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이후 경찰 수뇌부의 재판이 열렸다. 검찰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문을 증거로 신청한 가운데 경찰 관계자의 “국회를 가면 누구를 체포하겠냐”는 등의 녹취록이 재판장에서 재생 됐다.
검찰은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속행 공판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검찰은 앞서 24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재판에서도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을 증거로 신청했다. 국헌문란 목적 등을 입증하기 위한 취지였는데, 김 전 장관 측은 이에 증거로 채택될 수 없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재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단의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내란 실행 과정과 국회 봉쇄 지시 정황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판은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심리에서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12·3 계엄 당일 국회 봉쇄 등 내란 실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 수뇌부의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박창균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그는 계엄 당일 국군방첩사령부 요청을 받은 이현일 전 국수본 수사기획계장을 통해 ‘국수본 지원인력 명단’을 보낸 것으로 조사된 인물이다.
지난해 12월3일 오후 23시57분쯤 통화에서 “국회 가면 누굴 체포하겠느냐” 등 구체적인 실행 논의가 오간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은 내란 실행의 실체를 강조했다. 이 전 계장이 “명단을 빨리 달라”며 지원을 요청한 내용, 계엄이 해제된 후 박 전 과장이 “저를 나락으로 떨어 뜨리려고 했나”고 이 전 계장에게 묻는 녹음 등도 재생됐다.
두 사람은 통화에서 ‘국회의원들 차단했나’ ‘확인되면 출입시켰다. 중간에 전면 차단했다. 아마 포고령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는 식의 대화를 이어갔다. 둘은 계엄 당일 국회 출입을 차단한 것을 두고는 “국회경비대장(목현태 총경)이 독박을 쓸 거 같다”는 식의 대화도 주고 받았다.
박 전 과장은 “그 (정도 규모의) 인원으로 많은 인원들 사이에서 체포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평소 활동에 비하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고 밝혔다. 정치인 체포 활동 때문에 한숨을 쉬었던 게 아니냐는 검찰 질문에는 “예측할 상황이 아니었다”고만 했다.
특히 검찰은 조 청장 등 경찰 고위 간부들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직접 관여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에 경찰기동대를 배치하고,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출입을 막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이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지 못하도록 경찰청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국회의원 체포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문을 재판부에 증거로 신청했다. 이와 함께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군 장성 5명의 증인신문 조서·국회 국정조사 특위 회의록 등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이 자료들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및 국회 봉쇄 등 내란 실행에 직접 관여했음을 입증하겠다는 태도다.
한편 혈액암 투병 중인 조 청장은 항암치료를 이유로 이날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및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도 나오지 않아 윤승영 전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만 출석한 채 재판이 속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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