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국발 관세‧중국 시장 부진‧전기차 수요 정체 등 복합 위기에 ‘신차 출시’ 전략으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국가와 시장별 맞춤형 모델과 하이브리드 확대, 전용 전기차 투입으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까지 글로벌 최다 수준인 42종의 신차를 쏟아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21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덮친 삼중고(경기 침체‧보호무역 강화‧ 전기차 수요 둔화)속에서도 현대자동차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현대차는 2025년을 전환점으로 삼아 역대 최대 규모의 신차 출시와 전방위 친환경 전략, 현지화에 기반한 맞춤형 대응을 통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복합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에만 국내외 시장에 42종의 신차를 출시한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특히 그동안 시장에서 검증받은 베스트셀링카의 풀체인지(완전변경)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대거 포함돼 기대를 모은다.
이는 단순히 점유율 방어 차원이 아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선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공격적인 신차 투입으로 전기차 시장의 캐즘(수요 정체 구간)을 돌파하고 내연기관차 시장에서도 잔존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14종인 하이브리드 차량 모델을 2025년까지 20종으로 늘리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순수 전기차(EV)‧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다양한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본격 가동한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하이브리드 및 EREV 모델을 신규 탑재한다. 이는 고급차 시장에서도 친환경 수요가 본격화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국 등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재조명이 이어지는 만큼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된다.
각국 소비자들의 요구와 시장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도 강화된다. 중국에는 현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전용 전기 SUV를 투입하고 유럽과 인도에는 소형차 위주의 전략 모델을 내놓는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단순 현지 생산을 넘어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현지 요구를 반영한 ‘중국 특화 모델’을 통해 재도약을 노린다. 이는 최근 중국 내 점유율 하락을 반전시키기 위한 고심 끝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생산 현지화를 가속화하며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한다. 미국 내에서는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다양한 차종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현지 부품 소싱 다변화도 병행 중이다.
이러한 전략은 보호무역주의와 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공급망 불확실성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공장은 기존 내수 중심에서 탈피해 동남아‧중동‧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 거점으로 전환된다. 이는 현지 수요 부진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를 방지하고 글로벌 판매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 전략은 한정된 수요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위기 분산형’ 운영 구조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900억 달러(약 131조 원)를 R&D 및 인프라에 투자한다. 이는 신형 전기차 21종 개발‧차세대 자율주행 기술 확보‧친환경 파워트레인 고도화 등 전방위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
막대한 투자 규모는 단기적인 판매 확대를 넘어서 장기적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글 웨이모, GM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협업도 확대한다. 또한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연구개발비를 절감하고 신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수소 사업도 본격화된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통합하고 수소 밸류체인을 확장해 미래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전략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주도권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 글로벌 복합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신차 공세와 친환경 중심 전환‧지역 맞춤형 전략 그리고 대규모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현대차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과거엔 위기를 방어적으로 대응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그 틈을 비집고 올라서겠다는 공격적 전략이 인상적”이라며 “현대차의 이러한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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