법안들이 계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등 10인은 5월31일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 및 미디어 관련 학회와 시청자위원회 등으로 확대하는 ‘방송3법’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정부의 언론장악을 막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측은 언론 노조의 방송장악을 위한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 의미가 큰 법안으로 평가된다.
5월21일 열릴 예정이던 과방위 전체회의가 방통위·방심위 현안 질의 여부로 파행을 겪은 바 있어 22대 국회에서 ICT 관련 법안을 방송 관련 이슈가 잡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라인야후 논란 역시 윤석열정부 책임 공방이 있었던 만큼 ICT 법안 처리가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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