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확산되면서 그 열기가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K푸드의 진원지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맛집 백년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수도권에서 강릉으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수도권에서 강릉으로 가는 길 중간은 어디쯤일까. 바로 강원도 횡성군이다.
횡성하면 무엇이 생각나느냐고 하면 많은 사람이 ‘횡성 한우’를 떠올린다. 수도권에서 강릉은 먼 길인데 중간에 횡성에 들러 맛있는 밥이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취지에서 횡성 한우와 건강한 더덕을 맛볼 수 있는 백년가게를 방문했다. 이번 백년가게는 ‘박현자네더덕밥’이다.
약 30년 지역을 지킨 백년가게… 관광객들에 더덕요리 선보이기도 해
‘박현자네더덕밥’은 1995년 박현자 대표가 창업했으며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받고 2022년 횡성 백년가게 2호점으로 선정됐다. 더덕육회와 더덕장아찌 등 더덕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원도지회 횡성군지부 제18대 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현자 대표는 대중에게 횡성 더덕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횡성더덕축제의 횡성한우축제장에서 요리경연대회를 개최해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으며 직접 더덕요리시연을 통해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박 대표는 어떻게 더덕밥 요리로 식당을 창업하게 되었을까.
“원래 소를 키우는 일을 했어요. 횡성은 한우가 유명하잖아요. 그만큼 소를 키우는 곳이 많은데 저도 그런 일을 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였죠. 그런데 손이 너무 많이 가고 몸도 힘들어서 그 일이 저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식당을 차려 볼까 생각하게 됐고 평소에 더덕 요리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덕밥을 하면 어떨까 싶어 창업 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식당 이름을 짓는 곳들은 그만큼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박 대표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원래 ‘박현자더덕밥’이라고 지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박현자라는 이름이 너무 흔한 이름인 거예요. 그래서 중간에 ‘네’를 넣어서 ‘박현자네더덕밥’이라고 지었어요. 제 이름을 가게 이름에 넣은 만큼 손님들에게 욕을 먹지 않게끔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요리를 할 때도 더 신중하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음식의 맛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제가 한 요리가 별로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손님의 피드백도 잘 들으면서 요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요.”
전국에서 찾는 박현자네더덕밥… 만족스럽다는 말 들을 때 가장 보람 있어
‘박현자네더덕밥’ 인근은 몇몇 민가와 식당을 제외하고 별다른 건물이 없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이곳에는 주로 어떤 손님들이 찾아오는지 박 대표에게 물었다.
“주변에 건물이 많이 없지만 이곳이 횡성군에서 만든 ‘횡성먹거리단지’예요. 여러 식당이 몰려있고 횡성읍내와 원주시가 멀지 않고 영동고속도로 원주IC가 멀지 않아요. 생각보다 위치가 괜찮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편이에요. 저희 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횡성 한우만을 먹기엔 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조금 더 저렴하게 한우를 맛볼 수 있고 괜찮은 밥을 찾는 분들이 주로 오시죠.”
“그렇게 저희 가게에서 밥을 드시고 정말 맛있다고 하고 가시거나 횡성 주민이 타 지역 분을 저희 가게에서 대접하고 그분이 만족해 하셨다는 말을 전해 들으면 정말 기분이 뿌듯하고 보람 있죠.”
박 대표는 횡성에서 난 더덕에 대해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한우도 유명하지만 더덕도 품질이 좋다는 것이었다.
“횡성은 원래 한우보다 더덕으로 더 유명했어요. 횡성은 다른 지역보다 토지가 좋고 해발 고도도 적당해 더덕이 향도 진하고 식감도 고기같이 쫄깃쫄깃해요. 그리고 맛도 아주 좋아서 횡성 더덕이 제일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해요. 제가 더덕 요리에 매력을 느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박 대표의 횡성 더덕에 대한 자랑을 들으니 더덕밥을 먹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윽고 더덕밥 한 상이 차려졌는데 더덕이 들어간 더덕밥과 한우소불고기·더덕구이·더덕순대 등 다양한 더덕요리를 볼 수 있었다.
더덕밥을 한 입 먹어 보니 정말 박 대표의 말처럼 향이 진하고 고기처럼 쫄깃한 식감이었으며 밥은 구수했다. 이어 횡성의 한우소불고기를 먹으니 과연 유명세가 헛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속이 꽉 찬 더덕순대는 쫀득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다.
더덕구이는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었다. 박 대표는 사과·배·블루베리를 통해 단맛을 낸 양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굉장히 까다로운 더덕 관리
박 대표는 더덕을 관리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까다롭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덕이 관리가 안 되면 쉽게 썩어 버려요. 처음에는 관리를 못 해서 정말 손해를 어마어마하게 봤어요. 보통 3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 더덕을 캐고 가을과 겨울에는 저장을 해요. 이때가 정말 중요한데 관리가 부실하면 저장고에서 다 망가져 버려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손해는 수천만 원에 달해요. 그래도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저장이 용이한데 예전에는 땅굴을 파서 저장을 했죠. 그때는 정말 보관이 쉽지 않았어요. 그만큼 더덕 관리가 까다로워요.”
박현자네더덕밥 2대로 이어질까
박 대표는 아들이 ‘박현자네더덕밥’을 잘 물려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어렵게 일군 가게인 만큼 대를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요즘 외식업이 정말 폐업률이 높잖아요. 그만큼 지속하기 어려운 게 식당이라고 봐야 하는데 제가 몇 십 년을 이어 온 가게를 그냥 놓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아들이 지금 가게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데 제가 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박현자네더덕밥’을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어요.”
박 대표는 앞으로 어떻게 식당을 이끌어 나갈 생각일까.
“처음에는 생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나라에서 인정해 준 식당인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손님들이 ‘백년가게’라는 타이틀을 보고 저희 식당에 오셨는데 ‘그냥 타이틀만 달아 줬네’ 라는 말이 돌면 안 되잖아요.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백년가게’라는 타이틀이 식당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 30년 이상 종사하신 분들한테도 주어지는 것이잖아요. 그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들에게도 욕을 보이지 않도록 저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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