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항공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환율 변동에 민감한 항공업계가 고환율·수요 위축 등 겹악재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1419.2원으로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여 1400원대 환율을 기록했던 데 이어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한 영향이다.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환차손을 감당해야 하는 항공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300억 원의 환손실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료 등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항공기를 빌려 사용하는 저비용 항공사(LCC)의 경우 환율 상승의 손해가 더욱 크다.
또한 환율 상승으로 여행 수요가 줄어들 우려도 나온다. 환율 상승에 따라 항공·숙박 등 해외여행 경비가 오를 수 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이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여행 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등의 악재도 잇따르고 있다. 계엄 선포 이후 영국 외교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고, 미국도 시위 지역 등에 대한 여행 주의를 자국 국민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주한 외국 공관에 한국의 일상생활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외교 공한(공적 서한)을 보냈고 문화체육관광부도 관광업계에 한국 관광지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 등을 각국에 전파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환율 리스크로 우리 국민의 해외 여행 수요가 줄고 정국 불안에 방한 관광객이 줄어드는 상황이 빚어질 우려는 여전하다.
4분기 중 유일하게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연말 시즌도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업계가 여름 휴가 등이 있는 최대 성수기인 3분기를 지나 전통적인 비수기인 4분기를 맞이한 가운데 ‘계엄 후폭풍’이 들이닥치면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항공업은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 출국)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인바운드(외국인의 방한)는 외항사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고환율 때문에 아웃바운드가 위축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해외항공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이번 계엄 여파가 항공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 교수는 “수요 위축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반면 환율에 따른 리스크는 분명하기 때문에 고환율 국면이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따라 항공사의 수익성 향방이 갈릴 것”이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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