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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대한민국 탈중국화 전략(上-경제·산업)
“중국에 대한 경계심 푸는 건 ‘국가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차이나 리스크’는 한국경제의 숨은 위협
요소수 대란 등이 보여준 중국發 리스크
국가미래 위한 탈중국 전략 검토 필요해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07 00:07:00
대한민국은 경제, 정치 등 다방면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게 자리하고 있는데다 14억 인구를 앞세운 경제대국이라는 점 등에서다. 중국과의 관계 유지를 통해 대한민국이 경제, 외교적으로 이점을 얻은 건 분명하다. 단 사드보복, 문화공정 등 중국의 상식 밖 행태로 이점만큼의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는 지적도 분분하다. 자연스레 중국의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식 등을 통해 경제, 정치적으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대한민국의 탈중국화 전략’을 선정하고 경제, 외교, 안보 등 주요 분야에서의 대(對) 중국 영향력을 최소화할 방안을 취재·분석해 보도한다.

▲ 한국 무역이 중국 의존도가 높아 국제적 탈중국화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특별취재팀=강주현 팀장|양준규·김기찬 기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비롯한 국내 핵심 수출입 품목이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가운데 그 의존도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내수시장을 강화하는 등 폐쇄적인 경제정책을 펼칠 경우, 한국 산업계 전반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 및 미·중 무역갈등 등도 위협요인으로 지목된다.
 
자연스레 한국 산업계가 점진적으로 ‘탈(脫)중국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핵심 소부장 및 생산 원자재 수입 등과 관련해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국제적인 탈중국 행보에 합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요소수 대란’서 부각된 脫중국 필요성…“中 내수시장 강화도 위협요소”
 
경제계 등에 따르면 한·중 수교는 오는 8월24일 30주년을 맞이한다. 우리 산업계는 과거는 물론 지금 이순간에도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중국과 오랜 기간 경제적으로 교류·협력해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은 노동집약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최종재를 생산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구조다. 
 
지난 1월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무역협회,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통계를 기반으로 조사한 ‘한·미·일 대(對)중국 수입의존도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부품·소재의 중국 수입의존도는 한국이 29.3%로 일본(28.9%), 미국(12.9%)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1~8월 한국의 대중 수입의존도는 24.3%로 미·중 무역전쟁 발생 직전인 2017년(20.5%) 대비 3.8%p 증가했다. 반면 일본은 0.1%p 증가했으나 미국은 4.2%p 감소해 한국과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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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한국이 수입한 품목 1만2586개 중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인 물품은 3941개(31.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국 수입 비율이 80% 이상인 품목은 1850개로 미국(503개), 일본(438개)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수입뿐 아니라 수출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9월 누계 기준 국내 수출의 약 56.1%를 차지하는 10대 주력 수출 제품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합성수지 등 6개 품목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평균 30.8%에 달했다.
 
▲ 중국의 요소수 수출 통제로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국내 대형마트에 요소수 구매를 제한하는 안내판이 게재됐다. ⓒ스카이데일리
 
단 한국의 높은 중국 의존도는 위협요소로도 작용한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발생한 ‘요소수 대란’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요소(암모니아) 수출검사를 의무화한다고 고시하면서 자국 비료 부족을 이유로 요소 수출을 통제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차량 운행에 필수요소인 요소수 공급이 끊겼고, 한바탕 ‘요소수 대란’이라는 홍역을 치른바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경제 패권 전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주요 산업의 자급률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한국 산업계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 수출산업을 내재화하고 자급률을 끌어올리려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자급자족할 수 있는 완전한 산업구조를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자급률이 올라가는 상황이 장기화 된다면 중국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한국 주요 수출 산업들이 경쟁력을 잃게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핵심 부품과 자재의 국산화율을 70%까지 달성함과 동시에 10대 핵심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을 통해 중국 내에서 중간재를 자체 조달하고 자국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계획을 강화시키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경쟁관계…탈중국 전략 전반적 검토 필요한 시점”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가 갈수록 커져가는 상황에서 세계는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공급망 설계에 나선 형국이다. 향후 발생 가능한 위기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 체계 구축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탈중국 행보는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들과 함께 ‘공급망 대책회의’를 열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는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의 전통적 동맹인 한국, 독일, 호주 등 14개국이 참석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소스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공급망은 다각적이어야 한다”고 언급,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7일 발표한 '미국의 2022년 통상정책 방향 및 주요 이슈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집권 2년차 통상정책은 중국 견제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와 노동자·인권·공정·환경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경제동맹 구축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 2020년 5월 18일 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국제무역의 탈중국 행보는 기업들에도 이어졌다.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 정부 규제 리스크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애플은 지난 2020년 2분기부터 무선 이어폰 ‘에어팟’의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300만~400만개 물량을 베트남으로 옮겨 생산하겠다는 것이 애플의 전략인데, 이는 전체 에어팟 생산의 30% 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구글도 같은 해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자 중국 등지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기존의 중국 투자 등을 점차 축소하며 동남아와 인도 시장 등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 쑤저우 LCD 공장과 컴퓨터 제조 공장 등을 폐쇄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중국 닝보 공장을 폐쇄했고, 태국 등지로 생산시설을 옮겼다.
 
경제학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과 한국의 산업구조가 보완적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변화하는 태동기에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다가올 경제적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대중국 전략을 새롭게 검토하고, 점진적으로 중국의 국내 파급력을 줄여 경제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국제적 탈중국 행보에 합류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까지는 중국이 반도체 등 한국 주력 산업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며 “만약 이로부터 중국이 자립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그간 얻어온 이득에 안주하면 향후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국과 우리나라의 경쟁관계를 인식하지 못한 채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푸는 건 ‘국가자살’과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탈중국화는 중국과 적대적인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시장경제의 일원으로서 정상적인 무역정책을 펼 수 있도록 협력하고 불공정무역을 견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중국의 무역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제적인 협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국제 무역질서를 공정화 하는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또한 “대중국 수출 비중은 인도, 베트남 등 다른 시장에서의 수출 증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생산기지 이전, 경쟁력 확보, 탈중국을 위한 국내기업 복귀 등 한국의 미래를 위해 대중국 전략의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기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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