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4·7재보궐선거 승리로 정치권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점차 평행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제 유권자들 시선은 범야권 통합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야권 양대 축인 국민의힘, 국민의당 간의 합당 여부가 큰 이슈다.
일각에서는 지지부진한 논의 추이를 두고 합당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지만 얼마 전 두 당의 합당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주목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바로 전날 합당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정치권 “국민의당,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하루 전 합당여부 최종 결정”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당초 당헌상 절차인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해 합당 여부를 가린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29일 최고위원회(최고위)를 열어 결정하는 방향으로 최근 잠정 선회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원들 사이에 안철수 대표 결단에 따른다는 의견이 높다는 의견을 존중했다. 다만 변경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합당여부를 결정 짓는 시점을 두고 각종 해석이 분분하다. 29일은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을 위한 의원총회(30일)가 열리기 하루 전이다. 주호영 원내대표 임기는 5월 29일까지이지만 그가 당권 도전을 선언하게 되면 조기사퇴 확률이 높아진다. 단일지도체제 하의 당대표는 대선주자 선정 과정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 여부는 안 대표의 대권 도전 여부와도 직결된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당대표가 정책위의장마저 임명할 수 있도록 최근 당헌을 개정해 차기 당대표는 과거 총재 체제 시절 못지않은 권한을 휘두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국민의당 최고위, 국민의힘 의총이 ‘우연찮게’ 비슷한 시기에 열리게 된 배경에는 주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 여부와 대항마 격의 타 당권주자 행보를 지켜보고 대권 도전의 득실을 따지려는 안 대표 계산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력 당권주자인 주 원내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대권주자들의 운명도 달라지게 된다”며 “주 원내대표, 타 당권주자들이 선호하는 잠룡과 그렇지 않은 인물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제1야당의 높은 벽을 실감한 안 대표는 합당의 필요성은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안 대표도 주 원내대표 출마 여부와 이에 따른 타 당권주자들 출마 여부를 주시하는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이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안 대표 대망론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19일 MBC라디오에서 서울시장 선거 정국이었던 지난해 12월 안 대표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언급하면서 “지금도 유효하다”면서도 “대선 후보 선출과정에서 안철수가 빠진다면 흥행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으로의 흡수통합도 일축했다. 이 총장은 “우리가 중도실용 노선을 강조하는 정당이다보니 당의 가치나 이런 부분들이 통합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이 돼 균등하게 가야 한다”며 “합당하게 된다면 당 대 당 통합이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염두에 둔 대권주자에 정치권 시선 집중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여론의 시선은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염두에 둔 대권주자가 누구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앞서 주 원내대표가 안 대표를 염두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려고 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속내를 감추고 있다. 그는 김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공세다”며 강력 부인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와 안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회동해 여전히 김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 사람은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73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바로 옆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마스크를 쓴 탓에 입모양이 드러나지 않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주 원내대표는 “(합당은) 순리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주 원내대표와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발언했다.
여타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지지하는 대선후보군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금도 당내 조직인 ‘약자와의 동행(약동)’을 통해 국민의힘에 적잖은 입김을 불어넣는 것으로 알려진 김 전 비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적잖은 인물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김 전 비대위원장은 자체 발광체가 되기 어렵다”며 “그의 정치적 입지는 윤 전 총장 멘토라고 얼추 짐작되고 아마 야권 전체 정권교체를 총연출하고 싶은 생각일 것이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 당권주자 면면이 드러나면 국민의힘, 국민의당 합당 여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비대위원장으로 대표되는 국민의힘 비주류와 주류 간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며 “당권주자들 윤곽이 드러나면 양 측 간의 승자도, 합당 여부도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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