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3대 핵심 개혁과제 중 하나로 노동개혁을 꼽았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입법 및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야당이 반발하고 있어 여야가 정부의 노동개혁 전반에 대해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안전운임제 일몰·노조 회계 투명화·노란봉투법·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대한 8시간 추가 연장제 일몰 등 노동계 전반에 대한 현안을 두고 여야 공방 쟁점을 알아본다.
尹, 노조 회계 투명성 강조… 野 “반노동” VS 與 “회계 투명성 확보가 왜 반노동”
윤 대통령은 지난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서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잘못된 제도,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개혁”을 강조하며 최우선 개혁 대상으로 노동개혁을 지목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노동개혁의 핵심으로 떠오른 사안은 특히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확보다. 윤 대통령은 이를 강조하고 나선 와중에 여당도 구체적인 노조 회계 투명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노조 탄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21일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노조 부패도 공직 부패·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될 3대 부패의 하나”라며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노조 회계 투명성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발맞춘 하태경·정우택 의원의 300인 이상 사업자 노조의 회계 투명화법 발의안은 노조에게 회계자료 매년 제출 의무를 부과하고 노조의 회계 감사 자격을 회계사 등 법적으로 자격있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이러한 노조 회계 투명화 방안 추진에 대해 민주당은 ‘노조 탄압’을 외치며 비판에 나섰다. 27일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노동조합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주적 결사체다. 노동조합의 회계에 대한 ‘알 권리’는 조합원의 권한이지, 정권의 ‘노조 때리기’의 수단이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노동자의 친구가 되겠다고 말해 놓고 힘을 앞세워 노동조합의 주머니를 뒤지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노조가 최소한의 투명성이라도 갖춰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성 강조’가 왜 반노동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노동조합 집행부의 조합비 횡령과 전용 사례는 더 이상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거리낌이 없다면 공개를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물운전자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방지하고 교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화물운전자의 필요 최소한의 운임을 결정하고 공표하는 제도인 안전운임제의 일몰 연장 여부도 여야간 쟁점으로 떠올랐다. 안전운임제는 문재인정부 때인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가 이달 31일 폐지될 예정이다.
특히 27일 국민의힘이 올해 말일 일몰을 눈 앞에 둔 안전운임제를 법사위에 상정 하지 않음에 따라 28일 본회의에도 결국 상정되지 못하며 안전운임제 일몰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다.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는 최근 안전운임제의 일몰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총파업에 돌입까지 한 바 있다. 야당은 이와 맥을 같이하며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여당은 안전운임제 연장을 반대하며 보다 근본적인 물류 혁신책을 구상 중에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여당이 당정협의를 통해 약속했던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추진하라고 주장하며 이에 나서지 않는 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27일 민주당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에 돌입해 자신들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괘씸죄’로, 화물노동자들을 끝까지 응징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화물 노동자의 생존과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안전운임제를 감정적인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요구했던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에 대해 단순히 일몰을 연장·폐지할 게 아니라 시범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화물운송시장 구조개혁’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당 정책위 주도로 열린 ‘안전운임제 개선 등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을 단순히 3년 연장하는 게 답은 아니다”라며 “왜곡된 운송시장의 구조를 투명화·정상화하기 위해 안전운임제를 포함한 지입제, 교통안전 근본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은 안전운임제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고 무조건 폐지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화물차주가 일한 만큼 정당한 노동 대가를 받는 건전한 물류시장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지입제의 병폐와 불법 다단계가 만연하고 화물차 교통사고도 지속 발생하는 등 문제를 안전운임제 한가지로만 해결하는 건 굉장히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했다.
노란봉투법, 與·野 의견 엇갈리지만 野도 신중… 野 불만 민노총, 민주당사 점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역시 윤석열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현재 여야 간 논란의 쟁점이 되는 사안 중 하나다. 노란봉투법은 파견 근로자들에게 실질적 사장과 교섭권을 보장하고 노조에게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조법 2조와 3조의 개정안이다.
현재 여당은 이를 불법 파업 조장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당초 노란봉투법 환노위 상정을 막고 있는 여당을 비판하며 이를 환노위에 상정해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노란봉투법의 국회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민주노총이 관련 법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던 민주당의 당사를 점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환노위 관계자는 “소송 자체를 제한하는 법 조항에 대해 우리 당내에서도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숫자로 밀어붙여 그냥 통과시킬 사안이 아니다”라고 내부 사정을 밝혔다.
21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노란봉투법을 두고 공부모임에서 “이것은 ‘안심 파업법’이고 불법 파업 조장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세계사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법, 민노총 방탄법”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야당은 노란봉투법과는 달리 여당이 환노위에 상정해 일몰 유예를 추진하고 있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한시적 주 60시간 근무 허용제(근로기준법)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이다. 해당 법안은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 현행 ‘주52시간제’가 아닌 ‘주 60시간’ 근무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근로기준법(12월31일 일몰예정)이다.
특히 야당은 노란봉투법의 환노위 상정 자체를 막고 있는 것에 반해 여당이 일몰법인 근로기준법에 대해서는 상정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지적하며 이중 잣대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법안과 관련해 내가 필요한것만 다루겠다는 이중잣대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에서는 “말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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