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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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재계의 화두는 단연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재계와 노동계는 물론 심지어 일반 국민들 까지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찬반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대한민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이유는 얼마 전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의 발언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 4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현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연간 7%대로 올렸고, 올해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근로자 임금이 올라 소비가 촉진돼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후에도 최 부총리는 각종 회의 및 행사에 참석해 최저임금 인상을 옹호하는 발언과 함께 빠른 시일 내로 이를 추진할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대다수의 여론은 최 부총리의 주장에 동조했다. 특히 정치권과 노동계에서는 그 정도가 남달랐다. 그러나 경제계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경기침체가 이어져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임금 인상은 자칫 기업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요구했다.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에 드러내놓고 불만과 반대를 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사건이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을 적극 추진하려는 최 부총리와 이를 반대하는 경제계의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최 부총리와 경제5단체장들은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장관-경제5단체장 오찬 회동을 갖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당초 예상대로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거론했고, 경제5단체장은 이를 반대하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날 회동 직후 대한상공회의소 수장 자격으로 참석한 박용만 회장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저 시급 인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펼친 박 회장이 재계의 대표 격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보인 일련의 행보가 박 회장의 발언과 맞물리면서 비난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비난여론에 휩싸인 박용만-박서원 부자(父子)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업계와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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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젊은 층과의 SNS 소통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최저시급(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나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여론의 눈총을 사고 있다. 최저시급 자체가 청년층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사안인 만큼, 이를 정면으로 반대한다는 것 자체가 청년들의 입장을 외면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이야기들이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은 두산그룹 ⓒ스카이데일리
“젊음과 격의 없는 트위터 소통 재벌 회장님인데”…최저임금 반대에 비난 여론 확산
최근 두산그룹과 대한상공회의소의 수장인 박용만 회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저시급(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재계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게 오히려 여론의 공분을 사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보인 일련의 행보가 박 회장의 발언과 맞물리면서 비난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재계 및 두산그룹,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경제장관-경제5단체장 오찬 회동’이 열렸다. 당시 회동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정수준의 임금인상과 협력업체에 대한 적정 대가 지급 등 우리 경제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정부 노력만으로는 경제살리기에 한계가 있다”며 “경제계가 적극 협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최저시급 인상과 관련, 입장을 달리하던 재계에 최 부총리가 직접 나서 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기에 사실상 경제운용 국정방향(초이노믹스)에 대해 경제사령탑으로 압박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최 부총리는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소비가 활성화 돼야 한다”며 최저시급 인상을 주장했으나 재계는 “우리 기업들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며 팽팽히 맞섰다.
▲ 박용만(사진 왼쪽 ⓒ스카이데일리) 회장이 최저시급 인상과 관련해 재계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것이 오히려 여론의 공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 처럼 톡톡 튀는 행보를 보여 온 아들 박서원(사진 오른쪽, 뉴시스) 오리콤 부사장이 보인 일련의 행보가 박 회장의 발언과 맞물리면서 비난 여론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최 부총리의 최저시급 인상의 협력 요청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재계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 심화와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금 상승은 곧 가격 경쟁력 하락과 맞물린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 수장 자격으로 회동에 참석한 박용만 회장의 발언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임금이 증가해 소비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은 충분히 동의한다”면서 “다만 최저임금 문제는 경제구조, 소득구조 등을 감안해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있어야 한다. 임금은 하방경직성이 커서 한번 올리면 다시 내리기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들의 산업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실적인 부작용을 없애는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뉘앙스를 달리하긴 했지만 사실상 최저시급 인상을 반대하는 재계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한 것과 다름없다는 게 당시 주변의 평가였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최저시급 인상을 찬성하는 이들의 비난 여론이 고스란히 박 회장을 향한 것이다. 더욱이 박 회장의 최저시급 인상 반대 발언은 최근 ‘열정페이’ 등으로 인해 이슈가 되고 있는 청년 노동 문제와 맞물려 상당한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일부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노동력 착취나 최저시급 인상 반대나 다를 게 없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취업준비생인 김 모씨는 “박용만 회장은 평소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젊은 세대와의 격의없는 소통을 중요시 하는 태도를 보여 왔고, 이런 태도는 두산그룹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했다”며 “그러나 최근 박 회장이 보인 태도는 청년들을 대하는 그의 인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들고 있다. 과연 그의 허심탄회한 SNS 트윗들은 말뿐이었나”고 의문을 표했다.
박용만 회장 아들 “최저임금 시급 보다 훨씬 비싼 수입 비누 사용하는데” 비아냥
▲ 박서원 부사장은 자신의 SNS에 값 비싼 수입 비누를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사무실에 비치한다는 글을 올려 여론의 구설에 올랐다. 사진은 오리콤 본사가 들어선 논현동 두산건설 본사 ⓒ스카이데일리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보인 행보는 대중들의 ‘비아냥성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부사장이 값 비싼 수입 비누를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사무실에 비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5600원대에 불과한 최저 시급의 인상을 반대하는 이른바 ‘트위터 박 회장’이 정작 아들은 최저 시급을 훌쩍 넘는 값 비싼 수입 비누를 화장실에 비치하도록 하고 있다는 대중들의 실망 어린 눈총이 그것이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이는 큰 사안이 아니기는 하지만 재벌의 이기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쉽게 넘길 수도 없다”는 등의 뒷말들이 나오게 했다.
실제로 박 부사장의 개인 SNS에는 “오리콤 화장실 비누 L 모 제품으로 전격 교체!! 회사에 향이 솔솔~ 좋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 박서원 부사장이 값 비싼 수입 비누를 오리콤 화장실에 비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 일각에서는 “박 부사장이 청년을 앞세워 ‘사람이 미래다’라는 카피의 광고를 만들고 아버지 박용만 회장은 이를 광고했다”는 사실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 일각에서는 “이는 박 회장 부자(父子)가 청년들의 한 시간 노동을 오리콤 화장실에 비치된 비누값 만도 못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게 한 배경이 되고 있다. [사진=박서원 부사장 SNS 화면 캡쳐]
확인 결과, 오리콤 화장실에 비치했다는 비누는 식물성 원료만 사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영국 브랜드 제품이었다. 해당 제품은 최저 7000원에서 비싼 가격은 120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이는 국내 브랜드의 평균 2배 이상에 달하는 동시에, 최저 시급인 5580원(세전) 보다도 비싼 금액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리콤은 작년 9월 기준 남자 133명, 여자 146명 등 총 27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논란이 된 부분은 또 있다. 박 부사장은 같은 브랜드의 값 비싼 면도 크림 사용 글을 함께 게재해 논란을 키웠다. 그는 자신의 SNS에 “8년간 머리를 매일 면도하면서 써 본 수많은 면도 크림 중 밀착감과 부드러움이 단연 최고”라는 글과 함께 면도 크림 사진을 게재했다. 확인 결과, 해당 면도 크림은 동일 용량의 국내 제품에 비해 약 2~3배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청년들을 위해 최저시급을 올려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했는데, 정작 그의 아들은 최저시급보다 비싼 수입 비누를 화장실에 비치하고 있다”면서 “결국 ‘이는 평소 박 회장이 청년들의 한 시간 노동을 오리콤 화장실에 비치된 비누 만도 못하다고 인식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난여론을 일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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