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한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장 확실하면서도 유일한 해결책으로 규제완화 등 친기업 정책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가 지목되지만 정작 국회는 친노동·반기업 행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180석 이상을 차지한 범여권은 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친노동·반기업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범여권이 추진 중인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사실상 기업활동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경제는 고사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180석 차지한 슈퍼여당, 브레이크 없는 친노동·반기업 법안 발의 박차
지난 4월15일 치러진 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한국노동자총연맹(한국노총)과 정책연대를 맺고 친노동 정책 입법을 약속하며 ‘친노동 패키지 공약’을 내놨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대승한 이후 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한국노총의 친노동 패키지 공약의 파생 법안을 연이어 발의했다.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소정근로시간과 상관없이 계속근로기간이 1개월 이상인 근로자에 대해 퇴직급여제도를 의무 설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 달 만 일을 해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8일 상법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 도입 △집중투표제 전면도입 △이사해임요건 마련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전자투표제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대부분 경영권을 제한하거나 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내 진보정당 중 하나인 정의당도 21대 국회 개원 이후 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2017년 고(故) 노회찬 의원이 발의했으나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해당 법안에는 사망사고 등의 산업 재해가 발생했을 때 위험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형사처벌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험방지 업무를 소홀히 하도록 지시한 경영 책임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사업주 등에 재해 사고를 입증하도록 하는 조항도 들어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앞으로 176석을 보유한 거대여당발 친노동정책이 우후죽순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4·15총선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 등의 친노동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철폐, 임금권리 보장을 위해 임금분포공시제 등을 도입하기 위한 입법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노동이사제 도입, ILO(국제노동기구) 기본협약 비준 단계적 추진 등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상황에 기름붓는 친노동·반기업 입법 폭주에 ‘코리아 엑소더스’ 현실화 우려
다수의 경제전문가들과 재계 관계자들은 18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해 자체적으로 언제든 법안 처리가 가능한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심각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심지어 노동계 내부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친노동·반기업 법안 발의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경우 결국엔 노동계 뿐 아니라 전 국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미 우리나라 고용율과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연이은 법안 통과로 기업활동이 위축될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례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3만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2000명이 감소했다. 지난 3월과 4월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8만3000명이나 감소했다.
실업자 수는 전월 대비 13만3000명 늘어난 127만8000명으로 나타났으며 실업률은 0.5%p 오른 4.5%를 기록했다. 실업자와 실업률 모두 같은 달 기준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 등이 통과될 경우 고용율과 실업율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1년 미만 근속 노동자는 497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경우 고용주에게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고용주 입장에선 인력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퇴직금과 월급의 이중수혜를 막기 위해 급여 감축도 예상된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월급은 노동에 대한 보상을 하는 것이고 퇴직급은 회사 성장에 기여한 부분에 대한 보상을 위한 제도다”며 “한 달을 일을 하고 퇴사를 했는데 과연 그 사람이 회사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할 수 있겠느냐. 만약 한 달을 일하고 퇴직금을 받는다면 이중수혜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조 교수는 “퇴직금 지급으로 인해 기존 근로자들의 급여는 물론 신규채용도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고용이 줄어든 상황에서 퇴직금 부담까지 더해지면 결국 사람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상법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우려감이 뒤따른다. 가뜩이나 법인세 인상,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 등 각종 규제와 친노동 성향 정책으로 인해 국내 기업환경이 열악한데 상법개정안 등으로 인해 기업의 경영권마저 위태로워지면 결국 국내 기업들이 우후죽순 해외로 이전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례로 상법개정안에 포함된 다중대표소송 제도는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를 게을리 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을 때 일정 수 이상의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할 수 있는 제도다. 해당 제도가 도입될 경우 기업의 소극적 운영이 불가피해지고 소송이 난무하는 상황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임 등도 다른 국가에서는 입법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상법개정안 등 반기업 정책에 대해 “모회사 주주의 소송 남발 가능성 때문에 자회사 이사들이 위험을 피하는 소극적 경영을 하게 될 것이다”며 “또 해외자본 등의 외부세력이 사측의 주요 의사결정에 반대하거나 단기 수익 실현에 도움이 되는 경영 전략을 무리하게 요구해도 반대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범여권의 친노동·반기업 입법 시도에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 원장은 “지배구조 규제, 내부거래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반기업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업할 환경이 많이 훼손될 것이다”며 “결국 우리나라에선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불가능해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게 되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다”고 경고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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