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의 민주당정부 임기는 정치‧사회‧외교적으로 혼돈의 시기였다. 정치권에서는 집권여당의 입법독주 등이 펼쳐졌고 사회에서는 갈라치기 등이 횡행했으며 외교적으로는 전통적 한미동맹 등에 균열이 일었다. 새 정부 출범을 약 한달 앞두고 윤석열정부는 이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를 ‘새 정부에 바란다’(정치‧사회‧외교분야)로 정하고 문재인정부의 주요 실정을 정리하는 한편 새 정부 정책과 관련된 전문가 등 목소리를 들어봤다.
|
[특별취재팀=오주한 팀장|장혜원·노태하 기자] 윤석열정부가 드디어 5월10일 공식 출범한다. 윤 대통령 당선인은 ‘정권교체’라는 민심의 물결 속에 임기 말에도 40%대에 달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철옹성을 넘어서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정권교체 여론 배경에는 민주당정부의 갖가지 실정(失政)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정치 분야에서 꼽히는 대표적 문제점은 ‘입법폭주’와 ‘내로남불’로 압축된다. 때문에 윤 당선인이 5년간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 정부 구태를 말끔히 씻어내야 하고, 적어도 2024년 4월 총선까지 향후 약 2년간 여소야대 정국을 맞게 될 더불어민주당도 법치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정책에 좋은 통계 만드는 것으로 보답”이라던 통계청장
문재인정부의 내로남불은 임기 초반부터 시작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고위공직자 인선 과정에서 병역면탈‧부동산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 의혹 인사를 배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5대 비리 정황이 포착되거나 사실로 드러났지만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인사만 수십 명에 달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경우 병역기피‧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병역기피‧투기‧세금탈루 등 의혹이 문제시됐지만 정부에 의해 결격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2008년 3월 전역 직후 법무법인 율촌 자문직을 받아 2년9개월 동안 주 2일‧14시간 근무하며 월 3000만원씩 총 9억90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아 논란이 됐다. 박근혜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자진사퇴한 김병관 전 후보자도 고액 자문료 의혹이 불거져 민주당의 집중공세를 견디지 못한 채 낙마한 바 있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은 되레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세계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국민을 훈계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18년 황수경 통계청장 경질 사건도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박근혜정부 독주를 주장했던 민주당정부 경제정책을 두고 부정적 통계가 지속되자 황 청장이 돌연 해임됐다. 후임에는 서울대 시절 마르크스경제학을 전공했으며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 라인으로 알려진 강신욱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임명됐다. 강신욱 청장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장관님들의 정책에 좋은 통계를 만드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해 야권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통계법 2조 2항은 ‘통계는 중립성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학적 방법에 따라 작성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내로남불 논란의 절정은 '조국 사태'였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는 웅동학원‧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부정 의혹 등이 줄줄이 제기됐다. 조 전 장관이 과거 박근혜정부 등의 도덕성을 비판했던 SNS 글이 새삼 회자되면서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각을 세우면서까지 조 전 장관을 철통같이 보호했다.
끝없는 ‘남 탓’도 도마에 올랐다. 심지어 고용절벽 사태를 두고 ‘날씨’ 탓을 하는 주장도 나왔다. 이호승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은 2018년 청와대 SNS 방송에서 5월 고용쇼크를 두고 “5월에 봄비 치고 꽤 많은 비가 계속 내렸고 전국적으로 4일 정도 비가 왔다”고 언급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산업 전반 구조개선에 소홀했다”며 책임을 전임 정부로 돌렸다.
‘5‧18은 폭동’ 한마디에 범법자 된 시민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 폭발적 지지 앞에 국회 의석수 180석 차지라는 압승을 거두고 실시된 민주당 입법폭주도 국민을 지치게 한 요인 중 하나다. 민주당은 협치라는 민주주의 근간을 택하는 대신 압도적 의석수로 각종 쟁점법안들을 처리했다.
대표적 사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대북전단금지법, 5‧18 왜곡처벌법 등이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게 된 공수처는 사실상 대통령의 어용 수사기관이 돼 야당 탄압에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로 공수처는 언론‧야당은 물론 수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일반 국민까지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은 일부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강제적으로 막아 표현의 자유 훼손이라는 비판을 국내외적으로 샀다. 미국 공화당 중진인 크리스 스미스 의원은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공산독재 정부 중 하나로부터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민주정을 촉진하려는 것을 한국 민주당원들은 ICCPR(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명백히 위반하면서 불법화하려 한다”고 성토했을 정도다.
주로 독재국가를 대상으로 한 미 의회 산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TLHRC)는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를 확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 CNN 방송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고 선언하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대북전단이 접경지 주민에게 악영향을 준다면 살포는 제한될 수 있지만 위반자 처벌수위는 수정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5‧18 왜곡처벌법을 두고도 표현의 자유를 막아버린 것 아니냐는 규탄이 잇따랐다. 지난해 12월에는 실제로 “5‧18은 폭동”이라고 주장한 시민들이 해당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돼 파문이 일었다. 5‧18을 ‘왜곡’하거나 폄훼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5‧18에 대한 원색적 비난은 자제돼야 하지만 해당 법이 악용되면 합리적인 의혹 제기마저 위법행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침없는 입법독주를 하던 민주당은 대선을 직전에 둔 지난달 말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둔 듯 돌연 다당제‧개헌 카드를 꺼내 야당을 아연실색케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그렇게 실행하면 되지 않나”라며 진정성에 의문을 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선거와 연동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하라”고 일갈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법폭주는 입법절차를 통한 공정‧정의를 불투명하게 한다”며 “법치 없는 민주주의는 공염불”이라고 역설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대선 정국 내내 정권교체 여론이 지속적 우위를 점하고 그 결과는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나타났다”며 “(윤석열정부 출범) 핵심원인은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내로남불 정치 등”이라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