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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단] ‘날치기·꼼수’ 입법폭주 논란 野 ‘방송법 개정안’ 의결
민주, 방송법도 단독 처리… 국힘 “공영방송 장악법”
민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단독 의결
국힘 “일방적인 날치기 입법” 항의하며 퇴장
“21인 중 친 민주당-언론노조 17명이상 구성”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15 15:00:00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제12차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방송법 개정안 찬반토론을 종료하자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조항이 담긴 공영방송 KBS·MBC·EBS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이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결된 데 대해 ‘날치기 통과’ 논란이 분분하다. 
 
개정안은 관행적으로 여당과 야당이 일정 비율을 추천하는 지난 35년간의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뜯어고치자는 데에 취지를 두고 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해당 개정안 취지는 공감하나 민주노총 산하의 친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공영방송의 지도부를 방송직능단체 추천권 등을 활용해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를 앞세워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법에는 숙의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의를 거친 조정안을 의결 후 30일 이내에 표결하도록 돼 있지만 민주당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2일 당일 하루 만에 통과된 개정안을 전체회의에서 의결했다. 여당의 반발·퇴장 속에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는데, 민주당이 자당 출신 무소속 의원을 활용해 국회 안건조정위까지 무력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민주당 출신 박완주 무소속 의원을 야당 몫의 조정위원으로 지명해, 안건조정위 구성의 ‘여야 3 대 3 동수’ 원칙을 밟았는데, 이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때와 마찬가지였다. 최장 90일의 숙의 기간이 보장돼 있는데도 ‘검수완박법’ 통과법 때와 마찬가지로 편법으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강행 처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도 정권 교체 때마다 공영방송 수뇌부에 대한 새 정부가 지도부를 재구성하면서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신뢰도는 계속해서 추락했으며 이 때문에 공영방송 독립장치를 만드는 국회 논의가 이뤄져왔다. 언론계에 따르면 1987년 방송법 제정 후 공영방송의 이사진은 계속 여야가 추천한 인물들로 구성됐다. 공영방송 이사회는 각 방송사의 최고 의결기관으로 방송사 사장을 임명 추천하는 역할을 해왔다. 
 
KBS는 11명인데 여7·야4, MBC 방송문화진흥회는 총 9명의 이사를 여6·야3, EBS 이사는 총 9명의 이사를 여7·야2의 추천으로 구성해왔다. 여당 몫이 과반이기 때문에, 어느 진영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KBS, MBC, EBS 등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수단으로 변질된다는 비판이 지속됐다. 친(親)정권화를 막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됐다.
‘친민주노총계에 인사 추천 특권’ 비판 방송법 개정안
이 같은 상황에서 개정안은 정치권 추천 몫을 20% 이하로 줄이고 시민사회, 학회, 직능단체 참여를 늘리는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틀을 완벽하게 새로 짜겠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개정안에서는 현행 9명에서 11명 사이인 공영방송 이사회를 21명의 운영회로 확대하고 국회(5명)·시청자위원회(4명)·미디어 관련 학회(6명)와 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각 2명)에서 추천하도록 했다. 이사회를 현행 9∼11명 규모에서 21명씩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공영언론 (KBS·MBC·YTN·연합뉴스) 노동조합 협의체 조합원들이 7월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영언론 4사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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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 이사회 소속인데, 이사 추천 몫은 국회 5명, 방송통신위원장이 추천하는 ‘미디어 관련 학회’ 6명, 방송기자연합회·한국피디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 6명 등이다. 공영방송 사장은 국민 100명으로 구성한 ‘사장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를 운영위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다수제로 선출하게 했다. 
 
이 같은 추천 몫의 확대와 권한 분산에서 대의기관 대신 직능단체 등에서 몫을 가져가는게 맞느냐는 쟁점이 도출됐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정치적 중립을 앞세웠음에도 사실상 친민주당이나 친민주노총 언론노조 인사로 운영위를 채우려는 술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사들을 추천할 방송직능단체, 시청자 기구 등이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장악했거나 이들과 가까운 성향이어서 민주당에 유리한 구조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청자위는 해당 방송사 사장이 당연직으로 들어오는 만큼 중립성 보장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라디오프로에서 “민주당이 과방위에서 통과시킨 방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사장 선임권이 있는 공영방송(KBS MBC EBS) 이사 21명 가운데, 최소 15명 이상이 친민주당 또는 친민주노총 인사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에 배정된 이사 추천 5명 중 민주당이 다수당이니까 3:2가 되고, 방송통신위원장이 6명 추천하는데, 4대2 정도는 추천할 것이고, 시청자위원회의 경우 지금까지 운영이나 사례를 보면 추천할 수 있는 이사 4명 모두 친민주당 또는 친민노총 성향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경우 2명씩 6명을 추천하는데, 이들의 회장, 간부 그동안 발표한 자료를 보면 친민노총 세력들이니, 실제는 21인 중의 17:4 아니면 16:5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야당 때인 2016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에는 이사를 13명으로 늘려 여야가 7대 6으로 추천하고, 사장은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선임하는 내용이었다. 여당의 이사회 독식을 해소하면서도 야당이 반대하는 사람은 사장으로 앉히지 못하는 구조여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자 5년 내내 ‘기계적 중립은 말이 안된다’는 핑계로 입법을 미뤘고, 박근혜정부가 임명한 KBS와 MBC 사장을 교체했다.
이 같은 민주당이 올해 정부가 바뀐 후에 소속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 문재인정부 공공기관장 알박기 인사로 이름을 올린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이로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언론노조 MBC ‘비속어 논란’으로 尹정부 ‘시시각각 대치’
공영방송 좌편향 논란은 올해 9월22일 MBC가 보도한 ‘오늘 이뉴스’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관련 영상’에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정부와 여당이 제기한 민주당과 MBC 간 ‘정언유착’ 의혹까지 번진 해당 논란에서 민주당은 ‘순방 총 책임자’로 박진 외교부장관의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한 소동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이 순방 당시 비공개석상에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 말에 자막을 달아 방송했다. MBC가 보도하며 대통령실은 “미 의회나 바이든을 언급한 게 아니라 한국이 글로벌 펀드에 내기로 약속한 1억 달러를 야당이 날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취지였다”고 반박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이후 대통령실은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했다”며 MBC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MBC는 “최대한 절제해 영상을 올렸고 어떤 해석 없이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반발했다. 다만, 문재인정부에서 ‘문 정권 나팔수’ 비판의 중심에 섰던 MBC는 새정부 들어서 왜곡·편파 방송 논란에 계속해서 휘말려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이 노골적이란 내용이 담긴 MBC의 악의적 보도에 대한 10가지 입장을 열거한 자료를 배포하기까지 했다. 이는 ‘용산 대통령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중단 사태까지 번졌는데, 올해 11월 ‘MBC 전용기 탑승 불허’ 공방의 연장선상에서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결국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이 9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서관 인근에서 열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통과 촉구 집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12일 고대영 전 KBS 사장, 김장겸 전 MBC 사장 등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KBS와 MBC의 사장단 역할을 했으나 언론노조 사장단의 교체와 함께 자리를 내줬던 언론계 거물들이 기존 언론계의 대안 역할을 하겠다고 자신하며 ‘대한민국 언론인총연합회(총연합회‧준비위원장 김현우)’를 발족시켰다.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열린 발족식에는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발족 취지문에서 “편파와 불공정의 늪을 떠나 진실을 추구하는 모든 언론 현업 종사자들의 뜻을 모은 조직을 만들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장겸 전 MBC 사장은 이 자리에서 “5년이 지났는데, 그때 ‘공정방송, 공정방송' 하고 노래를 불렀는데, 잘하고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 전 사장은 “민주노총이나 민주당 방송이 공중파 방송을 공정보도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시청률과 경영상황은 더 좋아졌느냐”며 “우리나라가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공영언론이라는 점에서 통탄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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