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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명문 후손 건물<22>]-순천박씨중앙종친회
법정스님 박씨…왕건에 나라 바친 ‘견훤사위’ 후손
후백제 거둘 때 도와 개국공신…9선의원에 3연임 국회의장 박준규씨도 핏줄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8-31 12:37:16
 ▲ 순천박씨중앙종친회는 서울지하철 8호선 송파역 1번 출구 앞에 위치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빌딩은 약 17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순천박씨들의 모임인 순천박씨중앙종친회(이하·종친회)는 서울시 송파동에 17억 상당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종친회 빌딩은 일신여중, 잠실여고, 일신상고, 중대초등학교에 둘러싸인 학교 상권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8호선 송파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정도 걸리며 현재 건축 중인 송파헬리오시티와도 가깝다.
 
지난 1999년 1월 종친회가 매입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인 이 빌딩은 대지면적 197.3㎡(약 60평), 연면적 447.28㎡(약 135평) 크기다. 종친회 사무실은 3층에 있고, 4층에는 일반 가정집이 위치해 있다. 2층에는 불교 사찰이 있으며 지하 1층에는 식당이 들어와 있다. 1층에는 악세사리 전문점과 분식점이 입주했다.
 
빌딩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영진부동산 관계자는 “이 일대 지역의 토지 3.3㎡당 가격은 약 2800만원 정도로 볼 수 있다”며 “한 층당 공급면적이 98.52㎡(약 30평) 전후인 이 빌딩의 시세는 약 17억원 안팎”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빌딩 인근 건물의 1층에 들어온 공급면적 148.7㎡(약 45평)의 상가 임대료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80만원이며, 지하층이나 고층에 위치한 사무실들 역시 시세가 비슷하다”며 “이 빌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임대 수입은 층당 평균 120만원 정도로 종친회는 매달 총 360만원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했다.
 
장인 ‘견훤’ 돕다 고려 공신된 박영규가 시조…전국 20개파 8만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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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박씨중앙종친회 ⓒ스카이데일리
순천박씨의 시조는 고려시대 개국 공신 중 하나인 박영규(朴英規)다. 신라 54대 왕인 경명왕은 여덟명의 왕자를 두었다고 한다. 이중 7번째 왕자인 강남대군 박언지(朴彦智)의 아들이 바로 박영규다.
 
박영규는 원래 후백제를 창건한 견훤(甄萱)의 사위로, 후백제를 창건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935년 3월 견훤의 큰 아들인 신검이 막내 동생 금강을 죽이고 아버지인 견훤을 절에 유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어 견훤이 후백제를 탈출해 왕건에게 귀순하자 왕건의 고려에게 부의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왕건이 후백제를 침공할 때 박영규는 후백제 안에서 내응해 고려의 후삼국 통일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박영규는 삼중대광(三重大匡)이라는 벼슬에 이른다. 또 2남3녀를 두었는데 세 딸은 각각 왕건의 부인 중 하나인 동산원부인(東山院夫人)과 고려 3대 정종의 비인 문공왕후(文恭王后)와 문성왕후(文成王后)가 됐다고 전해진다.
고려사에 따르면 박영규는 순천의 옛 이름인 승주(昇州) 사람이었다. 박영규의 아버지인 박언지 시기부터 순천에 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순천박씨는 본관을 얻은 선조라는 의미의 득관조로 박난봉(朴蘭鳳)을 모시고 있다.
 
박난봉은 박영규의 9대손으로 충렬왕 시기에 대장군과 정승을 지내고 평양군(平陽君)에 봉해졌다. 여기서 평양은 지금 순천의 당시 이름이다. 중시조로는 충숙왕 때 보문각대제학을 지낸 박숙정(朴淑貞)을 모시고 있다. 박숙정은 박난봉의 4대손으로 추정된다.
 
순천박씨에는 원파, 문숙공파, 제주목사공파, 충정공파 등 20개의 파가 있다. 조선시대 순천박씨가 배출한 과거급제자는 모두 134명이다. 문과에 34명, 무과에 13명, 사마시에 85명, 역과에 2명이 합격했다. 2000년 통계청이 발표에 따르면 순천박씨는 2만7209가구 총 8만7631명이 있다.
 
 ▲ 박팽년은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사육신 묘역에 잠들어 있다. 순천박씨 충정공파는 박팽년의 직계 후손들로 멸문의 위기에서 간신히 살아난 박팽년의 손자로부터 시작한다. ⓒ스카이데일리


계집종 딸과 아들 바꿔치기해 명맥 이은 박팽년 며느리
 
순천박씨의 20개파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역사를 가진 파를 꼽으라면 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의 직계 후손들로 구성된 충정공파를 들 수 있다.
 
박팽년은 중시조 박숙정의 고손자이며 박중림의 아들이다. 세종대왕 때 문과에 급제한 후 18년간 집현전 학사를 지냈다. 지난 1453년 단종 즉위 후 우승지를 거쳐 형조참판이 됐다. 세조가 집권한 1455년에는 충청도 관찰사를 거쳐 다시 형조참판이 됐다.
 
하지만 1456년 박팽년은 성삼문 등과 함께 단종복위를 꾀하다 김질의 밀고로 발각돼 심한 고문을 받게 됐다. 처음에 복위운동이 밝혀졌을 때 세조는 박팽년의 재주를 안타까워하며 역모를 숨기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박팽년 역시 성삼문처럼 세조를 전하가 아니라 나리라 칭하며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세조가 박팽년에게 “네가 이미 나에게 신(臣)이라 일컬었고 내게서 월급으로 주는 쌀인 녹을 먹었으니 지금 비록 신이라 일컫지 아니해도 소용없다”고 하자 박팽년은 “나는 상왕의 신하로 충청 감사가 됐고 왕에게 올리는 보고서인 장계(狀啓)에도 나리에게 한 번도 신이라 일컫지 아니했으며 녹도 먹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세조는 박팽년이 자신에게 올린 장계를 살펴보니 과연 신(臣)자는 하나도 없고, 모두 거(巨)자로 쓰고 있었다고 한다. 또 세조로부터 받은 녹도 먹지 않고 창고에 쌓아뒀음을 알게 됐다.
 
때문에 사육신 중에서 박팽년은 고문으로 옥사하고 박팽년의 일가는 멸문지화를 당했다. 그의 아버지 박중림은 능지처사되었으며 아우들인 박인년, 박기년, 박대년도 처형됐다. 또 박팽년의 어머니, 처, 제수 등도 노비로 끌려갔다.
 
박팽년의 시호는 충정이기 때문에 그의 후손들은 충정공파라고 불리워지고 있다. 그의 묘는 노량진 사육신 묘역에 있다. 충정공파에는 박팽년의 손자로 전해지는 박비(朴卑)와 묘골박씨에 대한 일화가 있다.
 
단종복위로 박팽년 일가가 멸문 위기에 놓였을 때, 박팽년의 둘째 며느리는 임신한 상태에서 교동현감의 관노비로 가게 됐다. 이때 조정에서는 임신 중인 박팽년의 며느리가 아들을 낳으면 죽이고 딸을 낳으면 노비가 되도록 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마침 그때 함께 있던 계집종도 임신을 하고 있었다. 이에 박팽년의 며느리가 아들을 낳자 계집종의 아들로 숨기고 계집종의 딸을 노비로 보냈다. 이름도 비천할 비(卑)자를 넣어 박비(朴卑)라고 지었다.
 
이 후 박비가 장성한 뒤 이모부인 이극윤이 박비에게 자수할 것을 권한다. 이에 박비가 성종에게 자신이 박팽년의 손자임을 고했다. 이에 성종은 박비에게 유일하게 남은 옥구슬이라는 뜻으로 일산(一珊)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노비에서 풀어줬다.
 
그 후 박비는 후손이 없던 외가의 재산을 물려받아 99간 가옥을 짓고 지금의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묘리에서 살게 됐다. 그래서 순천박씨 충정공파의 다른 이름이 묘골박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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