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의 무리한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으로 애꿎은 서민 피해가 심각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22년까지 보유세 등 각종 세금의 기준이 되는 아파트 공시가격을 실거래가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취지로 급격하게 공시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에 대해 ‘공시지가 현실화’를 선언하면서 공시지가와 실거래가의 가격을 맞춰 나가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점점 상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2022년도에는 이 비율을 100%까지 올린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서울 강남 등 고가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현실적인 세금을 매기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극심한 경기침체에 우한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세부담 또한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전체 세수규모로 따지면 강남 지역의 세수증가분은 극히 일부분이고 서민가구의 세수증가분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만 놓고 보더라도 아파트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노원·도봉·강북 등의 지역에서도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세부담 증가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소득 수준을 놓고 상대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체감적으로 느끼는 세부담은 강남 지역에 비해 훨씬 크다고 성토하고 있다.
소형·저가 아파트 밀집 중산층 밀집지역 노·도·강, 공시가 급등에 세금폭탄 공포 확산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은 14.75%가 올라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을 일컫는 노·도·강 지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노원구의 대림벽산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114.39㎡(약34.6평) 호실은 지난해 공시지가가 6억1200만원이었으나 올해에는 7억700만원으로 9500만원이나 상승했다.
신안동진 아파트 전용면적 134.74㎡(약40.7평) 호실은 지난해 6억46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7억3300만원으로 올라갔다. 도봉구의 북한산 IPARK의 경우 전용면적 134.9㎡(약40.8평) 호실이 지난해 5억2200만원에서 올해 6억500만원으로 올랐다.
강북구의 미아뉴타운송천센트레빌은 전용면적 114.475㎡(약34.6평) 호실 공시가격이 지난해 5억6000만원에서 올해 6억8700만원으로 1억2700만원 급등했다. 동부센트레빌 역시 전용면적 114.82㎡ (약 34.7평) 호실이 5억700만원에서 5억9700만원으로 9000만원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실거래가의 최저 하한선이 되는 아파트 공시가격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레 노·도·강 지역의 실거래가도 올랐다. 이미 시세가 급등한 단지를 중심으로 기존에는 종합부동산 과세 대상이 아니었으나 올해부터 포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도·강 지역에선 긴장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 포함돼 생계에 부담이 될 정도의 금액을 보유세로 지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북구에 거주하는 장진섭(가명) 씨는 “아무래도 이곳 지역 주민들은 강남 등의 주민들보다 소득이 적기 때문에 체감적으로 느끼는 세부담 정도가 더욱 클 것으로 생각된다”며 “설령 수치상으로는 크게 올라가 보이지 않는 정도라 할지라도 이를 납부하는 입장에서 피부에 와 닿는 것은 다르다”고 토로했다.
“문재인정부 공시가 현실화 일방 추진은 부자증세 가면 쓴 서민증세”
손웅섭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북부 지부장은 “강북구 쪽은 서울 타 지역에 비해 아파트 시세가 낮은데도 이정도인데 다른 지역은 상황이 더욱 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타 지역에선 집 한 채 가지고 노후를 보내는 이들이 대출 받아서 종부세를 내야 할 형편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집을 갖고 있었을 뿐인데 집값이 올라가서 징벌 과세적인 성격의 세금을 과하게 부담해야 하니 조세저항이나 반감이 굉장히 강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꼬집었다.
손 지부장은 종부세 상승의 피해가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사는 이들보다는 실제 거주민에 더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하게 투자를 해서 소득을 얻었다 하면 상관없는 일이지만 대부분이 그렇지 않지 않다”며 “오히려 실거주자들이 상당히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실거주자들은 집값 상승을 체감적으로 느끼기 힘든게 현실인데 반강제적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면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며 “벌써부터 주변에서 과세가 강화된 것에 대한 반발이 엄청나게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세금 위주의 정책은 반드시 실패하게 되고 이런 파생적인 많은 문제들이 나온다”며 “기본적으로 세금으로 정책을 (관철)해 보겠다는 것은 조금 잘못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제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결국 또 다른 규제를 낳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종부세 부담이 높아질 경우 실거주민을 넘어 월세·전세 세입자들에 그 부담이 전가되는 ‘조세 전가’가 일어날 가능성도 조심스레 내다봤다. 심형석 SWCU 교수는 “장기적으로 본다면 공시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고 주택 소유자가 견디지 못하면 자신의 집을 전세 혹은 반전세를 주고 이사를 가버릴 가능성이 크다”며 “전세 혹은 월세를 받아 세금을 부담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의미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종부세 대상이 된 강남권의 사례를 들어 “실제로 강남에 투자한 사람들은 대부분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고 있다”며 “종부세 인상분을 월세로 충당하기 위함인데 이로 인해 전세 가격까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규제의 피해는 결국 전 국민의 몫인 셈이다”고 강조했다.
공시가격이 올라가며 종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노·도·강 주민들의 불안감에 대해 심 교수는 “실거주나 투자를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정책을 쏟아내면 결국 실거주민만 불리하다”며 “단기간에 그렇게 급격하게 올리는 것은 사실 시장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선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 이하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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