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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삼성, 세계최대 반도체 공장 기공

이재용 시대 그룹 사운 건 ‘반도체 제2라운드 전쟁’

시장 창조 못하면 거대한 역풍…메모리 초격차 1위 발판 비메모리 1위 도전

김도현기자(d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5-05-08 1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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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형들과 10살 안팎의 나이차이가 나 당초 후계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예측이 우세했었다. 그는 10살 터울의 형들과 어려서부터 서먹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생 때는 선친인 이병철 회장의 의도로 일본 유학길에 올랐으나 일본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이건희 회장은 방에서 사색하고 몰입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특히 전자제품에 대한 강한 애착을 품게 됐다. 흥미가 있는 기계는 몇 번이고 뜯어보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 회장의 첫 직장은 갓 개국한 동양방송이었다. 하지만 그는 돌연 사재를 털어 반도체회사를 인수한다. 그룹의 투자가 아닌 개인 사재를 털어 반도체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훗날 그는 당시 그의 행적을 두고 “식재료·경공업 중심의 삼성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첨단산업을 모색하게 됐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력이 부족한 당시 우리나라에서 반도체로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일로 여겨졌다. 이 회장은 만족할만한 품질을 갖추기 위해 임직원들과 함께 고된 구슬땀을 흘렸고, 일본 반도체 기술자를 섭외해 임직원 대상 과외를 실시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건희의 반도체 회사는 컬러TV용 반도체를 생산해 냈고, 이에 이병철 회장은 크게 놀랐다. 이어 삼성그룹은 반도체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그런 삼성의 후계자는 이건희의 몫이었다. 당시 재계와 그룹 안팎에서 ‘미쳤다’는 이야기까지 자자할 때 이 회장은 과감하게 그룹의 사운까지 걸고 반도체 깃발을 들어 올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깃발은 일본 기업들의 기세에 눌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을 기적처럼 성공시키기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1992년 D램분야 세계 1위에 올랐고 이듬해 메모리분야 1위를 차지하며 오늘날까지 정상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전체 시장에서 현재 2위를 기록 중이다. 비메리 분야 인텔의 아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의 와병소식에 삼성전자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이재용 부회장은 세계최대 반도체 공장 투자를 감행하며 글로벌 1위는 물론 삼성전자 40년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거보를 내딛었다. 스카이데일리가 평택에 세워질 초대형 삼성 반도체단지의 기공소식과 함께 오늘날 삼성반도체의 위상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진단해 봤다.

 ▲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건설을 위해 15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최종 완공되면 축구장 400개 넓이의 반도체 라인이 들어서게 될 예정이다. 삼성은 이를 바탕으로 현재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세계 1위를 고수 중인 인텔을 넘고 정상에 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 고덕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7년 상반기 첫 생산을 목표로 15조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2017년 상반기 완공될 첫 라인의 면적은 74만㎡(약 22만평)다.
 
삼성이 구상하는 반도체단지의 전체 사업장 규모는 약 289만㎡(약 88만평)다. 이는 축구장 400개 크기인데, 완공된다면 세계 최대의 반도체 단지가 된다. 이를 위해 지난 7일 첫 삽을 뜬 삼성은 향후 반도체 세계시장 1위 인텔을 넘어 세계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이 같은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을 두고 시장예측과 수요 측면에서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삼성의 주 고객인 애플과 퀄컴의 주문량이 감소하고 중국계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이 향후 성공적인 수요창출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15조6000억 투입 ‘삼성 반도체단지’…생산유발 41조·고용창출 15만명
 
지난 7일 경기도 평택 고덕 산업단지에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이 열렸다. 이날 기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 공재광 평택시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 등 600명이 참석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날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평택 반도체단지가 평택·국가·삼성 모두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기대가 크다”고 이 부회장에게 말했으며 이에 이 부회장은 “열심히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 IHS Technology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미래를 심다’란 기공식의 슬로건답게 이번 반도체단지의 첫 삽은 삼성전자의 미래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반도체 단일라인 투자사상 최대금액인 15조6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단지를 건설하고 이를 통해 인텔을 넘어서 반도체시장점유율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복안이다.
 
삼성 평택 반도체단지가 완공될 경우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가 된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단지 중국 시안공장(139만㎡, 약 42만평)의 두 배 이상의 규모다. 시안공장에 투입된 70억달러(약 7조5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인 15조6000억원은 인프라 및 공장건설에 5조6000억원, 반도체 설비투자에 1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완공까지 추가 금액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투자로 예측되는 생산유발효과는 총 41조원이다. 고용창출은 건설 과정에서 8만 여명 가동 과정에서 7만 여명 등 총 15만 여명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기흥·화성·평택에 이르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도전할 것이다”며 “최고 반도체회사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 자료: 관세청 ⓒ스카이데일리

세계 2위 삼성, 평택 발판 삼아 인텔 넘고 1위 넘보나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시장 점유율은 10.7%로 2위다. 1위는 인텔(14.1%)이 고수하는 가운데 퀄컴(5.4%), SK하이닉스(4.5%), 마이크론(4.5%) 등이 3~5위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메모리 분야에서 20년 넘게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전체 반도체시장에서 2위에 그치고 있는 삼성이 평택 반도체단지의 가동이 시작되면 인텔을 넘을 수 있다는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이다.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은 환영사 등을 통해 “15조6000억원을 넘는 투자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기술 불모지에서 시작한 삼성의 반도체사업이 미래창조경제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추가 투자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1위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또 이날 슬로건이 지칭한 미래가 반도체 시장 1위로 보는 이유가 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부재임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이 돋보이는 투자다”고 평가하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삼성의 반도체가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오늘날 삼성그룹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반도체였다”며 “반도체를 바탕으로 성장한 삼성이 또 다시 반도체를 바탕으로 또 다시 도약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평택공장의 준공으로 삼성전자의 IT밸트가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경기도 수원을 기점으로 기흥·화성·평택 그리고 충청남도 아산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공장단지를 두고 IT밸트라는 표현이 나온 것이다.
 
대한민국 수출 효자 반도체…공장 증설 수요 있으나 ‘과잉공급’ 우려 목소리
 
삼성의 반도체단지 계획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연 공급이 원활하겠냐는 것이다.
 
IHS 테크놀로지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383조원 규모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18년 42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하지만 IHS의 시나리오대로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성장한다 하더라도 모두 삼성의 몫이 될 수 없고 또 향후 침체를 겪을 가능성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 국내 10대 수출품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2013년 국내 10대 수출품목 비중은 전체 수출액의 58.6%를 차지했으며, 이 중 가장 높은 수출액을 기록한것이 바로 반도체다.
 
 ▲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에서 내빈들이 발파식을 거행했다. 기공식을 시작으로 삼성의 ‘반도체 글로벌 1위’ 과녁을 향한 화살이 활시위를 떠났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미국 업체들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진(상)은 발파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원유철 국회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유의동 국회의원과 평택 반도체단지가 들어설 부지 [사진=뉴시스]

한 경제학 교수는 “삼성의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용창출효과도 이루고 지역 경제에도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 “다만 공장만 크다고 해서 다가 아니라 그 공장에서 생산한 반도체가 적절하게 잘 팔려야 지역경제부터 고용안정까지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이 현재 1·2위를 다투며 앞서가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반도체 순위가 잘 바뀌지 않는 까닭은 그만큼 수요층이 견고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애플·퀄컴 등의 주문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삼성이 과연 과잉공급의 늪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우리나라와 미국업체들이 양분하는 모양새다. 메모리 반도체에 있어 초격차 1위를 고수 중인 삼성과 2위 SK하이닉스가 전체 시장의 67.8%를 차지하며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의 강자는 미국이다. 이 분야에서 미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월등히 앞서고 있으며 중국계 업체들의 약진도 상당해 삼성의 이번 공장증설을 두고 우려가 쏟아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평택단지를 통해 종합반도체 1위의 아성을 도전하기 위해 넘어서야 할 것이 바로 미국의 비메모리 반도체업체들이다”며 “이들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세계 1위도 힘들뿐더러 자칫 평택 단지가 수십조원짜리 골칫덩이로 전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술이 전무한 상태서 여기까지 올라온 삼성이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저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향후 충분한 세계시장 예측과 수요창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없다면 향후 평택 반도체단지의 미래가 핑크빛이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삼성은 이재용 시대를 열면서 사실상 반도체 제2라운드 전쟁을 시작한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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