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에서 11월11일은 ‘광곤절’(光棍節·Guang-gun jie) 즉 중국판 ‘빼빼로 데이’다. 빛 光자가‘오로지’ ‘온통’을 강조한 구어풍 접두사라면 곤봉·작대기 棍자는 ‘솔로’를 상징한다. 막대기처럼 생긴 1자가 4개나 겹친 이 날 외로운 솔로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쇼핑을 즐긴다.
2009년 중국 최대 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통해 이 날을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만들어 초대박을 냈고 이벤트 기획자 장융은 마윈의 뒤를 이어 알리바바 회장(2019~23) 자리에 올랐다. 이후 알리바바 산하 타오바오의 라이벌 회사인 징동에서 쌍12(12월12일) 할인을 시작했으며 현재 11월11일·12월12일 둘 다 할인 행사를 한다.
광곤절 유래로 1993년 중국 남부의 명문 난징대학 기원설이 유력하다. 상하이 등 개혁개방 핵심 지역들과 가까운 곳이다. 매년 11월11일 여자친구 없는 남학생들이 함께 술마시며 노는 날이었는데 다른 대학에까지 확산됐고 남녀 20대 전반 청년문화로 자리잡았다. 타오바오가 이 컨셉을 살려 파격 세일을 함으로써 ‘외로운 자신·지인’에게 위로의 선물을 하는 날로 만든 것이다.
2010년대 들어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전반에 번졌고 오프라인을 아우른 최대 할인 행사일로 발전했다. 11월11일 0시부터 1주일 지속되기도 한다. 2013년 이날 타오바오 하루 매출 58억 달러(8조1100억 원)가 이듬해엔 98억, 2015년 143억 달러, 2016년 178억, 2017년 2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원래 온라인 중심 행사였지만 백화점 등 각종 오프라인 상점들 역시 이날에 맞춰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한다. 총거래액은 미국의 원조 블랙프라이데이의 3배를 능가하게 됐다. 2018년 11월11일 티몰 매출만 2135억 위안(35조3684억 원)에 달했다. 다만 2017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정부 출범 후 미·중 갈등이 가시화된 이래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으며 가라앉는 분위기다.
중국 견제란 미국의 초당적 공감대이므로 민주당 조 바이든정부 시기를 거치며 중국 내수 침체는 심화됐다. 예전보다 저가품 선호 경향이 늘었다고는 하나 지난해 이날 하루 택배가 6억 건이었다니 규모는 여전히 엄청나다. 서버 다운과 배달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서버 확충·배송망 정비 노력 소식을 타오바오가 전한 바 있다. 인공지능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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