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한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도 슈퍼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자영업·소상공인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제 역동성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지만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1년도 예산안 편성지침’과 ‘2021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확정했다. 내년도 재정지출 규모는 우한코로나 사태에 따라 사상 첫 500조원을 돌파한 올해 슈퍼예산을 뛰어넘는 ‘초슈퍼예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 확정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은 546조8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다만 우한코로나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위기와 마주하면서 재정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재정 지출 규모는 512조3000억원이다. 내년 재정 지출이 올해와 비슷한 9%대로 늘 경우 550조원은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 재정운용의 기본방향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견지하면서도 강력한 재정혁신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자영업·소상공인, 저소득층, 고용 취약계층 등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며 “이 같은 당면 현안을 해결하고 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해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장기 재정건전성 기반 확보를 위해 재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재정혁신을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우리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수준으로 혁신적 포용성장의 성과를 창출, 확산하기 위해 내년도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우선 우한코로나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자영업·소상공인의 재기를 지원한다.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라인 판로·스마트 상점 등 새로운 유통 인프라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우한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새로운 사회재난으로 반복될 가능성에 대비해 방역 치료 시스템을 고도화 할 계획이다.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과 바이러스 전문 연구소를 신설하고 관련 장비와 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마스크 대란 등 사례와 같이 보건비축물자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전략적으로 확보하고, 감염병 예방 백신과 사후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재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내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확충을 위해 바이오 헬스, 미래자동차, 시스템 반도체 등 신산업을 중점 지원하고 글로벌 유니콘 기업도 육성한다.
저소득층의 생계 불안이 예상되면서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보강한다. 기초연금을 기존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40% 이하에게는 30만원을 지급하던 것에서 소득 하위 7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해 재정 지원을 추진한다.
고용 불안이 예상되는 플랫폼노동자, 일용직 등 고용 사각지대의 안전망을 높이는데도 역량을 집중한다.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 동안 수당을 지급하고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도 안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해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도 확대하고 혁신인제 양성과 양질의 일자리를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정 투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당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의 적극집행 의지를 피력한 셈이나 재정건정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 512조3000억원을 편성하면서 60조2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도 34조3000억원보다 25조9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우한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정부는 11조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10조3000억원을 추가로 빚졌다.
이에 따라 올해 국가 채무 규모는 애초 805조2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 늘어난 815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9.8%에서 41.2%로 올라가게 된다. 이번 추경으로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82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예측한 내년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81조8000억원)를 이미 추월한 셈이다. 여기에 2차 추경도 이뤄지는 만큼 나랏빚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경기부진으로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국가 채무 규모는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재정지출 증가세로 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해 중장기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경제 역동성 회복과 혁신적 포용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에는 나랏돈을 중점 투자하면서도 불필요한 지출은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각 부처는 인건비와 법정경비 등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경비와 국정과제 투입 예산을 제외한 재량지출 10%를 의무적으로 구조조정한 뒤 예산을 요구해야 한다. 부처 자발적으로 구조조정한 내용에 대한 이행실적에 따라 기본경비를 늘리거나 줄이는 등의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를 부여할 방침이다. 구조조정 실적이 미흡하면 예산편성 과정에서 추가 구조조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일환 실장은 “지난해에는 부처에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요청했다면 올해는 훨씬 강도를 높여 10%를 의무적으로 구조조정한다”며 “구조조정한 예산은 부처별로 재원배분계획상 중점 투자 분야에 소요 우선하되, 그중에서도 지출 우선순위를 감안해 투자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3월말까지 부처에 통보될 예정이다. 각 부처는 편성지침에 따라 내년도 예산요구서를 작성해 5월 29일까지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9월 3일까지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강주현 기자/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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