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여간 큰 게 아니다. 외교안보·통상 분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부동산·주식시장 불안으로 인한 민생경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노골적인 계파 갈등에 매몰되고 있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을 둘러싼 첨예한 당내 갈등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신천지 교인의 집단 입당 의혹을 놓고 지분 싸움마저 또 불거졌다.
김민석 대표의 민주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두 달이 지나도록 당내 주도권 다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최근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역전되는 현상까지 나타나자 당 내부에서조차 개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 (10월19일 발표) 결과 국민의힘 40.9%, 민주당은 36.2%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핵심 기반인 40대와 진보층, 수도권(인천·경기·서울)에서 지지율 낙폭이 크다. 6·3 지방선거 전까지 당 지지율을 견인했던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 또한 37.3%에 그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2028년 치러지는 제2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 후보보다 야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견제론’이 47%로, ‘정부 지원 위한 여당지지’ 34%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16일 공개)
민주당에 강한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여당 내 자중지란에서 비롯됐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예컨대 김민석 대표가 최근 신천지 교인의 집단 당원 가입 정황을 공개하면서 임시 봉합됐던 계파 갈등이 재점화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의혹의 실체가 명확히 규명되기도 전에 논란은 책임 공방으로 비화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했던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 연합’ 주장의 진위를 밝히라며 즉각 반발했다.
당 내홍(內訌)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깊어가자 당내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판국에 또 신천지까지 들고나오느냐. 도대체 민주당을 이해할 수 없다. 저러니까 이재명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김 대표께 말씀드린다. 당 대표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듣고, 이견을 조정하며, 당을 하나로 이끄는 자리다. 자존심을 세우는 데 쓸 힘이 있다면 우리 앞에 놓인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 달라”는 등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김 후보자 인선을 놓고도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추미애 경기지사와 김용민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이 대통령까지 소셜미디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상황이 연출됐다. 김 대표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훼손할 수 있는 당내 움직임을 제어해야 한다는 취지로 경고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결국 김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했다.
민주당은 내부 갈등이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는 사실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이뿐만 아니다. 소속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들의 막말·실언은 또 얼마나 큰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가.
여당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미 투자와 통상 협상을 압박하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한·미 안보협력 문제까지 불거졌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은 확대일로이고, 한때 화려한 성과로 주목받았던 주식시장은 ‘개미 무덤’으로 변모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민석 대표의 리더십 회복과 여당으로서의 국정 책임감을 분명하게 재인식하길 바란다.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엄중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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