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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코드=1인칭 기자가 뛴다]-<5>스타필드 스포츠몬스터
짜릿한 비명, 공포·환상·스릴에 흠뻑 빠져보았다
실내서 즐기는 극한 스포츠들…쭈뼛한 긴장·박진감 ‘진짜같은 VR경기도’
손현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0-03 00:03:49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심차게 선보인 ‘스타필드’ 내 위치한 스포츠몬스터. 실내외에 마련된 다양한 스포츠공간에서 무려 서른 가지에 이르는 종목을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30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이곳에 있게 될 줄 전혀 상상조차 못했다. 바닥은 발아래 6.5m 아래 있었고 눈앞으로는 허공에 매달린 15개의 통나무가 줄로 매달려 있었다.
 
“흔들지 말아요. 살려줘요” 소리가 절로 나왔다. 포기할 순 없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코스였다. 두려움에 줄을 움켜 쥐어봤지만 오히려 두려움은 배가됐다. 이미 손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금방이라도 놓칠 것만 같았다.
 
쇼핑테마파크 내 이색스포츠 체험 공간…“아찔하게 또 새롭게” 색다른 즐거움
 
기자가 방문한 곳은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내 스포츠몬스터다. 쇼핑테마파크를 지향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이란 평가를 받는 이곳의 스포츠 공간은 여느 몰들의 헬스클럽과 확연히 달랐다.
 
이곳을 처음 본 것은 개장일 무렵이었다. 1회 입장료 2만3000원. 재미삼아 한 번 해보기에는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었지만 ‘클라이밍’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 클라이밍을 즐기는 기자 입장에서 이끌림이 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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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뒤 다시 이곳을 찾았다. 그리고 지금 허공에 올라 있다. 입장료를 치르고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능이 내장된 팔찌를 찰때도 이런 순간을 상상하지 못했다. 어드벤처 존(Adventure Zone)을 상냥히 추천해 준 직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었다. 5명이나 붙어 쇠고리가 딸린 와이어장비를 걸쳐 줄 때 의심하며 손사래를 쳤어야 했다.
 
시범을 보여줬던 직원의 날쌘 움직임에 순간 ‘쉬운가보다’ 싶어 발걸음 한 스스로를 탓하게 됐다. 표정하나 안 바뀌고 이곳을 훌쩍 넘었던 직원의 담력이 부러울 뿐이었다. 흔들리는 나무판자 위를 더 후들거리는 다리로 하나씩 겨우 건널 때마다 한숨은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 6단계로 이뤄진 장애물코스의 첫 번째 모습이다. 허공 6.5m 높이의 이곳을 직원이 거침없이 넘으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겨우 건넌 뒤 후들 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킬 새도 없이 다음 코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허공의 암벽이다. TV에서 봤을 법한, 휴가 나온 친구들한테서나 들어봤을 법한 거대 암벽 앞에서 기자는 포기를 외쳤다. 10번도 넘게 외쳤지만 혼자만의 외침일 뿐이었다.
 
이끌어주겠다는 직원은 어느새 기자와 자신을 와이어로 연결했고 결국 대롱대롱 매달려서 다음 코스까지 이동해야 했다. 다른 체험을 하던 손님들도 웃음거리인냥 구경하는 시선이 사뭇 느껴지기도 했지만 상관없었다.
 
마지막 8m 수직 점프는 차라리 쉬웠다. 정신도 못 차린 채 허둥지둥 한 기자의 귀엣 가에 누군가 ‘뛰세요’라 외쳤고 어느새 바닥이었다. 움츠렸던 온 몸 근육에 안도감이 스몄다. ‘누가 돈 주고 하래도 안 하겠다’는 푸념 섞인 혼잣말에 미소를 머금은 직원들이 “매일하는 저희도 무서워요”라 했다.
 
80평 트램펄린 폴짝폴짝…메탈슬라이드 타고 내려왔더니 멀미나는 VR롤러코스터
 
유년시절 ‘방방이’라 불렀던 트램펄린도 이곳에선 그 규모가 남달랐다. 약 264㎡(80평) 규모의 스프링 매트 위에서 힘껏 뛰어 올랐다. 직원의 시범대로 무릎을 굽히고 도약하는 자세를 취하자 거뜬히 3m는 뛰어 올랐다.
 
어드벤처 존에서 나오면서 ‘메탈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왔다. 워터파크에나 있을 법한 날렵한 미끄럼틀. 놀이터의 향수를 느끼는 듯 했으나 이곳은 익스트림 스포츠센터였다. 생각보다 길었던 5초간의 짜릿함은 비명으로 대신했다.
 
아직까지 두 다리는 진정이 안됐으나 뭔가 모를 뿌듯함에 걸음걸이는 당당했다. 홀로 군대 훈련을 마치고 나온듯한 당당한 스텝이었다. 내려와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이카로스(Icaros)였다.
  
 ▲ 다른 방문객들 역시 쇼핑공간 안에 조성된 색다른 스포츠 공간에 대해 마음에 들어하는 분위기였다. 최대환(남·33) 씨는 “실내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 놀랍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트램펄린, 실내 클라이밍, 메탈슬라이드 등 ⓒ스카이데일리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한 채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는 이카로스를 체험하기 위해 안내 직원의 설명대로 요상한 기구 위에 엎드렸다. 과했던 비행으로 추락했던 그 이름에 걸맞게 VR롤러코스터는 과했다. 때때로 아찔한 화면을 선사했지만 스릴 대신 멀미를 부를 뿐이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재미 속에서 전신근육에 효과적인 운동이 가능하다는 설명. 이곳 디지털 존(Digital Zone)은 대개가 이런 식이다. 가상공간을 체험하며 근력을 기르는 방식이다.
 
이번엔 축구가 관심 갔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서 접하기 가장 힘든 종목 중 하나가 축구다. 가상의 골키퍼와 기자의 1:1 진검승부 승부차기. 태어나서 처음 차보는 승부차기다. 공을 보고 상대를 보고, 또 다시 공을 보고 상대를 보고난 뒤 오른쪽 골문 구석을 노려봤다.
 
대여섯 걸음 뒤에서 힘차게 뛰어가 공 옆에 왼발을 디뎠다. 교과서적인 디딤발을 축 삼아 오른발을 힘차게 뻗어 공을 찼다. 계획대로라면 골문 구석에 꽂혀야 할 공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열 번을 차도 땅 위로 뜰 생각을 안했던 축구공이 불쌍해서 였을까. 보다 못한 직원이 문을 벌컥 열고 다가왔다. “땅을 파는 기분으로 발 옆면을 사용해서 한 번 차보라” 다시 제자리에 공을 옮겨 놨다. 마찬가지로 자세를 잡고 공을 차봤다. 떴다. 비록 원했던 방향은 아니었지만. 그리고 화면 가득 ‘골(Goal)’이란 글자가 연달아 나왔다.
 
 ▲ 디지털 존(DIgital Zone)에 있는 장치들은 VR 및 다양한 센서를 통해 작동되는 원리였다. 육상·태권도·핸드볼·야구·축구 등 다양한 VR스포츠 종목들이 자리했으며 모든 게임은 1인용이다. 사진은 태권도(위)와 축구를 할 때 화면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스크린 상대와 대련할 수 있는 ‘VR태권도’ 체험도 가능하다. 꽤 단단한 샌드백에 얼얼할 정도로 주먹과 발길질을 일삼았다. 또 언제 이렇게 누군가를 때려볼 수 있을까 싶어 연신 타격했다. 때때로 날 힘들게 했던 선배 몇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기어코 스크린 속 상대는 내 주먹에 쓰러졌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으며 ‘쿨’하게 상대를 뒤로한 채 바깥으로 빠져 나왔다.
 
이 밖에도 실내 클라이밍을 비롯해 VR 핸드볼·야구·사이클·육상 등을 차례로 겪어봤다. 짜릿함은 ‘허공의 외나무다리’가, 단순 재미로는 ‘축구’가 제일이었다. 워낙 앞 차례에서 힘을 빼 자신 있던 클라이밍을 할 때는 최고점을 채 못 찍고 팔에 힘이 풀려 내려와야만 했다.
 
체육시설로 분류되는 탓에 마이크 없이 생목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는 노래방에서 한 곡을 뽑아 봤다. 어느덧 두 시간이 훌쩍 넘겨 있었다. 혼자 방문한 탓에 이용해보지는 못했으나 단체종목 코트도 옥상에 마련돼 있었다.
 
시간은 허락됐으나 몸이 허락하지 않았다. 천근만근 몸을 이끌고 출입구를 나오는데 꿈속에서 헤어 나오는 기분이었다. 이색 쇼핑몰의 이색 스포츠 공간. 현실에서 보기 힘든 ‘신세계’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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