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은 캣맘으로 잘 알려진 권오주(53)씨는 처음에는 길고양이에 관련한 지식이 전무했다. 권씨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등 여러 곳에서 정보를 찾아 ‘고양이 공부’를 했다. 주민들과의 갈등을 줄여나가기 위해 더 공부를 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고양이들 걱정에 마음 놓고 여행도 못 갈 정도에요. 지난 2012년에 기르던 개와 산책을 하다가 새끼 고양이를 만났어요. 안쓰러운 마음에 지니고 있던 개 간식을 줬어요. 그랬더니 다음날도 계속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거예요. 산책을 따라오기도 하구요. 일반적인 길고양이라면 사람을 피했을 텐데 말이죠”
권오주(53)씨는 지난 2012년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 새끼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캣맘(Cat Mom, 고양이 엄마)이 됐다. 지금은 캣맘으로 잘 알려진 그녀지만 그녀 역시 처음에는 길고양이에 관련한 지식이 전무했다. 권씨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등 여러 곳에서 정보를 찾아 ‘고양이 공부’를 했다.
“원래 저는 꼬리 달린 짐승은 다 무서워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딸아이가 산 속에서 데려온 개 한 마리를 하루만 돌보자고 했던 게 계기가 돼 동물과의 교감을 시작했죠. 개를 처음 집에 들였을 때 인터넷이나 관련서적을 통해서 많은 공부를 했어요. 고양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시 만난 아기 고양이는 또 다른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 하나둘 개체수가 늘어가자 덜컥 겁이 났다. 작은 인연으로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 권씨는 현재는 총 15마리의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다.
▲ 권오주씨는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 새끼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캣맘(Cat Mom, 고양이 엄마)이 됐다. 작은 인연으로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 권씨는 현재는 총 15마리의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다. 사진은 어미 길 고양이가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나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는데 ‘개체수가 많아지면 감당을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정부에서 지원하는 TNR사업(Trap:포획, Neuter:중성화수술, Return:방사)을 알게 돼 개체수를 유지하면서 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죠”
피할 수 없는 주민과의 갈등…고양이 공부 등 거듭 노력으로 인식 바꿔
권 씨가 TNR사업 등 캣맘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고양이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었다. 주민 간의 갈등도 피할 수 없었다.
“길고양이에 밥을 주던 중이었는데, 어떤 분이 ‘왜 쓸데없는 짓을 하냐’며 화를 내더라구요. 고양이들이 자꾸 꼬이니 밥을 주지 말라고 하셨죠. 그분을 설득하기엔 고양이에 대한 저의 지식이 부족했죠. 주민들과의 갈등을 줄여나가기 위해 더 공부를 했죠. 싫어하시는 분들과 마찰을 줄이기 위해 밥을 주는 시간대를 조정하기도 했어요”
직접 나가서 길고양이를 보기 전까지는 가족조차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가면서까지 꼭 해야만 하는 일이냐며 질책했죠. 그런데 매일 같은 곳으로 하루 한 끼 먹으려고 찾아오는 고양이들을 뿌리칠 수 없었어요. 사실 길고양이에게 밥만 잘 주면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뜯을 일도 없고, 병에 걸릴 일도 없죠”


▲ 권오주씨는 총 15마리의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다. 이외에 길고양이를 구조해 24시 동물병원에서 치료하거나 정부에서 진행하는 TNR사업 활동을 하기도 한다. 사진은 그녀가 돌보는 고양이와 구조, TNR사업 활동모습. 포획해 천으로 덮어두는 이유는 낯선 환경에서 고양이가 느끼는 극도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방법이다.[사진=권오주]
그녀는 매일 두 시간씩 길고양이를 만나 먹이를 주고, 몸 상태를 살핀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고양이는 그저 더럽고 불쌍한 기피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을뿐더러 페스트, 유행성 출혈열, 쯔쯔가무시 등 전염병을 퍼트리는 쥐의 천적으로 이로운 점이 많다.
또 고양이의 분변만으로도 쥐의 활동을 막을 수 있다. 권 씨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설득했다. 나아가 TNR사업에 나서는 성남시와 고양이 관련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와 협력해 길고양이 관련 협조문을 제작했고, 주민들도 그녀의 말에 동조하며 이해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바뀌는 일이 있을까싶었는데, 노력하니까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 하더라구요. 단면만 보고 작은 생명체를 기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쉬웠어요. 내가 얻은 지식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이 활동의 첫 번째 목표였죠”
활동을 하면서 그녀는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했고, 사람에 상처를 받아 동물에 집착한다는 사람들의 말과 시선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녀는 사람에 대한 어떠한 상처도 없다. 단지 작은 생명체에 대한 관심이 남들보다 더 있었을 뿐이다.
“길고양이를 도심 속 생태계의 일원으로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먼저 해(害)하지 않는다면 절대 공격적이지 않아요. 그래도 고양이가 싫다면 그냥 지나쳐 주셨으면 해요. 간혹 고양이의 존재 자체를 싫어해 공격하는 경우도 있어 마음이 아플 뿐이죠”
그녀는 공원 관리자 등 주변 사람들에 양해를 구하며, 더 나서서 주변 청소를 하고 다닌다. 비가 오면 상자를 만들어서라도 바른 먹거리를 먹게 고양이를 배려한다. 작은 메모를 남겨 사람들의 양해를 구한다. 이제 권씨 주변 동네에서는 모두들 길고양이의 기피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줄어들었다.

▲ 권씨는 비가 오면 상자를 만들어서라도 바른 먹거리를 먹게 고양이를 배려한다. 권씨의 꿈은 잘 갖춰진 ‘고양이 급식소’를 만드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권씨는 이러한 자신의 작은 손길과 이웃들의 애정이 더해져 먼 미래에 국민 전체가 고양이와 더불어 살아가길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주변에 저와 같은 ‘캣맘’들이 이웃동네에도 있어요. 꼬마 캣맘도 있죠. 서로 문제에 대해 논의도 하구요. 주변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입양도 해주시고, 가끔 돈을 쥐어주기도 하세요. 처음에 돈은 받지 않으려 했지만, 정말 좋은 일에 쓰고 활용내역을 그 분들에게 보내드려요. 그분들도 어떤 일에 쓰이는지 보시고 더 뿌듯해 하시더라구요”
권씨의 이런 활동으로 주민들은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도 무언가에 도움이 된다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그녀는 금전적인 부담이 되지 않은 선에서 길고양이의 생명을 돌보고 있다. 그녀는 기회만 된다면 잘 갖춰진 ‘고양이 급식소’를 만들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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