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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백·남녀 ‘세기의 입씨름’ 외나무다리 승부
해리스 ‘無존재감 부통령’ 이미지 벗고 색깔·비전 제시해야
트럼프 흥분·인신공격 조롱 삼가하고 정책현안 집중하면 승산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0 07:54:46
▲ 미국 대통령 선거의 양대 정당 후보 토론이 10일(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ABC방송 주최로 90분간 생중계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구도로는 첫 TV토론이다. 11월5일 최종 투표일까지 두 달도 안 남았고 현재로선 추가 토론 일정이 없어 여기서 지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양측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승부처’인 셈이다.
 
◇ 놓칠 수 없는 ‘승부처’ … 지면 ‘끝장’
 
미국 대통령 선거의 양대 정당 후보 토론이 10일(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ABC방송 주최로 90분간 생중계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구도로는 첫 TV토론이다. 11월5일 최종 투표일까지 두 달도 안 남았고 현재로선 추가 토론 일정이 없어 여기서 지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양측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승부처’인 셈이다. 
 
특히 6월 단 한번의 토론 참배로 후보직 사퇴에 몰린 조 바이든 대통령 때 기억이 생생한 가운데 그를 급거 대체한 해리스 부통령이니 만큼 민주당으로선 부담스러운 처지다. 해리스가 이번 무대에서 ‘무색무취, 존재감 없는 부통령’ 이미지를 벗고 자신만의 색깔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린다. 트럼프의 경우, 정책 현안에만 집중한다면 유리하겠으나 평정심을 얼마나 유지할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앞서 바이든와의 토론을 쉽게 이긴 트럼프지만 해리스를 상대로 해선 좀 더 까다로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50년 노정객 출신의 바이든은 때·장소에 따른 매너와 품위가 체화된 인물이다. 트럼프를 실수하게 만들기보다 스스로 체력·인지력 약화를 드러내 자책골이 됐으나 해리스는 트럼프가 흥분하도록 적극 유도할지 모른다. 이를 위한 노하우 역시 해리스 측 ‘토론 대비 특훈’의 일부라고 알려졌다.
 
◇ ‘제 색깔’ 낼까 vs. ‘입조심’ 할까
 
해리스의 난관 또한 만만치 않다. 그는 오락·예능 리얼리티쇼로 유명해진 트럼프에 비해 카메라 앞에 특화된, 대중과의 호흡에 유리한 언변에 미숙할 수 있다. 사실상 해리스는 정계 입문 이래 달변가 면모 내지 토론 능력을 과시한 바 없으나 과거 선출직 검사 시절 관련해서도 이런 측면의 탁월함이 회자되진 않았다.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덜 알려진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고 미 매체들 대부분이 지적한다.특히 뉴욕타임스(NYT)에서 이번 토론의 의미를 잘 요약했다. “트럼프에 대한 생각은 정리했지만 해리스가 여전히 궁금한 부동층 유권자 수백만 명에게 해리스를 판단할 중대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사실상 정신적 내전 상태이며 강성 지지자들이 토론 결과로 선택을 바꿀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 해리스는 ‘특훈 중’… “낚이지 말고 낚아라!”
 
NYT에 따르면 “트럼프의 자기파괴적 본능을 이끌어내면서 자신을 차분한 대통령다운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 해리스의 목표다. 즉 트럼프가 논란을 부를 만한 발언을 하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도록 자극하면서 그와 차별화된 정책 구상과 비전을 제시하는 게 해리스 측 전략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NYT 인터뷰에서 트럼프와의 TV토론을 돌아보며 “상대를 낚아야지 미끼에 낚여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를) ‘러시아 꼭두각시’로 몰았더니 무대에서 내내 식식거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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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그동안 유세에서 주장해 온 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며 재선에 성공할 경우 “매우 심각한”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할 방침이다. 해리스 측은 그가 검사 시절 법정에서 배심원단을 설득할 때 구사한 자제력·타이밍·유머 감각 등을 활용해 유권자와 교감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발탁된 사람이 캐런 던(48) 변호사다. 2008년부터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토론 훈련을 담당해 왔으며 2020년 대선에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맞선 해리스를 도왔다. 자존심 강한 정치인들을 능숙하게 다룬다는 평판의 ‘토론 일타강사’ 던 변호사가 정보관리 또한 철저하다. 토론자료를 인쇄물로만 배포하며 추후 반드시 폐기 내지 반납을 요청한다. 
 
던 변호사의 그런 노력으로 2016년 대선 TV토론에서 당황한 트럼프 모습이 포착될 수 있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스 유니버스 출신 알리시아 마샤도를 향해 트럼프가 ‘미스 돼지’ ‘미스 가정부’라며 모욕한 사실을 클린턴이 폭로한 뒤 “그녀는 11월(대선)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가 “그걸 어디서 찾았느냐” 거듭 물었다.
 
던 변호사 주도의 토론 준비팀엔 로히니 코소그루 정책고문, 2020년 선거 전략을 구상한 숀 클레그, 2016년 대선 준비 때 트럼프 대역을 맡았던 필리프 라이너스 등이 가세해 있다. 실제 상황을 상정해 리허설한 뒤 리뷰 및 개선점을 건의한다고 NYT가 전했다. 토론 경험과 노련함에선 트럼프 쪽이 우세하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CNN에 “트럼프와의 토론을 감당하려면 초인적 집중력과 자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해리스에게 ‘더 부담스런’ TV토론 
 
한편 트럼프 참모들은 ‘못된 불한당 (mean bully) 트럼프’ 대신 ‘유쾌한(happy) 트럼프’ 어필을 추구한다. 그들이 인신공격 대신 정책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고 NYT가 보도했다. 무엇보다 여론조사상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준 경제와 국경 문제 책임에서 해리스가 자유로울 수 없음을 공략하라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자신이 최대 변수이자 위험수다. 그는 해리스의 인종 정체성에 대한 문제 제기 등 자주 선을 넘었다. 참모들이 해리스의 공략 포인트를 예상해 대비하고 있으나, 인신공격이나 조롱조의 표현을 일삼아 온 그가 이를 얼마나 삼가할지 미지수다. 
 
트럼프가 똑똑하며 부지런한 여성으로 알려진 힐러리 클린턴에 비해 해리스를 무시한다는 점도 참모들이 우려한다고 NYT가 짚었다. 사석에선 여성혐오적 표현까지 서슴치 않는다는 소식이다. 지난 대선 1차 토론 시 말끊기와 비방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은 뒤 2차 토론에서 절제를 보였으나 이젠 두 번째 기회가 아예 없을 수 있다.
 
해리스 쪽이 잃을 게 더 많다는 견해도 있다. “유권자 대부분 이미 트럼프에 확고한 견해를 갖고 있어 토론 결과로 지금까지 굳어진 생각을 바꾸긴 어렵다. 그래서 이번 토론이 카멀라 해리스에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 유권자가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밝혔다. 정책 부문에서 해리스는 낙태권 관련 트럼프의 입장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여성 유권자를 잡으려 공화당의 기존 정책보다 온건한 입장을 취했으나 보수층이 반발해 수정하는 등 오락가락한 편이다. 
 
트럼프로선 해리스의 ‘우클릭’을 문제 삼을 수 있다. 2020년 대선 경선 때 셰일가스 수압 파쇄법 금지를 주장한 해리스가 최근 이를 철회했다. 대선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주요 현안이다.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입장 전환 이유를 질문받자 해리스는 “내 가치가 달라지진 않았다”고 말했을 뿐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5일부터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호텔에 머물며 토론 준비에 올인 중인 해리스에 비해, 트럼프는 유세 일정을 소화하면서 틈틈이 참모들과 만나 예상 질문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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