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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4주년 특집: 대한민국 부(富)의 지도를 다시 그리다] 스카이데일리가 창간 14주년을 맞아 10년 전 창간 4주년 특집으로 선보였던 ‘새로 쓰는 부촌 지도’를 다시 펼친다. 2015년, 본지는 한남동·서초동·청담동·성북동·테헤란로 등 전통적인 부촌들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조명하며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를 그렸다. 10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변화를 겪으며 부의 지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이번 기획특집에서는 지난 10년간 같은 지역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부호들과 유명 인사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추적한다. 또 단순히 부동산 가격의 등락을 넘어 부의 원천과 주체가 어떻게 변화하며 지역의 물리적·사회적 지형을 바꾸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전통적인 부촌으로 명성을 이어 온 지역들의 현재를 짚어 보는 동시에 새롭게 부상하는 여의도를 포함하여 대한민국 부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역동적인 변화의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할 것이다. 제조업과 금융업에 기반한 기성세대의 부가 ‘부의 보존’을 중시했다면 2025년의 부는 IT·엔터테인먼트·교육 등 새로운 분야에서 막대한 성공을 거둔 자수성가형 ‘뉴 리치’들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 부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찐 부자’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들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부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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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가 금을 캐는 땅, 한남동 ‘유엔빌리지’
지금 서울의 핫 플레이스는 어디일까. 20⸱30세대 중심으로 젊은이들은 도시재생에 성공해 힙한 동네가 된 성동구 성수동으로 몰리고, 기업 오너 등 부유층과 성공한 연예인들은 주로 용산구 한남동에 터를 잡는다. 이들 두 개 지역 모두 강남이 아닌 강북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은 강북에서 강남으로 넘어가는 교통 요지로 풍수명당으로 꼽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뒤로 남산, 앞으로 한강이 펼쳐진 배산임수의 땅에 거북이가 물을 마시고 땅에서 금을 만들어낸다는 영구음수(靈龜飮水) 형상의 길지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 삼성가는 이병철 창업 회장 시절 일찌감치 한남동 외인주택단지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그 맞은편 한남동 유엔빌리지에는 재계 서열 2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그의 1남3녀가 모여 살고 있다.
유엔빌리지는 단지 입구가 하나로 경비와 관리가 철저하다. 뿐만 아니라 한강 조망에 교통도 편리해 국내외 고위급 인사들의 집과 함께 외교 관저도 들어서 있다. 현재 유엔빌리지에는 내로라하는 부자들이 대거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현대차그룹 일가의 부동산이 많아 유엔빌리지 일부 지역은 ‘현대타운’으로 불리기도 한다.
유엔빌리지 밑으로는 삼성그룹 이건희 선대 회장의 둘째 딸 이서현 씨가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는 리움미술관과 이서현 대표의 삼성물산이 직접 운영하는 꼼데가르송 한남플래그십 등 세련된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창간 14주년 특집 첫 번째 시리즈로 한남동 유엔빌리지 일대를 소개한다.
‘그들만의 딴 세상’ 유엔빌리지
서울에는 부자들이 모여 사는 특별한 동네가 몇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진짜 부자’들이 사는 동네로 꼽히는 건 성북동과 한남동 유엔빌리지이다. 한남동 유엔빌리지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외부와 차단된 ‘우리끼리’의 쾌적함을 자랑한다. 한번 들어오면 잘 나가지 않는다는 동네, 재벌가와 유명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곳, 그래서 단독주택의 경우 매물도 흔치 않은 곳이다.
“무엇보다 프라이빗한 느낌이 좋죠. 단지 안은 조용하고 번잡하지 않지만 단지 밖으로 나가면 곧바로 쇼핑이나 외식 등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진 동네죠. 지하철역에서 가깝진 않지만 승용차로는 어디든 쉽게 갈 수 있고 입구가 하나라서 보안도 좋아요. 위층에 올라가면 남산도 보이고 한강도 보이고….”
한남동 유엔빌리지 주민 A씨의 말이다. 서미갤러리·호림아트센터 등을 지은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유태용 씨가 설계한 그의 집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대지 517㎡(약 157평), 연면적 657㎡(약 199평)에 단아하고 세련된 외관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가 사는 집은 유엔빌리지 안에서는 ‘조촐한’ 편에 속한다. 더 크고 화려한 집들이 많다는 얘기다.
유엔빌리지의 단독주택은 위치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사실 평(3.3㎡)당 시세도 따로 없다. 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도로가 있는 집보다는 A씨의 집처럼 문 앞에 공간이 확보된 집을 좀 더 쳐 주고, 한강변에 접해 있어 차 소리가 들리거나 입구에서 너무 멀리 안쪽에 위치한 집들은 가격이 좀 떨어진다고 한다.
부촌 1번지 유엔빌리지 두산타운?
유엔빌리지에는 현대차그룹 일가 외에도 두산가도 모여 산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현 벨스트리트파트너스 대표)은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두산 일가 전용의 두산 UV빌라를 지었다. 이후 조카인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한 호실의 소유권을 취득했으며 장남 박상우 두산 수석, 박 전 회장의 누나 박혜원 오리콤 부회장 등이 나머지 호실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박용만 전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빌라의 이름은 Mercer하우스로 지하 2층~지상 3층(옥탑 별도) 규모다. 전(全) 호실을 소유 중인데 각 호실은 전용면적 370.77㎡(약 112.15평), 144.77㎡(약 43.79평), 145.55㎡(약 44.02평), 208.67㎡(약 63.12평)다.
한진가(家)의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대지 1034㎡(약 313평), 연면적 611.4㎡(약 185평)에 야외 주차장과 경비실이 따로 마련된 주택에 살고 있다. 현재 시세는 약 164억 원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유엔빌리지 시세는 사실 단독주택의 경우 매물도 거의 없고 거래도 없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토지면적 기준 3.3㎡(약 1평)당 6000∼6500만 원선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강 조망 빌라엔 연예인·인플루언서들
입구가 하나여서 사생활 보호와 보안이 우수한 이곳은 유명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이기도 하다. 유엔빌리지 내 빌라는 50억∼200억 원의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유명한 고급빌라로는 한강 파노라마 뷰의 상월대, 전 세대 한강 조망 설계의 파르크 한남, 유럽 풍 외관의 고급빌라 헤렌하우스, 1개동에 단 4세대만이 거주하는 복층빌라 라누보한남 등이 있다.
유엔빌리지에 사는 연예인으로는 가수 엄정화, 블랙핑크 제니,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태양·탑, 엑소 백현 등이 있다. 배우 김혜수도 오래 거주하던 성북동 빌라를 떠나 전세로 거주하던 유엔빌리지 내 한남리버힐 한 호실을 얼마 전 80억 원에 매입했다.
블랙핑크 제니와 샤이니의 키는 전용면적 244.91㎡(약 74평)의 ‘라테라스 한남’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샤이니의 키는 이곳에 거주하다가 올해 2월 거실 창밖으로 한강 풍경이 펼쳐지는 스위트캐슬3의 루프탑 단독 테라스(정원) 세대로 이사했다. 라테라스 한남은 매각하지 않고 소유한 채 새 집에는 전세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거실 밖으로 야외 테라스가 갖춰진 라테라스 한남은 현재 200억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그런가 하면 요즘 뜨는 직업인 홈쇼핑의 쇼호스트 중에도 유엔빌리지에 입성한 사람이 있다. ‘홈쇼핑계의 핵인싸’ ‘홈쇼핑계의 전지현’으로 불리는 동지현 씨는 2023년 11월 전 호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고급빌라 상월대를 당시 40억 원에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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