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거꾸로프로젝트 팀은 ‘옛것에 비춰 오늘의 해법을 구하다’라는 의미를 모토로 전통을 텍스트로 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국악을 새롭게 인식시켜 전통 음악의 저변확대를 목표로 활동하는 창작 그룹이에요. 저희는 음악 공연뿐 아니라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한 연극, 애니메이션, 무용 등 여러 분야와의 융합작업 및 자체 기획공연 등을 통해 다채로운 융복합형 공연물을 창작하고 공연하고 있어요.”
10월 어느 저녁 분당에 위치한 한 연습실에서 공연팀 ‘거꾸로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채지혜 대표(39)와 소리꾼 박정미 씨(33), 소리꾼 서의철 씨(26), 대금 연주자 김성현 씨(32), 피리와 생황 연주자 김소엽 씨(31), 드러머 장영구 씨(29) 등 멤버들을 만난 기자 일행은 90분가량의 인터뷰 시간 동안 흥미로운 그들의 음악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채지혜 대표가 먼저 자신과 팀에 대해 소개했다.
“저는 본래 피아노와 작곡을 전공했어요. 그러다가 실용음악을 공부한 지 20년 가까이 됐고 국악 작곡을 하기도 했어요. 거꾸로프로젝트의 곡은 주로 제가 작곡하고 있죠. 팀을 운영하는 리더이자 연장자로 멤버들을 이끌고 있어요. 팀 결성이 2017년에 이뤄졌으니까 올해로 3년이 넘었네요. 예술 분야가 다 그렇지만 음악은 특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들으면 눈물이 나거나 행복감에 젖기도 하잖아요. 저희는 국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하는 그런 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죠.”
‘거꾸로프로젝트’는 팀 창단 이듬해인 2018년 4월 정규 1집 ‘Go back’을 발표해 국악이 좀 더 대중에게 친밀한 음악이 되도록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보여줬다. 거꾸로프로젝트는 2018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 창작지원사업, 2018 수원문화재단 유망예술가 선정뿐 아니라 2018 서울아리랑 페스티벌, 2018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국회음악회, 2019 주 인도한국문화원 재즈순회단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통음악에 다양한 음악과의 절묘한 접목 시도로 독창적인 음악 창조
팀의 멤버 중 200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이자 201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이기도 한 소리꾼 박정미 씨는 올해로 28년째 프로 국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올해 99세인 이은주 명창의 제자이다. 2014년 벽파국악대제전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 벽파대상과 2018년 상주전국민요경창대회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국악계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다. 박 씨는 국악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로 28년이 넘게 국악을 하고 있고 경기민요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소리꾼 박정미예요. 어린 시절부터 국악을 하시는 어머니를 따라다니면서 국악을 좋아하게 됐어요. 저는 ‘창부타령’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소절에서 부르는 창자마다 다양하게 부를 수가 있기 때문이에요. 창자가 올려서 부르거나 낮춰서 부를 수도 있어요. ‘칙칙폭폭 민요유람’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이 공연은 전국팔도 민요를 다 짚으면서 지역마다 사투리로 하는 재밌고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는 국악의 매력을 보여줬죠.”
팀의 막내인 서의철 씨는 26세의 어린나이이지만 국악을 한 경력은 20년이 넘는다. 그는 박동진 명창의 제자로 아리랑예술단의 악장을 역임했고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과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바쁜 가운데 끊임없는 연습과 꾸준한 노력으로 국악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5세 때부터 국악을 시작했으니 20년이 넘는 시간을 국악에 몸담고 있는 셈이죠. 저에게 국악은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집안에 국악을 하시는 분이 안 계셨지만 어린 시절부터 국악이 좋아서 매일 CD를 매일 들으면서 국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키웠죠. 우리 국악의 전통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국악 활동을 하고 싶고 또 사람들이 국악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소리꾼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고 해요.”
피리, 태평소, 생황을 연주하는 김소엽 씨는 연주경력 17년으로 중요무형문화재 피리정악 및 대취타 보존회 이수자이기도 하다.
“피리는 전통음악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악기에요. 소리가 크고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는 매력이 있죠. 거꾸로프로젝트의 ‘청춘 비나리’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은 경기민요와 판소리의 특징을 담고 주술적인 선율과 현대적인 화성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져 서로 매기고 받으며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세련미를 느끼게 하는 곡이에요. 저희 팀의 색깔을 잘 나타내주는 곡으로 국악이 아직 낯선 분들께 추천하고 싶네요.”
대금을 연주하는 김성현씨는 대금을 한 지는 18년 정도 됐는데 온나라국악경연대회 대금부문 금상과 KBS 국악대경연 대상을 수상했다. 어려서부터 클래식을 들으며 자랐고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형이 국악을 먼저 시작하면서 자신도 국악중학교에 입학해 대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에 관악기들이 다양하게 있지만 대금은 대나무의 거칠면서도 포근한 음색을 지녀서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악기죠. 하지만 연주하기엔 결코 만만치 않은 악기에요. ‘회상’이라는 곡을 들어보면 밝으면서 듣기 편한데 연주하는 사람들은 고난도의 곡으로 생각해요. 공연 때 청중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죠. 하지만 혼자 연습하는 것보다 팀과 함께 하니 더 재밌어요. 국악의 매력은 계속 발전해 나가면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서양음악과 결합이 되기도 하면서 활동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죠.”
‘거꾸로 프로젝트’에서 드럼을 담당하고 있는 장영구 씨는 중학교 때부터 드럼을 치기 시작해서 올해로 활동한 지 15년 정도 됐다.
“저는 어려서 음악, 미술, 체육을 다 좋아했는데 음악을 배우면서 특히 드럼에 흥미가 생겼어요. 드럼을 잘 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드러머들의 음악들을 많이 듣고 연습하는 게 중요하죠. 저 역시 그렇게 부단히 연습했죠. 지금은 재즈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음악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공부하면서 저 자신만의 드럼 연주를 찾아가는 중이에요.”
채 대표는 거꾸로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음악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3색 소리극 ‘흥보가’와 최근 비대면으로 곤지암에서 공연했던 ‘만담콘서트 칙칙폭폭 민요유람’에 대해 설명했다.
“3색 소리극 ‘흥보가’는 숨겨진 이야기로 만들어졌어요. 전래동화 ‘흥부전’ 이야기를 융·복합 음악극으로 재구성했죠. 판소리 흥보가의 권선징악이라는 교훈은 살리면서 현대인들이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해학적 요소를 적절하게 녹여냈죠. 3색 소리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의 전통 성악인 판소리, 민요, 정가의 매력을 모두 느껴볼 수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재즈, 이디엠, 팝 등 전통음악 외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밴드 사운드 음악의 풍성함을 더했죠. 저희는 다소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국악에 대한 편견을 깨버리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공연 콘셉트를 통해 대중에게 우리 음악의 멋과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어요.”
20일 곤지암에서 공연한 ‘만담 콘서트 칙칙폭폭 민요유람’은 1899년 우리나라에 기차가 생기며 이루어진 문물의 교류, 인적물산의 교류가 배경이다. 이 시기에는 우리 음악 또한 마찬가지로 크나큰 변화가 생겨났다. 예전엔 산과 강에 가로막혀 그 지역에 가야만 향토음악을 들을 수 있었지만 경성방송국이 생기며 전국 팔도의 명창들이 경성에 모이게 되는데, 경성방송국에 가기 위해 열차에 오른 그들의 이야기를 만담과 우리 소리로 풀어놓은 것이다. 채 대표는 마지막으로 최근에 있었던 ‘충남의 노래’ 대상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충남의 노래’ 전국 공모전에서 거꾸로프로젝트 팀이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어요. 10월 5일 진행된 본선에서 10팀 가운데 저희 팀의 ‘충남의 노래’가 대상을 받은 거죠. 저희가 대상을 탈 줄 몰라서 너무나 기뻤어요. 많은 축하를 받은 것도 좋지만 충남에서 저희 노래가 불리게 돼서 기쁘고 신기하기도 해요. 또 충남의 소리꾼들과 하는 공연이나, 지역축제 공연 등 새로운 기회도 생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죠. 지난해에는 월간 앨범을 하나씩 내기도 했는데 내년 1월에서 2월즈음 새 앨범도 준비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정기공연을 통해 꾸준히 청중 곁으로 다가갈 계획이에요.”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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