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재계 추산 4755조 원에 달한다. 서남권에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팹(Fab)이 들어서고, 전국 곳곳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더해지면 대한민국의 산업 지도가 통째로 다시 그려지는 청사진이다.
과제가 적잖다. 특히 폭증하는 전력 수요 대책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수립총괄위원회가 공개한 전력수요 재전망에 따르면 메가프로젝트로 인해 2040년 연중 전력수요 전망치가 6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조합해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력의 ‘질적 불일치’는 해결 현안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항상 안정적으로 켜져 있어야 하는 반도체 공장의 기저 전원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원전의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다. 원전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무탄소·친환경 에너지로 평가받는다. 날씨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 또한 가능하다. 3대 메가프로젝트를 위해선 대형 원전 1기 용량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19기 분량에 해당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 및 대기 중인 원전은 총 26기다. 원전 건설을 추진할 때다.
그러나 화려한 청사진 뒤에는 ‘그 엄청난 전기를 대체 어떻게 공장까지 보낼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반도체가 우리 경제의 ‘심장’이라면 전력망은 그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첨단산업 전략은 전력망의 치명적인 ‘동맥경화’라는 거대한 병목에 가로막혀 있다. 송전망의 지중화 재원 확보 등이 요청된다.
정책 당국과 유관기관은 송전망 확충이라는 ‘공급’의 문제와 전기의 안정성·청정성이라는 ‘질’의 관리를 동시에 해결해야만 메가 클러스터의 온전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재인식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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