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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 “러시아 에너지 없이 살 준비 돼 있다”… 부담 가중 불가피
러 가스 우크라 경유관 계약 올 연말로 만료
개별 국가·기업이 수입 지속해도 속수무책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2 16:45:09
▲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이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 없이 살 준비가 돼 있다"며 올겨울을 위한 비축분도 자신했다. 그러나 그 이후 대책엔 언급이 없다. 지난 수십 년 탈원전·친환경 부담을 저렴한 러시아산 에너지로 지탱해 온 유럽이 위기에 봉착했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스카이데일리·EPA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이번 연말 중단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후에도 러시아 에너지가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경유해 유럽에 들어오고 있었다. 2019년 러시아 기업과의 계약이 12월31일로 끝나며 우크라이나는 연장 의사 없음을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담당 집행위원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에너지연합현황보고서 2024’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EU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오는 러시아산 가스 없이 살 준비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겨울 난방 수요에 대응할 만큼 비축분이 충분하다”고 덧붙였으나 내년 겨울 및 그 이후 대책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 간 5년 계약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거치는 우렌고이 가스관 사용에 통행료을 받아 왔다. 전쟁 발발 이후에도 계약이 유지됐으나 올해 12월31일 만료된다. 현재로선 계약 갱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심슨 집행위원은 “러시아산 가스의 단계적 (수입)중단 마무리에 전념하고 있으며 유럽의 에너지 안보에 어려움을 일으키지 않고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회원국들과 몇 달 전부터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 운송협정 만료에 대비해왔다. 대체 공급처를 찾았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러시아 가스 관련 전면 제재엔 주저하는 EU의 속내가 역력하다. 심슨 집행위원은 이날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금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으며, 유럽 에너지 기업들이 러시아로부터 합법적 수입을 계속한다 해도 사실상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 또한 인정했다.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자 EU는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자 애써 왔다. 대안이 없는 일부 EU 회원국에선 러시아산 가스를 여전히 수입 중이다. 러시아산 LNG의 경우 오히려 수입량이 늘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산 원유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EU가 가스를 제외한 상태였다. 워낙 높은 의존도 때문이다.
 
6월 채택된 14차 대러 제재 패키지에 EU 회원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LNG를 다른 나라로 재수출하는 환적금지 조치 정도만 포함된 상태다. 심슨 집행위원이 현재 러시아산 가스가 EU 전체 가스 수입량의 18%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전쟁 전인 2021년 45%보다 크게 줄었지만 변함 없이 무시 못할 수준이다. 더구나 러시아로선 유럽행 수출은 줄었어도 대형 구매자 중국과 인도가 있어 아쉬울 게 없다. 
 
지난해 기준 유럽 내 천연가스 사용은 노르웨이·미국산이 가장 많고 러시아가 그 다음을 잇는다. 우크라이나전쟁을 에너지 패권 다툼으로 보는 시각에 따르면 대러 제재로 가장 기대된 게 미국산 에너지 수요의 증가였다. dpa는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과 영국·카타르을 주요 대체 공급국으로 거론했으나 영국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북해 가스전을 가졌다지만 근년 영국 시민들의 난방비 부담은 심각하게 가중돼 있다. 
 
EU 집행위는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서 러시아산 화석연료 탈피를 위한 에너지 전환 속도가 더디다고 우려를 표했다. 요컨대 올해 상반기 재생에너지 발전을 이용한 전력 생산량이 화석연료를 추월했으나, 2030년 목표치인 친환경 에너지 비중 42.5%를 달성하려면 풍력·태양광 등 인프라 구축이 더 가속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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