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가 Sh수협은행을 중심으로 2030년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을 추진한다. 자산운용·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금융사를 사들여 ’Sh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법 개정이 요구되는 사안이라 금융당국·정치권을 설득해야 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수협중앙회는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주사 전환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3년까지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고 증권사·캐피탈사도 사들여, 향후 Sh금융지주(가칭) 체제로 탈바꿈하겠다는 내용이다.
수협중앙회가 금융그룹 전환을 추진하는 배경은, 비은행 부문이 취약하다보니 수협은행 이익에 크게 기대는 사업구조 탓에 다른 금융기업과 경쟁에 뒤처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수익원 다변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어업인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공적자금 상환 부담을 털어낸 점도 지주사 전환 계획에 힘을 실었다. 올 6월 수협중앙회는 예금보험공사와 약 7500억 원의 공적자금을 국채로 갚는 방식의 ‘상환 합의서’를 마련했다.
과거 수협은행은 1997~1998년 외환위기 여진으로 2001년 정부에서 공적자금 1조1581억 원을 지원받았다. 그동안 이를 매년 갚아왔는데, 올 7월 예금보험공사와 합의 하에 국채 매입으로 잔여분 7574억 원을 모두 상환했다.
금융권에서는 Sh금융지주가 NH농협금융지주와 같은 지배구조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961년 설립된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뿌리를 둔 농협금융지주는 2012년 3월 금융지주사로 전환해, 은행·보험·캐피탈·벤처투자(이상 100% 지분 보유) 및 증권·자산운용(50~60%) 등의 금융 자회사를 거느린 농협금융그룹을 완성했다.
금융지주 전환에 필요한 관련법 개정 전망은 아직 ‘시계 제로’ 상태다. 수협중앙회가 금융지주로 전환하려면 ‘수산업협동조합법(수협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업협동조합법’은 제161조에 ‘중앙회는 회원·조합원 이익에 기여하기 위해 신용사업·공제사업 등 금융사업을 분리해 농협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다’고 규정했는데, 이런 내용의 조항이 수협법에도 추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과거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며 특혜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어, 또다시 그러한 제도적 지원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수협중앙회는 2016년 12월 수협은행을 분리해 출범시켰다. 앞서 그해 6월 국회는 ‘수산업협동조합법(수협법)’을 개정해 수협은행 분리와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를 허용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새로운 건전성 규제인 ‘바젤Ⅲ’ 적용을 앞두고 수협은행이 받은 공적자금 1조1581억 원이, 바젤Ⅲ에 따라 부채로 분류되면 BIS 비율이 8% 아래로 떨어져 영업이 중단될 위기였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수협은행에 한해서 바젤Ⅲ 적용을 유예하고, 신경분리를 통해 자본금 확충을 유도했다.
이를 두고 당시에도 수협은행 출범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정부 지원으로 조성하면서 수협중앙회의 자구 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특혜 논란’ 일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협은행은 최근 내부 출신 행장을 선택했다. 수협은행에 따르면 강신숙 신임 수협은행장은 17일 서울 송파구 오금로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정식 취임했다. 강 행장은 수협중앙회 금융사업 부대표를 역임한 내부 인사이며, 그의 임기는 18일부터 2년간이다.
당초 수협은행 행장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금융당국 관료 출신을 선호했다. 외부 출신 인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차 공모를 진행했다. 이런 기조를 주도한 건 금융당국이 추천한 추천위원들이었다. 향후 금융지주 전환 청사진을 완성하려면 당국의 협조가 필요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내부 출신 인사가 낙점된 데에는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금융당국이 임기 종료를 앞둔 금융지주 회장의 후임 선임 절차에 관해 언급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4일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의 선임이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 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사외이사가 특정 직군이나 그룹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사외이사 임기도 과도하게 겹치지 않게 함으로써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독립성 제고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의 발언이) 단순히 도덕성·투명성·공정성 같은 덕목을 강조했다기보다 금융권에 만연한 관료 출신 선호 현상에도 제동을 거는 발언으로 풀이됐다”고 설명했다.
임기 종료를 앞둔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근 문제가 불거진 인물로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꼽힌다.
손 회장은 내년 3월까지가 임기지만 최근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위의 중징계 처분으로 연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BNK금융지주는 김 전 회장이 자녀 특혜 의혹으로 최근 사임해 인선을 앞뒀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올 12월 임기가 끝난다.
한편,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조만간 수협 구성원을 모아 금융지주사 설립 로드맵을 공유할 예정”이라며 “수협법 개정 등 지주사 전환 요건을 갖출 때까지 내부 준비와 국회 설득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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