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병 택한 의대생 8개월만 2천800여명…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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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의정 갈등 이후 급증세 지속
복무 단축·처우 개선 영향 “공백 불가피”
황희 “정부, 군의관 수급 대책 마련해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13 13:42:53

군의관 대신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이 올해 8월까지 2838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의정(醫政) 갈등 이후 의대생들의 휴학과 수업 거부 사태가 이어지며 ‘조기 입대’ 흐름이 확산된 데다, 병사 처우 개선과 복무기간 단축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의대생 현역병 입영자는 총 28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1363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의대생 현역병 입영자는 2020년 150명, 2021년 214명, 2022년 191명, 2023년 267명 수준이었지만, 2024년 의정 갈등이 시작된 이후 1300명을 돌파하며 급증했다.

황 의원은 “의정 갈등이 남긴 사회적 후유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의료계와 병무 체계 전반의 불균형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입영자 가운데 육군이 1997명(70.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군 754명(26.6%), 해군 62명(2.2%), 해병대 25명(0.9%) 순으로 나타났다.

의대생들은 통상 의사 면허 취득 후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복무하지만, 최근에는 현역병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군의관과 공보의의 복무기간은 군사교육을 포함해 37∼38개월인 반면, 현역병은 육군·해병대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1개월로 절반 수준이다.

최근 병사 월급이 병장 기준 150만 원에 육박하는 등 처우 개선이 빠르게 이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 의대 4학년 학생은 “군의관으로 가면 전문의 과정이 몇 년 늦춰지는데, 차라리 짧게 다녀오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현재 군의관 충원율은 정원 2475명 중 2442명으로 98.7%에 달해 표면상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의대생 현역병 입대가 지속될 경우 향후 2029~2030년에는 군 의료 인력 공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황 의원은 “군의관 인력 감소는 국군병원뿐 아니라 전방·격오지 지역의 응급·상시 의료체계까지 위협할 것”이라며 “정부가 단기 처방이 아닌 중장기 수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의정 갈등이 남긴 후유증을 정확히 진단하고, 군의관 수급 및 현장 의료 지원 부족 문제에 대한 실질적이고 선제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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