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공동캠페인단’은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 최악의 산재 사망 기업’으로 현대건설이 선정됐음을 공표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의 ‘2021년 중대재해 사고사망자 2명 이상 발생 기업’ 자료를 토대로, 원청과 하청기업 산업재해 사고 통계를 집계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현대건설에선 하청 노동자 6명이 사고로 숨졌다. 사고 유형을 보면, 노동자들은 환기구 작업 도중 지하로 추락하거나 철제빔 설치 작업 중 넘어진 빔에 끼여 숨졌다.
또한 굴착면 하부에서 쓰레기 청소를 하던 중 부석에 맞거나 터 파기 현장에 앉아 있다가 굴착기 버킷에 부딪혀 사망하기도 했다. 천장 콘크리트 커팅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콘크리트 부석에 맞아 숨을 거두거나 작업을 하러 들어간 노동자가 지상 1층 리프트 출입구 내부에서 변사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억울한 사망 사고는 관련 법 시행과는 상관없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공동캠페인단의 기자회견이 있었던 같은 날 국토교통부는 올해 1분기 건설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업체와 관련 하도급업체, 발주청, 지자체 명단을 공개했다. 건설현장 사고 사망자는 총 55명으로 이 가운데 100대 건설업체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만 모두 1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100대 건설업체는 7개이며 관련 하도급 업체는 8개였다.
100대 건설업체 중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은 HDC현대산업개발로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로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총 16개층이 연속 붕괴되는 사고로 6명이 세상을 등졌다. 이어 현대건설 현장 2곳에서 각 1명씩 2명, 요진건설산업 현장에서 2명이 삶을 마감했다. 이 밖에도 △DL이앤씨 △한화건설 △계룡건설산업 △화성산업 등 4개 업체 현장에서 각각 1명씩이 세상을 떠났다.
사망사고와 관련된 하도급업체는 △가현건설산업 △다올 이앤씨 △현대엘리베이터 △화광엘리베이터 △광혁건설 △원앤티에스 △새만금준설 △화성산업 등 8개 업체다.
올해 1분기 발생한 건설현장 사망사고들은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는 물론 다른 사고들도 개인의 부주의보다는 관행대로 진행하던 작업 와중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3개월 사이 50명이 넘는 이들이 갑작스레 삶을 마감해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이다. ‘현장은 원래 위험해’, ‘어쩔 수 없어’라는 인식이 여전한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별다른 개선 의지가 엿보이지 않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최근 한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장은 변화를 싫어하는 곳”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하던 대로 하겠다는 안이한 마인드가 만연해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신기술이 현장에 도입되는 속도가 더딘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법제화보다 인식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고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절감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이니 완벽할 수 없고 지금처럼 안타까운 사고는 언제든 또 재발할 수 있다. 이제는 이해 관계자들이 모두 힘을 합쳐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사고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아울러 국토부가 준비 중인 건설사고 감축을 위한 정책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반드시 찾아내기를 바란다. 1주일후 출범할 새 정부도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사고를 차단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