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을 위한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삶은 더욱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로 수입은 줄어든 반면 개별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한 건물·상가 보유세 인상의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 지출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우한코로나(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급기야 생업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급증하고 있다.
개별 공시지가는 보유세나 건강보험료 등 각종 세금과 부담금 산정 기준이 된다. 부동산 보유세는 공시지가에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곱합 방식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상가·건물주의 세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상가·건물주 입장에선 늘어난 세금을 임대료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의 공시지가 인상 조치가 전 국민의 부담을 늘려 생계를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공시지가 급등→세부담 증가→임대료 인상…文정부 세수확대 조치에 자영업자 생계 막막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공시지가 변동률은 전국 6.33%로 10년간 평균 변동률(4.68%) 대비 다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7.89%) △광주(7.60%) △ 대구 (6.80%)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전체 표준지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5.5%이며 지난해(64.8%) 대비 0.7%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등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높은 지역의 보유세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성동구가 11.16%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강남구(10.54%) △동작구(9.22%) △송파구(8.87%) △서초구(8.73%) 등이 뒤를 이었다. 종로구는 4.11%로 서울에서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스카이데일리는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임대료 부담 증가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중구 명동과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인 종로구 동숭동(대학로)를 찾았다. 두 지역의 피해 정도만 파악해도 나머지 상권의 피해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우선적으로 찾은 곳은 과거 ‘젊은의 메카’로 명성을 떨쳤던 동숭동 상권이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동승동 한 상업용 토지(580.4㎡)의 올해 표준치 공시가격은 ㎡ 당 149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공시가격인 1410만원과 비교해 80만원 올랐다. 약 5.67% 뛴 셈이다.
대학로 상권의 공시지가는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폭이 적었지만 상인들이 느끼는 부담은 다른 지역 못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종로구 동승동에서 치킨 프렌차이즈를 운영하는 김영중(50대·가명) 씨는 “땅값이 크게 오른 탓에 건물 임대료도 올랐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한코로나 사태로 고객이 감소하면서 일 매출이 40%나 줄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시지가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것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인 줄 알았다”며 “정확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을 감안해 공시지가를 책정해야 하는데 현 정부는 시장원리는 무시한 조치로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승동 혜화역에 위치한 패션 브랜드 점주 이미란(43) 씨는 “경기 침체로 상권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건물주들의 보유세 부담이 임차인들에게 전가돼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한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장사를 접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구 명동은 전국에서도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명실공이 대한민국 대표 상권이다. 서울 중구 충무로1가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공시지가는 1㎡ 당 1억9900만원으로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보다 8.74% 오른 수준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사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의 보유세는 지난해 1억2209만원에서 올해 1억8207만원으로 세부담 상한(5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 다른 건물들도 공시지가가 크게 오르면서 건물주의 보유세 부담은 세부담 상한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이곳 역시 대학로와 마찬가지로 건물주의 보유세 부담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 명동 인근에서 돈까스 프렌차이즈를 운영하는 이윤호(60대·가명) 씨는 “지난해 공시지가 상승으로 세부담 상한에 걸려 미반영됐던 보유세가 올해로 이연되는 데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상향 조정돼 건물주의 보유세 부담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건물주의 보유세 부담이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文정부의 부자타깃 반(反)시장 정책, 상권·자영업·서민경제 붕괴 초래할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시지가 상승 여파로 인한 보유세 부담이 세입자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주요 상권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상권 붕괴 현상과 자영업자 생계위기 등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공시지가 현실화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에서 공시지가를 올리게 되면 부동산의 조세의 전가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며 “소유자들은 세금을 부담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소유자들이 세입자와 부담을 나누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정부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입각해 무리하게 부동산 시세를 조절하지 말고 속도 조절을 통해 세금부담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