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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봄…K방역 겨울은 언제 끝나려나
박선옥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6 00:02:57
 
▲ 박선옥 부장 (국제부)
 영국에 4월의 봄이 찾아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봉쇄령을 완화하고 상점, 미용실, 체육관, 야외 술집 등의 영업을 재개했다. 올해 1월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로 인하여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강력한 봉쇄령을 내린 지 약 3개월만에 되찾은 일상이다. 봉쇄령이 해제되자 많은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거리로 나서 일상을 만끽했다. 런던 소호 주점의 야외테이블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마스크 없는 얼굴로 포옹하며 축배를 들었다. 또 그간 온라인 주문만 가능했던 옷가게와 신발 가게도 영업을 개시해 손님을 맞았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몇 달 만에 이발을 하며 봉쇄 완화를 기념했다.
 
영국의 이러한 조치는 빠른 코로나19 백신의 보급으로 항체 보유자가 증가함에 따른 것이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현재 영국 인구 약 6800만명의 절반 이상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상태다. 유니버시티칼리지오브런던 연구팀은 코로나 면역력을 지닌 영국 국민의 비율이 73.4% 라고 발표하며 집단 면역 단계에 들어섬을 발표했다. 즉 국민 상당수에게 항체가 생겼기에 바이러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임을 예측한 것이다.
 
지구 반대편 이곳 대한민국, 마스크 속에서 주어진 공기만을 겨우 들이쉬던 우리들은 자유를 누리는 영국 국민들의 모습을 보며 부러움과 실망감으로 더욱 숨이 막혀온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의 패턴이 무너진 지도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코로나로 인하여 경제는 망가지고 국민은 고통 받고 있다. 모두가 지금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올 2월부터 의료진, 요양병원 입소자 등 1분기 대상자를 상대로 백신 접종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9월까지 전국민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집단면역의 시점이 더욱 늦춰지고 있다. 이달 11일 우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30세 미만 대상 접종을 중단했다. 30세 미만에서 발생될 수 있는 혈전증의 위험에 따른 것인데, 문제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대체할 다른 백신이 언제쯤 도입될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4일 제약업체 모더나는 미국 우선 공급 원칙을 발표했다. 그에 따라 2분기에 국내 도입 예정이던 모더나 백신의 물량 확보가 불확실해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백신 계약에 뒤늦게 나섰기에 언제쯤 계약 물량을 도입할 수 있을지 단언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보유한 코로나19 백신을 모두 사용해도 전국민의 6.5%만 접종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코로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방법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이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은 코로나 시국의 해결만을 바라며 K-방역의 지침에 고분고분 따랐다. 자영업자들은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 가게의 문을 닫았고, 국민은 5인 이상 집합금지 원칙에 따라 가족과도 거리를 두면서 마음만을 주고받으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사회적 옥살이’와 다를 바 없는 국민의 희생과 기다림이 무색하게 백신 접종 계획이 틀어지고 있으니, 장차 실현될 집단 면역을 기대하며 오늘을 견뎌 보자는 말조차 건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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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론 지금과 같은 방역 방침이 과연 유일한 답인지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로 인한 희생과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희생의 무게를 잰다면 과연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 현재 코로나로 인한 희생은 확진자 수 또는 사망자 수를 집계하고 통계를 내어 그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한 통제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이 받는 고통은 정량화하기 어렵다. 세상과의 갑작스런 단절로 인한 노년층의 무기력증, 취업난으로 인한 20대 우울증, 코로나 방역에 따른 경영난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경제적·심리적 압박...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분장애, 즉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1만명을 훌쩍 넘었다.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 11만명의 거의 10배에 해당한다. 물론 우울증의 원인이 모두 코로나인 것은 아니겠지만 우울증 환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특히 전체 연령대에서 20대가 가장 많은 비율(16.8%)을 차지한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도대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재난 속에서, 우리는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었다.
 
영국은 오는 6월 봉쇄 정책을 완전히 풀고, 7월엔 전 국민에게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하는 계획에 따라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영국 국민들이 약 3달간의 봉쇄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예측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이 순차적으로 실행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 어떠한가. 계속 2주, 3주 간격으로 연장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속에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그 와중에 정부는 백신 공급 현황과 도입 계획에 관한 구체적 근거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접종 계획도 수시로 바꾸니 국민들의 불안감만 더욱 가중될 따름이다. 코로나로 인한 고통, 그리고 코로나 방역과 통제로 인한 고통 모두를 고려하여 이제는 더욱더 냉정하게 K-방역의 방향을 모색하고 어느 쪽으로든 희생이 덜한 쪽을 과감히 선택해야 할 때다. 그리하여 국민이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오늘을 견딜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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