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 7곳이 장애인 의무 고용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이들 기관의 장애인 신규 고용률은 1.9%에 그쳤다. 현행법에서 정한 장애인 의무 고용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곳도 절반에 가까웠다.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보다는 고용부담금을 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 고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서 금융위원회 소관 공공기관 7곳(서민금융진흥원·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의 2분기 공시를 확인한 결과, 이들 7곳이 올 상반기 신규 채용한 정규직 직원 수는 총 256.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장애인 신규 직원은 5명으로 전체 1.9%였다.
장애인을 1명도 채용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산업은행은 상반기 78명의 정규직 직원을 신규 채용했으나 여기서 장애인은 없었다. 서민금융진흥원도 정규직 22명을 새로 뽑았으나 모두 비장애인이었다. 예금보험공사도 장애인을 배제하고 4명의 정규직을 신규 채용했다. 기업은행은 146명 중 4명(2.7%), 신용보증기금은 5.5명 중 1명(18.2%)이 장애인 신입 직원이었다.
갑작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이들 기관은 2019년 2.6%(843.75명 중 22명) 2020년 1.7%(733.5명 중 12.5명) 2021년 3.3%(870.5명 중 28.5명) 2022년 2.3%(912명 중 21명) 2023년 2.6%(769명 중 20명) 등 오랜 기간 1~3%대 장애인 정규직 신규 채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애인 신규 채용 비중이 낮다고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그간 장애인을 많이 고용했다면 적게 뽑을 수 있다. 다만 금융 공공기관 중 일부는 장기간 장애인고용법에서 정한 공공기관 장애인 의무 고용률(2019~2021년 3.4%, 2022~2023년 3.6%)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기관별로 보면 산업은행의 장애인 고용인원은 작년 말 기준 65명으로 전체 상시근로자(3349명)의 1.94%에 그치며 의무 고용률(3.6%)를 크게 밑돌았다. 산업은행은 5년(2019~2023년) 연속 장애인 의무 고용을 이행하지 못했다. 기업은행도 상시근로자 1만2652명 중 장애인 고용인원은 455명(3.48%)에 불과했다. 5년째 장애인 의무 고용 불이행이다. 서민금융진흥원도 장애인 고용률이 3.33%(420명 중 14명)에 그쳤다. 의무 고용 불이행은 5년간 벌써 세 번째다.
장애인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산업은행 관계자는 “별도 채용, 우대 가점 부여 등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장애인 지원자 부족 등으로 장애인 의무 고용 이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향후 장애인고용공단과의 협력 강화, 적합직무 발굴 등 고용 이행에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용인원 기준으로 의무 고용 비율을 준수하고 있으나 실제 채용된 장애인 인원이 아닌 휴직자 등을 제외한 근무 중인 장애인을 고용인원으로 산정해 미이행으로 공시한 것이다”며 “채용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장애인 고용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이행 시 제재가 크지 않다 보니 금융 공공기관은 고용부담금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제도상 의무 고용률에 미흡할 경우 해당 기관은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간 금융 공공기관이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총 73억2693만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36억2128만 원,28억2971만 원으로 대부분을 납부했다.
이를 두고 공공기관이 장애인 고용 의무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공공기관들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면서 장애인 의무 고용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 고용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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