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 3사의 실적이 엇갈렸다. BNK금융과 JB금융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웃었지만 DGB금융은 순익이 절반으로 줄어 울상이다.
BNK금융과 JB금융은 대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비이자이익을 크게 늘리며 ‘어닝 서프라이즈’에 성공했다. 반면 DGB금융은 비이자이익 부진 속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두 배 이상 적립하면서 순이익이 절반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PF 부실 위험이 여전히 커 지방금융지주 간의 실적 희비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금융지주 3사(BNK·DGB·JB)의 올해 상반기 합계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은 1조124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1조961억 원) 대비 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을 1.7% 늘린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와 비교해 부진한 실적이다. 2분기를 떼어놓고 봐도 BNK·DGB·JB 3사의 순이익은 1년 전(5080억 원)보다 5.9% 줄어든 4780억 원에 불과했다.
지방금융 3사 모두 부진했던 건 아니다. 지방금융 ‘맏형’인 BNK금융은 상반기 492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4602억 원)보다 7% 늘어났을 뿐 아니라 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규모다. 2분기 순이익도 2428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2100억 원)를 크게 웃돌았다.
비이자이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BNK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수수료 등)은 2589억 원으로 1년 전(1921억 원) 대비 34.8% 증가했다. PF 수수료 감소에도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대폭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대출 성장세도 컸다. BNK금융은 원화대출금 잔액이 작년 말 106조1000억 원에서 6월 말 106조3000억 원으로 반년 만에 2000억 원 불어났다. 그 결과 이자이익은 상반기 1조4791억 원에 이르렀다. 1년 전(1조4480억 원)보다 2.1% 늘어난 금액이다.
은행이 지주 ‘살림꾼’이었다. 부산은행 2514억 원, 경남은행 2043억 원 등 은행 2사가 4557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지주 전체 92.5%를 차지했다. 특히 경남은행의 순이익 증가 폭은 26.7%에 달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은 총 96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5% 줄어들었다.
지방금융 ‘막내’인 JB금융도 한 단계 더 성장했다. JB금융은 전년동기 대비 13.5% 커진 3701억 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거뒀다. 역대 최대 규모의 반기 실적이다. 2분기 순이익으로는 1969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1% 크고 시장 전망치(1686억 원)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비이자이익 증가세가 돋보였다. JB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325억 원으로 전년동기(851억 원) 대비 55.7% 증가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 770억 원, 수수료이익 663억 원 등이 비이자이익 규모를 키웠다. 이자이익도 여전히 컸다. 1년 전(9266억 원)보다 6.4% 늘어난 9864억 원을 기록했다. 대출채권으로부터 1조8175억 원의 이자수익을 거둔 게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반면 DGB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3098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연초 자회사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실적은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DGB금융의 반기 순이익이 1500억 원을 밑돈 것은 2014년(1261억 원) 이후 10년 만이다.
부동산 PF 부담이 순이익을 짓눌렀다. DGB금융의 6월 말 충당금전입액은 4756억 원으로 1년 전(2354억 원)보다 2403억 원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BNK금융(779억 원)·JB금융(548억 원)의 충당금전입액을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최근 석 달간 충당금이 3161억 원 불어났다.
하이투자증권이 충당금 증액을 주도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494억 원이었던 충당금전입액을 올 6월 2066억 원으로 1년 새 1572억 원 늘렸다. 최근 부동산 PF 사업장 평가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2분기 중 관련 대손비용을 상당 폭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의 PF 익스포져는 6월 말 8270억 원으로 자기자본의 66%일 정도로 크다. iM뱅크도 요주의여신 증가 등에 따라 충당금전입액이 1612억 원에서 2302억 원으로 690억 원 늘어났다.
비이자이익도 뒷걸음질쳤다. DGB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2672억 원으로 전년동기(3642억 원) 대비 26.6% 감소했다. iM뱅크의 비이자이익 감소 폭은 46.2%에 달했다. 외환·파생상품 등이 비이자이익 규모를 끌어내렸다. 비은행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적자 전환하고 iM라이프·iM캐피탈의 순이익이 각각 29.2%·38.1% 감소한 점도 비이자이익 감소세에 힘을 더했다.
증권가는 올해 연말 DGB금융의 충당금 비용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금융 3사 간 순이익 격차도 올해 4분기 실적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GB금융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3439억 원으로 2023년(4122억 원) 대비 16.5% 적다. BNK금융(8197억 원)은 20.7%, JB금융(6605억 원)은 9.4% 각각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의 부동산 PF와 관련된 충당금 비용이 이번 분기에 정점을 찍고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2024년 하반기까지는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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