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 제도는 1972년 박정희정부가 유신헌법을 통해 장기 집권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전두환정부 들어서 더욱 활성화됐지만 지역 조직을 통한 금권 정치와 부정부패가 문제시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서 지구당 제도는 정치 개혁의 주요 대상으로 떠올랐고 이에 따라 지구당 제도 폐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2004년 노무현정부 들어서 지구당 제도는 결국 폐지됐다. 한편으로 지역 정치 활성화에 도움을 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 자금 비리와 지역 정치의 왜곡된 발전을 초래했다는 양면성을 가지면서 이 제도는 한국 정치사에서 사라지게 됐다.
지구당이 폐쇄된 이후 중앙당의 직접 통제를 받는 당협위원회가 2005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당협위원회는 지구당과 달리 재정적 자율성을 제한받았고 정치자금을 중앙당을 통해 관리하는 등 과거 지구당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병행됐다.
2010년대 들어 당협위원회의 역할은 점차 확대됐다. 지역구에서 정당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유권자들과의 접촉을 담당하는 실질적인 지역 조직으로 발전해 나갔다. 특히 선거 때마다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협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지역 정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이때부터 당협위원회가 지구당의 문제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2020년대 들어서면서, 정치 자금 관리의 투명성 강화, 당협위원장의 역할 축소, 공천 과정의 민주화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구당 부활에 동의한 상태다. 법령 정비를 하면서 구체적 방안이 나오겠지만, 과거 지구당 제도를 답습하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동훈 대표의 경우 지난 총선을 치르면서 국힘당 지역 조직의 취약성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지구당 부활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경우에는 지역 조직이 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해서 조직 강화란 측면보다는 중앙당 지배력의 강화란 측면에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구당제도의 부활은 민주당 경우에는 ‘민주주의의 후퇴’이고 국민의힘 경우에는 ‘지역 조직의 재건’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안 모두가 ‘정치제도 개혁’이란 명제를 두고 보면 후퇴하는 방식인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향후 벌어질 ‘제도 개선의 방향성’에 대한 양당의 논의 내용이 관전 포인트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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