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깨우는 방법이 계엄 말고 또 있었습니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는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희생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 송진호 변호사가 도로공사 이사로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비상임이사 관련 규정과 적정성을 법무팀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수수방관했다.
도로공사는 내부 규정에 비상임이사에 대한 징계와 제재 절차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핑계일 뿐이다. 규정이 없더라도 송 이사가 도로공사 명예를 실추했다면 감사하는 게 상식이다. 국회 지적을 받은 도로공사는 법률 검토를 의뢰했다. 대형 로펌이 감사 절차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도로공사는 송 이사의 정치적 언행을 모른척했다. 송 이사 임기는 10월에 끝난다. 도로공사 핑계는 삼척동자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정파적인 제 식구 감싸기가 문제다. 함진규 전 사장은 대선 예비캠프에서 윤석열 후보 수도권대책본부장을 지냈다. 함 사장이 윤석열 법률대리인 송 이사에 대한 제제나 감사를 꺼렸을 수 있다. 사장이 정파적인 이해로 제식구를 감쌌다고 하더라도 도로공사 감사와 임원은 국회 지적을 받아들여 최소한 감사라도 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함 사장 임기가 끝난 올해 2월까지 내란옹호마저 모르쇠로 일관했다.
12⋅3 계엄은 헌정질서를 파괴한 내란이었다. 공기관 이사가 내란을 옹호해서야 되겠는가. 헌정질서 파괴를 계몽이라고 우기는 상황은 참담하다. 송 이사는 “부정선거의 주범은 사법부”란 글까지 올렸고, 이재명 대통령을 잡범이라 부르며 중국과 암살을 언급했다. 규정이 없다는 궤변으로 직무 유기를 감출 수 없다. 사장 눈치만 보면 만사가 해결되는 공기관의 썩어빠진 내부통제를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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