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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악순환…청년구직자 43% “구직지원금 받았다”

1인 평균 199만원 지원받아…‘생활비’에 가장 많이 쓰여

22% “구직지원금 부정적”…구직에 쓰이지 않는 경우 多

허경진기자(kjheo@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1-06 09: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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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구직자 43%는 구직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0 노원 일자리 박람회 및 창업한마당’ 행사장 모습. [스카이데일리 DB]
 
청년구직자 4명 중 3명이 구직지원금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지원금 규모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취업을 포기한 채 오로지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 삶을 이어나가는 청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앱 알바콜이 2030 청년 구직자 1300명을 대상으로 ‘구직지원금 실태’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먼저 지난 한 해 ‘정부 및 각 지자체 등에서 청년구직지원금을 받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43.1%로 나타났다. 이들이 수급한 지원금은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원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32.4%) 및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여건을 긴급 지원하는 목적의 ‘청년특별구직지원금’(18.7%)으로 각각 조사됐다. 수급 금액은 평균 199만원(주관식 입력)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청년구직자들의 76.4%는 구직활동지원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21.7%였다.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일자리, 아르바이트가 없는 와중에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었음’(31.3%)이 1위로 꼽혔다. 실제로 지원금 사용처 단일항목 1위는 ‘생활비’(25.7%)였다. 이어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고 취업준비가능’(27.5%) △‘평소 관심 있던 직무분야 공부를 합리적으로 수강할 수 있음’(17.6%) 등의 순이었다.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실제 구직활동에 쓰이지 않는 경우가 많음’(9.8%)이 1위로 꼽혔다. 이외에도 △‘수급기준이 까다로워 받기 어려움’(7.9%) △‘구직지원금 규모가 작음’(4.0%) 등이 있었다.
 
구직자들에게 향후 청년구직지원금의 개선방향에 대해서도 청취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꼽인 의견은 ‘가입요건 완화’(22.4%)였다. 이어 △‘구직활동 외 사용에 대한 심사기준 강화’(17.4%)가 꼽혔다. 지원금 수급대상을 확대하자는 의견과는 별개로 지원금이 구직활동 취지에 맞게끔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구직지원금 사용처 1위가 생활비였다는 점도 이 주장에 힘을 싣는다.
 
실제로 일부 청년들은 정부 지원을 이유로 재취업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며 지원금을 구직활동이 아닌 다른 곳에 쓰고 있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취준생 구근학 씨(28·남)는 “대학을 졸업해서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6개월간 청년구직지원활동금을 받을 생각에 조급함이 사라졌다”며 “청년구직지원활동금으로 평소 갖고 싶었던 시계나 하나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취준생 김준임 씨(26·여)는 “매달 50만원씩 6개월 동안 총 300만원의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받았다. 평소 용돈을 받기 때문에 어차피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그 돈으로 평소 갖고 싶었던 명품백과 화장품, 옷을 사는데 소비했다”며 “청년구직지원활동금 등 정부 지원금이 워낙 빵빵하다 보니 주변 친구들도 정부지원금으로 플렉스(과시형) 소비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며 나태한 생활을 영위하는 국민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각종 규제로 인한 기업 활동 위축으로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는 상황에서 무차별적으로 뿌려대는 정부 지원금은 중독성 높은 사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실업급여, 구직활동지원금 등은 복지의 역설이다”며 “실업급여, 구직활동지원금 등은 열심히 일하다가 뜻하지 않게 일자리를 잃어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정부가 조금 도와주는 건데 오늘날의 실업급여는 방이 따뜻하다 보니 밖에 안 나가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두 사람도 아니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데 그 세금은 다 누가 내고 유지는 어떻게 될 것인지 고심해봐야 한다”며 “청년들이 자기 자력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지금처럼 국가에 등을 기대고서 어떻게 살아나갈지 의문이다”고 우려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람은 극한 상황에선 죽기 살기로 하는 정신이 있다”며 “청년들에게 안정망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정부의 각종 지원금은 의존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지원금을 활용해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듯 현 복지제도의 충분한 검토와 지원금을 받는 사람들의 정확한 통계 데이터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옥동석 인천대학교 무역학과 교수(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올해도 청년들이 구직활동지원금 등을 지원 받고 취업을 하지 않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며 “청년층에게 구직활동지원금을 받고 사는 게 좋은지, 월급이 적더라도 안정적인 월급 또는 사업을 해서 독자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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