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을 제거하는 신약이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되면서 치매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글로벌 제약사 한국에자이는 11월 말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국내에 출시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해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입증된 신약이다.
레켐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완전 승인을 받은 최초의 항체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5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 치료제로 허가됐다. 레켐비 출시로 치매 치료의 중심이 증상 완화에서 질병 원인 치료로 전환될 가능성도 생겼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치료제다. 특히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protofibrils 및 fibrils)에 결합해 뇌 속의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3상 임상시험(Clarity AD) 결과 레켐비는 투여 18개월 시점에서 위약군 대비 27%의 질병 진행 지연 효과를 보였다. 임상 참가자들은 인지 기능 저하를 평가하는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 점수가 위약군보다 평균 0.45점 낮게 나타났다.
3년간 치료를 받은 공개연장연구(OLE) 결과에서도 알츠하이머병의 자연적인 진행 속도 대비 환자들의 CDR-SB 점수가 0.95점 줄어드는 등 지속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레켐비는 타우(tau) 단백질 수치가 낮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서 특히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3년간 치료를 받은 환자 중 59%가 질병 상태가 개선되거나 유지됐으며 51%는 인지 기능 점수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레켐비는 치료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뇌 영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ARIA는 뇌 부종·출혈·혈철소 침착 등이 포함된 증상으로 투여 중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여되지만 에자이는 환자가 집에서도 투여할 수 있는 자가주사제 버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오토인젝터 방식의 자가주사제는 기존 1시간 걸리던 정맥 주사 시간을 15초로 단축시킬 수 있으며 최근 FDA에 승인을 신청했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0만 명으로 이 중 70%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으며 5명 중 1명은 경도인지장애 상태에 해당한다.
한국에자이 관계자는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첫 약제로, 환자와 가족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며 “이번 출시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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