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세계 유수의 혈액 제제 기업들이 참여하는 ‘코로나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에 합류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실적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섞인 시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0일 GC녹십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에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높아졌다.
현재 GC녹십자의 신용등급은 ‘AA-’ 등급이다. 여기서 한 단계 아래만 내려가도 A급으로 떨어진다. AA급과 A급 기업은 채권시장에서 전혀 다른 대우를 받기에 GC녹십자는 신용등급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와중에 GC녹십자는 12일 15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1일 대비 0.33%(500원) 증가하며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지난 8일 오전 GC녹십자가 코로나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번 호재는 GC녹십자에 한동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이번에 결성된 얼라이언스는 미국·유럽 등에서 코로나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면역 항체를 추출해 고면역글로불린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혈장치료제가 개발되면 전세계에서 유행중인 코로나 치료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여 실적 악화에 시달려온 GC녹십자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는 GC녹십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5년간 GC녹십자의 실적은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실적(연결 기준)을 살펴보면 △ 2015년 매출액 9753억원, 영업이익 970억원, 당기순이익 868억원 △ 2016년 매출액 1조478억원, 영업이익 917억원, 당기순이익 957억원 △ 2017년 매출액 1조2879억원, 영업이익 903억원, 당기순이익 567억원 △ 2018년 매출액 1조3349억원, 영업이익 502억원, 당기순이익 34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GC녹십자의 매출액은 1조3697억원으로 최근 5년간 매출액 규모가 꾸준히 증가한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해마다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낮았고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중 처음으로 1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분기별 실적을 살펴보면 GC녹십자의 경영 상황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536억원으로 같은 해 3분기 3697억원 대비 4.4% 떨어졌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173억원으로 같은 해 3분기 영업이익 366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는 2018년 4분기 영업손실 56억원보다도 208.2%나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24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같은해 3분기 224억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한 실적인데다 2018년 4분기 당기순손실 29억원 대비 739.6%나 하락한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GC녹십자의 실적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07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2.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보다 83.6% 개선되며 적자 규모를 줄였으나 39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283.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GC녹십자는 주력 품목인 수두 백신과 독감 백신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 영업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GC녹십자의 해외 수출은 지난해 대비 22.9%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GC녹십자의 순수익은 여전히 적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급수수료와 광고비 등의 증가로 판매관리비가 크게 증가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GC녹십자의 판매관리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관리비 추이를 살펴보면 △ 2015년 2135억원 △ 2016년 2473억원 △ 2017년 2765억원 △ 2018년 295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GC녹십자의 판매관리비는 3321억원으로 3000억원대를 상회했다.
GC녹십자가 투자한 관계기업의 손실이 커지는 것도 악재다. 지난해 GC녹십자는 28억원의 투자손실이 발생했다. 이익을 낸 투자기업도 많았으나 캐나다에 진출한 Green Cross North America Inc.와 미국에 진출한 Green Cross America Inc.가 각각 93억원, 21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투자손실액을 늘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GC녹십자의 재무구조가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 개발 재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윤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향후 해외 임상과 품목 허가 진행을 위한 연구개발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라 영업수익성 회복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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