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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희 한국제도경제학회 이사장(하편)
[특별대담-下] “박정희 시대 독재는 경제 착취 아닌 시장원리 극대화”
시장은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차별‧불평등 이뤄지는 장(場)
노벨상 수상자 ‘포용적 제도’는 한국 경제발전 설명 못 해
朴, ‘배분 경제’ 아닌 새로운 질서 창출하는 ‘발전 경제’ 추구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9 00:03:00
 
▲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는 시장에서는 차별과 불평등이 이뤄지는데,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 점을 놓치고 있다고 좌승희 박사는 지적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한국 경제발전의 토대로 제시한 ‘포용적 제도’ 이론이 새마을운동으로 이룩한 한국 경제발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 경제를 오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는 경제학자가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좌승희 박사를 만나 새마을운동을 주도한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정책 핵심은 무엇이었는지, 좌 박사의 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설명을 들어 봤다. [대담‧정리 : 박선옥 논설실장]
 
[상편에 이어]
 
박선옥: 박사님 말씀을 들어 보면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의 작동 원리를 정통 경제학이 다루는 범주가 아니라 그보다 먼저 인간에 대한 연구에서 찾았던 것 같습니다.
 
좌승희: 그렇죠. 인간을 이해하고 그다음에 경제학자들이 놓친 점인데, 바로 시장이라는 것 자체가 차별과 불평등이 이뤄지는 장이라는 거죠. 정치인들이 나와서 평등 평등 얘기하지만 시장에 가면 어떻게 하나요? 모두 불평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인 거예요. 소비자란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사니까 전부 다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거죠.
 
박정희, 진화 원리를 바탕으로 우수한 마을‧기업 집중 지원
 
박: 근데 그게 인간의 본성에 더 가깝다.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요?
 
좌: 본성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낸 메커니즘이죠. 본성을 따르면서 그 다음에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까지 함께 일으켜 세우는 그런 메커니즘입니다. 그게 바로 ‘동기부여 장치’이지요. 자본주의는 그런 원리로 발전해 왔고, 이 메커니즘을 채택하지 않은 사회주의는 망한 이유가 바로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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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말씀하신 메커니즘이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새마을운동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좌: 박정희 대통령은 시장의 진화 원리를 바탕으로 한 정책을 펼쳤습니다. 시장에서 돌연변이가 선택되듯이 우수한 기업과 성과를 내는 마을을 집중 지원했어요. 이 방식은 진화론에서 뛰어난 개체를 선택하고 번성하도록 하는 원리와 일치합니다.
 
박: 외국 학자들 중에 박사님의 견해에 동의하는 이들이 있나요?
 
좌: 거의 없습니다. 저는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진화 이론에 맞춰 체계적으로 실증 분석하여 논문으로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외국 학자들은 한국의 경제성장을 단순히 제도적 요인으로만 보고 있어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도 ‘포용적(inclusive) 제도’를 강조하는데, 이는 실제 한국의 성공 원리와는 거리가 멀어요.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서 우리 경제에 적용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경제발전을 오도하고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박 대통령의 정책은 우수한 개체를 선택하여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었지, 누구에게나 동일한 지원을 제공하는 포용적 제도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포용적 제도라는 개념도 추상적이고 이념적입니다. 외국 학자들이 포용적 제도를 강조하지만, 이는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개념에 가깝죠.
 
박: 외국 학자들이 왜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요?
 
좌: 우선, 외국 학자들은 한국의 성장 과정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구식 민주주의와 경제학에 익숙한 이들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독재로만 이해하며, 경제발전의 근본 원리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습니다. 서구식 경제학의 기초는 자유시장과 평등한 자원의 분배에 있지만, 박 대통령의 정책은 철저하게 차별적 선택과 자립을 바탕으로 했어요. 한국의 경제 성공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이와 같은 박 대통령의 시장 원리를 깊이 파악해야 합니다.
 
박: 그런 학문적 환경에서 박사님의 이론을 전개한 논문 발표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좌: 어려움이 많았죠. 국제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려 할 때 좌파 성향의 리뷰어들이 주로 논문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었어요. 그들은 평등한 자원 분배와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경제발전을 논의하는데, 제 연구는 이들과 근본적으로 다르거든요. 기존 경제학계에서는 경제적 양극화의 원인을 독점 기업 때문이라 보지만 저는 자본주의의 발전은 기업이라는 조직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박: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발전 공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독재자라는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독재와 경제성장의 관계를 어떻게 보시나요?
 
좌: 기존의 경제 이론에 따르면 독재는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런데 박정희는 예외였죠. 그가 한국의 경제적 기적을 일궈 낸 이유를 단순히 독재로만 설명할 수 없어요. 박 대통령이 ‘시장 원리’를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새마을 운동‧수출 촉진‧중화학 공업 육성 등에서 시장 원리를 적용한 점은 당시 서구 경제학자들이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죠. 이처럼 그 시대의 독재는 착취적이라기보다는 시장의 기본 원리에 충실한 체제였습니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는 필연적 관계로 볼 수 없어
 
▲ 서구는 독재를 무조건 부정하지만 박정희 시대의 권위주의는 발전을 위한 국가적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좌승희 박사는 강조한다. ⓒ스카이데일리
  
박: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한 서구의 시각에서 박정희 시대의 성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는 뭘까요?
 
좌: 경제학계에서는 서구식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최선의 시스템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박정희의 경제성장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현대 경제학의 주류 이론은 재산권 보장과 경제적 자유만으로 모든 국가가 성장할 수 있다는 이상을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실제 경제발전은 ‘배분 경제’가 아닌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발전 경제’에서 비롯됩니다. 자본‧노동‧기술이 단순히 배분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박: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관계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민주주의는 경제발전의 필수조건인가요?
 
좌: 민주주의가 경제 발전의 전제조건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증명됐습니다. 정치체제는 각국의 경제적 상황과 문화적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요. 서구는 독재를 무조건 부정하지만, 박정희 시대의 권위주의는 발전을 위한 국가적 전략으로 봐야 합니다.
 
박: 지금 우리가 경제 저성장과 정치의 이념적 양극화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만일 박정희 대통령이라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좌: 우선, 박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 할 겁니다. 지금 정치인들 중에는 이 문제를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당시에도 박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민을 설득했습니다. 시골로 가서 직접 새마을운동을 강조하고, 국민에게 경제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했죠.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도 대통령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에게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노력하지 않으면 잘살 수 없습니다. 국가가 모든 재정으로 도와줄 수는 없습니다. 대기업들을 죽이면 경제는 어떻게 돌아가겠습니까?”라고 말이죠.
 
박: 현재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좌: 우리나라에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 10개씩 더 생기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지원해서 자립시키는 데 집중했고, 20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어요. 기업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며, 시장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 기업을 없애고 공장만 살렸기 때문에 결국 실패했죠.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자원을 운용하는 기업이야말로 경제의 중심인데, 경제학자들은 이런 기업의 역할을 경시하고 있어요.
 
새마을운동은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 받아야
 
▲ 한국 경제의 독창적인 성공 방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박정희 경제학과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제대로 알리고, 그러면 국제적으로 한국의 위상도 더 높아질 거라고 확신한다고 좌승희 박사는 말한다. ⓒ스카이데일리
  
박: 박사님께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 평화상인가요?
 
좌: 박 대통령은 한국의 발전을 실현시키며 평화의 기반을 만들었어요. 물론 노벨상은 현존하는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되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이 그 대상이 되어야겠지요. 제가 노벨평화상 수상 추진을 위해 새마을운동중앙회에도 자료를 제공하고 국회에 청원도 했어요. 새마을운동이 이룬 성과는 우리나라만의 성과가 아니라,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입니다. 이 운동을 널리 알려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부족해 보여요. 이건 대통령이 나서야 할 일입니다. 5000만 국민이 이룩한 성과인데, 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죠.
 
박: 새마을운동에 적용됐던 경제학 이론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필요성도 있어 보입니다.
 
좌: 맞습니다. 현재 경제학 이론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엮어서 설명하기에 부족한 면이 많아요. 특히 후진국의 발전 모델로 박정희 경제학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지금 서구의 민주주의가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처럼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제시할 필요가 있지요.
 
박: 박사님의 경제학 이론을 논문에 담아내실 때 학계의 반응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좌: 저도 논문을 쓰면서 자주 느낍니다만, 현실을 적나라하게 분석하다 보면 다른 경제학자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이 생기죠. 논문에서 제가 강조하는 내용들이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이라 후배나 동료들로부터 “그 부분은 빼고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박: 그럼에도 박사님께서 포기하지 않고 박정희 경제 연구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좌: 저는 제 연구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경제학자의 본분이라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이 과정이 제겐 동기부여가 됩니다. 제 이론을 통해 사람들이 경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경제학은 너무나 복잡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저는 그 반대로 가고 싶어요. 경제학이 현실에 맞아야 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박: 그 믿음이 박사님이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인가 봅니다. 혹시 해외에서도 연구에 대한 관심을 받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좌: 해외에서도 제 이론에 대한 흥미를 보이는 학자들이 간혹 있었습니다. 독일의 한 법학자가 제 이론을 보고 “너무 놀랐다”는 말을 전해 왔습니다. 사실 이 연구는 제 삶을 걸고 발전시킨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박: 마지막으로, 앞으로 박사님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좌: 저는 학문적인 진실을 추구하는 길을 끝까지 걸어갈 생각입니다. 현실 경제의 본질을 담아내는 이론을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언젠가 이 연구가 널리 인정받아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박: 이러한 성과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좌: 네, 한국이 세계 1등 국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성공 방식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박정희 경제학과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제대로 알리면 국제적으로 한국의 위상도 더 높아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좌승희 박사(경제학)
 
프로필
현 한국제도경제학회 이사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UCLA 대학원 경제학 박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겸임교수
경기개발연구원 원장‧이사장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KDI 연구위원‧선임연구위원
미국 연방준비은행 미니애폴리스 이코노미스트
 
[주요 저서]
‘새마을운동 왜 노벨상 감인가’(청미디어, 2020)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기파랑, 2018)
‘박정희 살아있는 경제학’(백년동안, 2015)
‘발전경제학의 새 패러다임: 진화를 넘어 차별화로’(율곡,2008)
‘신 국부론’(2006) 등 다수
[영문저서]
The Rise and Fall of Korea’s Economic Development: Lessons for Developing and Developed Economics, Palgrave-Macmillan, Cham, Switzerland: 2017.
A General Theory of Economic Development: Towards a Capitalist Manifest, Edward Elgar Publicing Ltd. Cheltenham, UK/Northampton, MA, USA,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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