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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미워할 수 없는 우리 동네 아저씨들
우리 동네 아저씨들/ 정병근 지음, 사유악부, 1만2000원
임요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0 16:29:33
 
정병근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우리 동네 아저씨들’이 세상에 나왔다. 언어주의자를 천명하며 36년의 시력을 이어가고 있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우리 이웃의 삶을 구체적인 언어로 묘사한다.
 
이번 시집은 대한민국 어느 동네든 한 명씩은 있을 법한 소시민을 소재로 삼고 있다. 화분 아저씨로 시작해 자연약국 김 약사·으뜸건강원 배씨·까치문구 최씨·샬롬베이커리 김 집사·24시감자탕 박씨·대한설비공사 정씨로 이어지는 소시민의 이야기는 ‘견해의 왕, 시인 나씨’에 이르러 정점을 찍는다.
 
“그는 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하다가 퇴직을 하고 지역문화연구소 소장이라는 명예직 직함을 앞세워 놓고 먼지처럼 가벼운 사회적 존재감을 견디고 있다.”
 
등단 35년 차 시인이며 20권의 시집을 냈지만 동네에서 그런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그는 안 가 본 곳 빼놓고는 모두 가 보거나 살아 본 사람일 뿐이다. 모든 얘기에 안 끼어드는 법이 없는 그를 사람들은 ‘견해의 왕’이라 부른다.
 
비록 동네 아저씨들을 희화화하고는 있지만 정 시인의 글에서는 그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그들은 험난한 시대를 건너온 베이비부머들로 먹고살기 위해 분투하는 중에도 유머와 능청을 잃지 않는다. 이처럼 시집을 관통하는 시인만의 통찰은 지금까지 이 나라 시단에서 보지 못했던 시의 광경들을 펼쳐 보인다.
 
우리 주위 자영업자들의 애환 그리고 농담 같은 삶들은 치열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 표지는 화가로 활동 중인 정 시인이 직접 그리고 디자인했다.
 
▲ 시집에 등장하는 ’견해의 왕‘ 실제 인물인 시인 나호열(왼쪽)과 정병근 시인. 임유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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