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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규 부장(취재3팀장)
한국이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성큼 다가섰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는 662만4000명으로 전체인구의 13.1%를 차지했다.
UN은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중에 따라 사회를 분류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7%~14% 미만이면 고령화사회, 14%~20%미만이면 고령사회, 20%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은 2030년 고령인구가 24.3% 이상 될 것으로 예상돼 고령사회가 된 후 10여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급격한 고령화를 맞이할 준비가 전혀 돼있지 않다. 빠른 고령화 현상 속에서 한국 사회는 아노미 현상에 직면해 있다. 급격한 고령화 현상으로 인하여 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확립되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다.
유교 문화권에 속한 한국은 장성한 자녀들이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점점 부모를 부양하는 자녀들이 줄어들고 있다. 같이 살고 싶은 부모와 따로 살려는 자녀들 사이에서 많은 갈등이 야기됐다. 이런 갈등 속에서 많은 노인들이 우울증을 겪었다.
한국의 가장 큰 노인 문제는 경제적 문제다. 자녀가 생활비를 지원하는 경우나 본인이 은퇴 준비를 확실히 한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상당수의 노인 가구는 은퇴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은퇴를 하고 있다.
결국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은퇴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재취업을 하고 있다. 문제는 노년층을 위한 일자리가 부족하고, 일자리의 질도 낮다는 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은 OECD 주요국 중에서 매년 노인 빈곤율이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얻고 있다.
전통적 가치관의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는 한국의 노인들은 불행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만명당 노인자살자수는 2000년 43.2명에서 2010년 80.3명으로 10년 동안 거의 두 배 증가했다. OECD 국가 가운데 노인자살률은 노인빈곤율과 함께 수년째 1위를 기록중이다.
UN의 산하 단체인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은 지난 10월 1일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2015년 세계노인복지지표’를 발표했다. 한국은 조사 대상 96개 국가 중 60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96개국 중 경제규모는 13위, 소득수준은 31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60위라는 순위는 지나치게 낮은 것이다.
한국이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한 평생 나라와 가족을 위해 일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은퇴 후 행복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라와 가족을 위해서 일을 하겠는가.
노인 복지의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 문제는 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노인 복지가 경제 규모 수준인 13위까지, 하다못해 소득 순위 정도인 세계 31위 수준까지 올라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매월 20만원씩 주는 기초연금이 노인 복지의 다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사회 안전망을 재정비해 ‘노인을 위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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